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치나’ ‘리날도’ 등 헨델 4개 오페라속 사랑의 이상향 탐구

‘어텀 바로크-비바 헨델’ 10월29일 예술의전당 공연
김제니·장정권·김태일 등 바로크 스페셜리스트 출연
배우들도 등장해 연극적 요소 가미 스토리텔링 강화

박정옥 기자 승인 2022.10.23 09:59 의견 0
‘비바 헨델-아르카디아의 사랑’이 오는 10월 29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관객을 만난다. ⓒ메이지프로덕션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헨델은 많은 오페라를 남겼다. 50개에 육박하는데, 그중 ‘소사르메’(1732) ‘알치나’(1735) ‘리날도’(1711) ‘줄리오 체사레’(1724)에는 아르카디아를 꿈꾸는 인간들의 다양한 감정을 담았다.

‘아르카디아(Arcadia)’는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반도에 있는 한 지역의 이름이다. 거대한 산으로 들러싸인 이 곳은 지금도 양들의 방목지로 유명하다. 대자연의 풍요로움 때문에 ‘이상향’ ‘유토피아’와 동의어로 사용된다. 동양에 무릉도원이 있다면 서양에는 아르카디아가 있는 셈이다.

헨델의 오페라 네 작품에 흐르는 대표 아리아를 통해 진정 우리가 원하는 사랑의 낙원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는 특별한 음악회가 열린다. ‘비바 헨델-아르카디아의 사랑’이 오는 10월 29일(토) 오후 2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관객을 만난다. 메이지 프로덕션의 시그니처 시리즈인 ‘어텀 바로크 2022’의 일환으로 준비했다.

‘비바 헨델-아르카디아의 사랑’이 오는 10월 29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관객을 만난다. ⓒ메이지프로덕션 제공


3명의 바로크 오페라 스페셜리스트가 출연한다. 소프라노 김제니, 카운터테너 장정권, 바리톤 김태일이 ‘소사르메’ ‘알치나’ ‘리날도’ ‘줄리오 체사레’에 나오는 독창곡과 중창곡을 들려준다.

헨델의 오페라는 200년 넘게 찬밥신세였다. ‘메시아’ 등의 오라토리오가 워낙 유명해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가 원전악기 연주 열풍이 바로크 기악에서 바로크 오페라로 옮겨 붙으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고색창연한 아름다움 때문에 드라마와 영화의 단골손님이 됐다. ‘펜트하우스’에서 로나의 청아예술제곡 참가곡으로 ‘알치나’ 중 ‘Tornami a vagheggiar(돌아서 나를 바라보세요)’가 쓰여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파리넬리’에는 ‘리날도’에 나오는 ‘Lachia ch’io pianga(나를 울게 내버려두오)’가 흐르는데, 카스트라토의 비극적인 삶과 오버랩되면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소프라노 김제니는 이번 ‘비바 헨델’에서 이 두곡을 모두 부른다. 그의 노래를 통해 오페라 속 주인공들이 꿈꾸는 사랑의 낙원을 향한 처절한 유혹과 몸부림을 느낄 수 있다.

‘비바 헨델-아르카디아의 사랑’이 오는 10월 29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관객을 만난다. ⓒ메이지프로덕션 제공


이번 공연은 그냥 연주만하는 음악회가 아니다. 음악감독 조성연, 악장 김서진, 연출 김태영, 배우 김세미·박승현이 힘을 합쳐 새로운 형식을 선보인다. 성악가들도 배우들과 함께 연기자로 변신해 ‘연극적 요소’를 강화했다. 바로크 앙상블 ‘아니마코르디’는 출연자들과 호흡을 맞춰 헨델 음악의 진수를 전달한다.

조성연 음악감독은 “바로크 오페라지만 내용을 현대식으로 각색해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라며 “하지만 바로크 원전악기를 사용하고, 연주 또한 바로크 연주법을 그대로 재현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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