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보고 못들어도 무용공연 즐긴다...사운드플렉스 ‘배리어프리 영상’ 제작

지난해 공연 ‘피스트’ 음성해설·자막·수어통역 붙인 영상 선보여

박정옥 기자 승인 2022.01.17 15:05 의견 0
사운드플렉스스튜디오는 국내 최초로 시각·청각 장애인들도 무용공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리어프리 영상을 제작했다. Ⓒ사운드플렉스스튜디오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사운드플렉스스튜디오는 국내 최초로 시각·청각 장애인들도 무용공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리어프리(Barrier-Free) 영상을 제작했다.

사운드플렉스는 2021년 사회적경제기업 사업개발비 지원사업으로 ‘제4회 배리어프리콘텐츠 영상 공모전’을 진행해 현대무용 공연인 ‘피스트(PISTE)’를 선정했다. ‘피스트’는 펜싱 시합장을 뜻하는 단어 ‘피스트’에서 착안, 끝없는 공격과 방어가 계속되는 삶을 은유한 작품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청각장애인도 관람할 수 있도록 안무 의도가 담긴 내레이션을 추가로 삽입해 수어자막버전으로도 제작했다.

배리어프리란 장애인이나 노약자뿐만 아니라 모두가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으로, 방송·영화에 이어 공연계에서도 배리어프리가 점점 커지는 추세다. 공연 중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과 수어통역을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사운드플렉스스튜디오는 국내 최초로 시각·청각 장애인들도 무용공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리어프리 영상을 제작했다. Ⓒ사운드플렉스스튜디오


모든컴퍼니의 ‘피스트’는 지난해 8월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상연된 작품으로, 국내에서 민간 예술단체 단독으로 제작하는 무용공연 중 공공극장과 협업으로 음성해설을 시도한 첫 사례작이었으며, 사운드플렉스가 음성해설 제작 및 터치투어를 맡아 진행했다.

‘피스트’를 배리어프리버전으로 영상화하는 데에 있어 사운드플렉스 강내영 대표가 화면해설대본을 집필했으며, 이경구 안무가가 내레이션을 맡았다. 수어자막버전의 대본과 내레이션은 김모든 안무가가 직접 했으며, 추호성 수어통역사가 함께 했다. 사운드플렉스에서 제작하는 모든 작품에는 설립 취지인 ‘장애인 당사자주의’에 입각해 대본 작성, 모니터링, 수어촬영 및 편집(손말미디어) 등 제작 전반에 걸쳐서 다수의 장애인이 참여하고 있다.

사운드플렉스는 화면해설(음성해설)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예비사회적기업이며, 화면해설과 수어자막이 들어간 배리어프리콘텐츠를 기획 제작하고 있다. 현재는 공연 및 공연영상의 배리어프리버전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공연 배리어프리버전 제작을 시도한 것은 2018년 창작뮤지컬 ‘비상2’부터며, 민간 예술단체와 공공기관에서 의뢰한 공연 및 공연영상을 배리어프리버전으로 제작했다.

한편 강내영 대표는 저시력인 화면해설작가로, 케이블방송 및 배리어프리 영화, 글로벌기업 N사 스트리밍 프로그램 등 지난 10여년간 200여 작품, 총 2000여 편의 화면해설대본을 집필하고 제작에 참여했다.

무용음성해설은 2020년에 탈춤극 ‘오셀로와 이아고’를 배리어프리버전으로 제작한 경험을 토대로 무용음성해설가 워크숍 강의를 맡은 것이 계기가 돼 2021년에 전문무용수지원센터의 요청으로 심화과정을 진행해 워크숍 참가자들과 함께 ‘2021한마음무용인축제’ 갈라쇼의 터치투어와 음성해설을 제작한 바 있다.

‘피스트’ 공연영상의 배리어프리버전은 설 연휴를 맞아 1월 31일 낮 12시부터 사운드플렉스스튜디오 유튜브 채널 및 시각장애인정보방송 사운드플렉스TV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사운드플렉스는 앞으로도 화면해설의 대중화 및 배리어프리버전 서비스 제공이 지속 가능해지도록 힘쓸 계획이다.

/park72@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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