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포토] 현대적 연출로 재탄생한 60년전의 ‘왕자, 호동’

박정옥 기자 승인 2022.03.16 21:12 의견 0
12일 공연된 국립오페라단의 '왕자 호동'에서 테너 김중일(호동왕자 역)과 베이스 박준혁(장초장군 역)이 연기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
12일 국립오페라단이 '왕자 호동'을 공연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
12일 국립오페라단의 '왕자 호동'을 공연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올해 창단 60주년을 맞은 국립오페라단이 창단 원년인 1962년 명동 국립극장에서 초연한 장일남의 오페라 ‘왕자 호동’을 손질해 새롭게 선보였다.

지난 11일과 12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서 60년 만에 다시 공연했다. 초창기 한국오페라의 대본과 음악이 어떤 형태였는가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공연이었다. 특히 가곡 ‘비목’ ‘기다리는 마음’ 등으로 유명한 작곡가 장일남의 첫 오페라를 감상한 소중한 기회였다.

그동안 이 작품의 재연을 가로막은 걸림돌은 악보가 제대로 정리·보존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작곡가 전예은은 이번 공연의 편곡과 음악 자문을 맡아 지휘자 여자경과 함께 음악의 틀을 재구성했다.

12일 공연된 국립오페라단의 '왕자 호동'에서 테너 김중일(호동왕자 역)과 소프라노 김순영(낙랑공주 역)이 연기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
12일 공연된 국립오페라단의 '왕자 호동'에서 테너 김중일(호동왕자 역)과 소프라노 김순영(낙랑공주 역)이 연기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
12일 공연된 국립오페라단의 '왕자 호동'에서 테너 김중일(호동왕자 역)이 노래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
12일 공연된 국립오페라단의 '왕자 호동'에서 소프라노 김순영(낙랑공주 역)이 노래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
12일 공연된 국립오페라단의 '왕자 호동'에서 테너 정의근(낙랑의 왕 역)과 베이스 박준혁(장초장군 역)이 연기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
12일 국립오페라단의 '왕자 호동'을 공연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
12일 공연된 국립오페라단의 '왕자 호동'에서 테너 김중일(호동왕자 역)과 소프라노 김순영(낙랑공주 역)이 연기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


원래는 없던 서곡을 장일남의 음악을 토대로 작곡했고, 이야기꾼의 내레이션과 출연진의 연기로 관객이 1막 이전의 상황을 이해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12분에 달하는 긴 프롤로그가 새로 제작됐다.

극적인 요소를 강조하기 위해 음악의 순서를 바꾸기도 했다. 3막 직전에는 고수와 함께 남녀 소리꾼이 등장해 판소리 가창으로 극 전체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강렬한 장면을 펼쳐 보였다. 해금의 역할도 두드러졌다.

초연 후 재공연이 불가능해 보였던 작품은 이런 노력으로 재탄생했다. 국립오페라단 ‘브람스...’ 공연의 연출을 맡았던 연출가 한승원, ‘유쾌한 미망인’을 비롯해 국립오페라단과 여러 차례 작업해온 무대 및 의상 디자이너 코너 머피도 이 시대 관객이 즐길 만한 오페라로 거듭나게 하는 데 힘을 보탰다.

여자경이 이끈 클림오케스트라는 작곡가 장일남의 극적인 오케스트레이션을 긴장감 있게 살려냈다. 호동왕자 역은 테너 이승묵·김동원이 최고의 성악 역량을 발휘하며 분노·격정·슬픔이뒤범벅된 감정을 탁월하게 표현했다. 낙랑공주 역은 소프라노 박현주·김순영이 맡아 호소력 넘치는 음색으로 음악의 가곡적인 요소와 드라마틱한 면을 적절하게 조화시켰다.

그리고 낙랑의 왕 역은 테너 김남두·정의근, 장초장군 역은 바리톤 박정민·베이스 박준혁, 무고수 역은 베이스 이준석, 샛별 역은 메조소프라노 양송미가 연기했다. 국악인 김미진과 서의철이 해설자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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