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6명 솔리스트로 협연...‘라온제나 오케스트라’ 베토벤 교향곡 전곡연주 도전

9월6일 제11회 정기연주회...심포니 1번~9번까지 장기 프로젝트 진행

박정옥 기자 승인 2022.08.26 14:10 의견 0
발달장애인 연주자 21명으로 구성된 라온제나 오케스트라는 오는 9월 6일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제11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라온제나 오케스트라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우리도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솔리스트다!” 발달장애인들로 구성된 ‘라온제나 오케스트라’의 멤버 6명이 당당하게 솔리스트로 나선다. 강승빈(첼로), 백종민(첼로), 박혜림(플루트), 정은우(바이올린), 김지윤(더블베이스), 이지웅(비올라)은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프로페셔널급 연주 실력을 뽐낸다. 또한 라온제나 오케스트라는 올해부터 베토벤 교향곡에 도전해 1번부터 9번까지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발달장애인 연주자 21명으로 이루어진 라온제나 오케스트라는 오는 9월 6일(화) 오후 7시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제11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장애인문화예술 지원사업으로 이루어졌다.

그동안 라온제나 정기연주회는 단원들의 반주에 맞춰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연주자를 솔리스트로 초대해 협주곡 무대를 꾸며왔다. 그러다가 지난해 인천시 후원으로 라온제나 단원들의 협연(라온제나 협주곡의 밤)을 선보임으로써 발달장애인 연주자의 솔리스트로서의 성장에 큰 희망을 보았다.

그래서 올해 제11회 정기연주회를 발달장애인 솔리스트의 협연 무대를 꾸미기로 했다. 사실 라온제나 오케스트라의 희망은 모든 단원들이 솔리스트로서 무대에 오르는 것. 그 꿈을 향한 장애인 예술가들의 힘찬 발걸음이 펼쳐진다.

발달장애인 연주자 21명으로 구성된 라온제나 오케스트라는 오는 9월 6일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에서 제11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라온제나 오케스트라 제공


이번 공연에서는 서곡으로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을 연주한 뒤 모두 6명의 발달장애인 협연 연주가가 무대에 선다.

첼리스트 강승빈과 백종민은 비발디의 ‘투첼로 협주곡’ 전 악장을, 플루티스트 박혜림은 모차르트의 ‘협주곡 사장조’를, 바이올리니스 정은우는 모차르트의 ‘협주곡 가장조’를 협연한다. 더블베이시스트 김지윤은 쿠세비츠키의 협주곡을, 그리고 비올리스트 이지웅은 훔멜의 판타지를 들려준다.

이와 함께 빅 프로젝트도 이어진다. 라온제나는 이번 공연을 스타트로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에 도전한다. 장기적 플랜으로 계획하고 있으며, 올해는 심포니 1번을 시작으로 매년 하나의 심포니를 완성해 9번 ‘합창교향곡’까지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장애인에 대해 어둡고 부정적인 시각을 많이 가지고 있다. 관객들은 ‘장애인들이 하면 얼마나 하겠어’, 일부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장애인이 이 정도면 됐지’, 장애인 스스로도 ‘장애인이니까 봐 주겠지’라고 생각한다.

라온제나 오케스트라가 지금까지 10회 이상 정기연주회를 개최해 오면서 매회 공연 후 장애인이 이 정도 할 줄 몰랐다며 감동하는 사람들이 꼭 있다. 이건 라온제나가 그렇게 썩 뛰어난 연주를 해서라기보다는 관객들이 갖고 있던 장애인에 대한 저평가가 깨지는 소리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애인 오케스트라가 교향곡을 무대에 올린다고 하면 ‘악보를 쉽게 편곡해서 하겠지’라고 생각한다. 역시 장애인의 실력에 대한 자연스러운 저평가 반응이다.

하지만 라온제나 오케스트라는 일반 비장애 오케스트라에서 쓰는 오리지널 클래식 악보를 그대로 쓴다. 물론 곡의 난이도는 바로크나 고전주의 시대 곡처럼 소편성의 비교적 용이한 곡으로 한다. 라온제나는 올해부터 베토벤 음악에 도전한다. 베토벤의 교향곡을 무대에 올리고 싶어 한 지휘자 강병준의 의지로 진행하게 됐다.

라온제나 오케스트라 박해숙 대표는 “이러한 시도들은 ‘발달장애인이 그게 가능할까’라는 새로운 과제를 계속 만들고 성취해 나가는 과정이다”라며 “결국 발달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깰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원들도 매년 큰 무대를 스스로 땀흘려 준비하고 완수하면서 크나큰 성취감과 자신감, 그리고 자존감의 향상을 경험하고 있다”며 “이게 바로 누구나 느끼게 되는 예술적 만족감이다”고 설명했다. 입장권은 당일 안내데스크에서 배부하며 전석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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