19세기 말 서양인이 앞다퉈 구매한 그림...K컬처 원조 ‘기산 풍속화’ 104점 공개

국립민속박물관 14일까지 전시...당시의 생활상 고스란히 담겨

민병무 기자 승인 2021.02.12 09:51 | 최종 수정 2021.02.19 17:42 의견 0
국립민속박물관은 기산 김준근의 풍속화 원본 104점을 14일까지 공개한다. 사진은 독일 MARKK 소장하고 있는 기산의 풍속화 '농부 밥 먹고'.


[클래식비즈 민병무 기자] K컬처의 원조인 ‘기산의 풍속화’가 설 연휴기간에 찾아온다. 국립민속박물관은 기산 풍속화 원본 104점을 기획전시실1에서 14일까지 공개한다.

기산(箕山) 김준근(金俊根)은 생애와 이력이 남아 있지 않지만, 19세기 말 부산·원산 등의 개항장에서 풍속화를 그려 주로 서양인들에게 판매했다.

이번 특별전에는 120여년 만에 MARKK(옛 함부르크민족학박물관)에서 건너온 기산 풍속화 71점과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28점, 숭실대학교 박물관 소장 5점 등을 선보인다. 기산 풍속화는 보존을 위해 계속해서 원본을 전시할 수 없는데, 이번 설을 맞아 다시 원본을 공개했다.

설 연휴 기간 소개되는 풍속화 원본 중에는 음력 정월에 여성들이 널을 뛰었던 ‘널뒤고’ ‘널ᄯᅱ는모양’, 정월 대보름에 놀았던 줄다리기를 하는 모양을 그린 ‘쥴쌈ᄒᆞ는 모양’, 아이들이 제기를 가지고 노는 모습을 그린 ‘뎍이차는모양’ 같이 정월 즈음의 놀이와 연관된 풍속화가 전시돼 눈길을 끈다.

기산의 풍속화는 한국은 물론 독일·프랑스·영국·덴마크·네덜란드·오스트리아·러시아·미국·캐나다·일본 등 전 세계 20여 곳의 박물관에 1500여 점이 남아 있으며 당시 조선을 방문한 서양인들의 각종 여행기에 삽화로 사용되면서, 조선의 풍속을 세계에 널리 알린 화가가 됐다.

또한 그는 1895년 우리나라 최초로 번역된 서양 문학작품인 ‘텬로력뎡(天路歷程)’의 삽화가로도 활약했다.

한편 가품을 전시하는 ‘기산 풍속화에서 민속을 찾다’ 특별전은 지난해 5월20일에 개막해 다음달 1일까지 기획전시실1에서 열린다.

국립민속박물관은 “풍속의 블랙박스인 기산 풍속화 원본을 통해 생활상에 담긴 삶의 변화를 찾아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min66@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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