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의 쇼나 조각과 최갑연 작가의 만남...눈길 끄는 콜라보 ‘물의 정령 연’

9월8일까지 공갤러리카페서 전시회
​​​​​​​인간·자연의 조화 담아내 뭉클 감동

박정옥 기자 승인 2024.08.14 16:36 의견 0
짐바브웨의 쇼나 조각과 최갑연 작가가 협업한 이색 콜라보 전시 ‘물의 정령 연’이 다음달 8일까지 고양시 공갤러리 카페에서 열리고 있다. ⓒ공갤러리카페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쇼나 조각’은 현대미술의 거장 피카소와 마티스 등의 작품세계에 큰 영향을 끼친 대표적인 제3세계 미술이다. 현대조각의 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이 독특한 쇼나 조각이 최갑연 작가의 회화 작품과 협업해 이색적인 전시로 탄생했다. 다음달 8일까지 고양시 공갤러리 카페에서 열리고 있는 ‘물의 정령 연’이다.

쇼나(Shona)는 짐바브웨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부족의 이름이다. 이들은 조각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 쇼나 조각은 최대한 원석을 훼손하지 않는다. 스케치나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 순수한 그대로의 자연적 형태를 오로지 정과 망치, 샌드페이퍼만을 이용해 작품을 완성한다. 이런 이유로 쇼나 조각에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 인간 내면의 아름다운 감성 등이 잘 녹아 있다.

‘물의 정령 연’ 전시는 원생대의 지각이 그대로 남아있는 짐바브웨에서 만난 쇼나 조각 작품에 매료된 서봉희 관장(레오파드 락 갤러리)과 자연과 인간, 그리고 인간이 만들어 내는 인공적인 기술들이 만들어 갈 미래를 상상하는 지점에서 광물에 관심을 가지게 된 최갑연 작가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짐바브웨의 쇼나 조각과 최갑연 작가가 협업한 이색 콜라보 전시 ‘물의 정령 연’이 다음달 8일까지 고양시 공갤러리 카페에서 열리고 있다. ⓒ공갤러리카페 제공


짐바브웨는 원시지구의 꿈틀거리는 용틀임 속에서 형성된 과거의 모습을 지각을 통해 볼 수 있는 곳으로, 그때 형성된 지질구조가 그대로 남아있다. 수없이 반복된 지질의 형성 과정은 초기 시절 광물이 그대로 퇴적되고 또다시 퇴적됨을 반복하는 속에서 인간은 절대 만들 수 없는 아름다운 지형을 만들었고, 사람들은 그 속에서 삶의 노래를 만들어 왔다.

짐바브웨에는 잠베지 강을 휘돌아 달려온 세계 3대 폭포인 빅토리아 폭포가 있다. 낙차가 108m다. 세계에서 가장 긴 폭포에서 떨어지는 굉음과 물보라의 장엄한 풍경을 실제로 보면 숙연해진다. 원주민들은 이를 ‘천둥치는 연기’라고 부른다. 그래서인지 쇼나 조각에는 유독 물과 관련된 작품이 많다.

파도와 물거품을 표현한 추상과 더불어 최초의 생물인 물고기, 바다의 물거품에서 탄생한 미의 여신 비너스, 파도를 다스리고 샘물을 솟아나게 하는 바다의 지배자 포세이돈, 마도로스를 유혹하는 사이렌, 물위에 비친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해 물속으로 뛰어 들어 죽음을 택한 미소년 나르시스 등 서구의 전설과 신화에 나오는 신과 정령들을 아프리카 특유의 여유와 위트로 카리스마 넘치게 표현했다.

또한 이번 전시에는 쇼나 작품과 함께 최갑연 작가의 작품이 함께 전시돼 회화와 조각의 콜라보를 보여준다. ‘시간이 부르는 노래’라는 테마로 그린 최 작가의 그림을 통해 돌과 물과 바람이 전하는 별빛의 이야기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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