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최고의 오르가니스트 이베타 압칼나가 오는 4월 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국내 첫 리사이틀을 연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현역 최고의 오르가니스트 이베타 압칼나가 오는 4월 2일(수) 오후 7시 30분 롯데콘서트홀에서 국내 첫 리사이틀을 연다. 롯데콘서트홀이 준비한 ‘2025년 오르간 시리즈’의 첫 번째 주인공으로 무대에 서는 그는 소리로 만들어 내는 공간의 미학을 선보인다.

라트비아 출신의 이베타 압칼나(1976년생)는 세계 음악계를 선도하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2007년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이끄는 베를린필하모닉과 연주하며 데뷔한 이후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 LA필하모닉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연주했다. 2017년부터 독일을 대표하는 함부르크 엘프 필하모니홀의 상주 오르가니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2005년에는 오르가니스트로서는 최초로 ‘올해의 악기 연주자’ 부문에서 에코 클래식 상을 수상했으며, 2018년에는 라트비아 건국 100주년을 기념하는 최고의 영예인 라트비아 삼관훈장을 받았다. 또한 아시아 최대 규모인 대만 가오슝 웨이우잉 국립예술센터의 오르간, 노이브란덴부르크 콘체르트키르헤의 오르간 등 최근 새롭게 건축되는 오르간 초연에 초청받고 있다.

지금까지 총 15장의 앨범을 발매했으며, 2023년 대만 국제 오르간 음악 페스티벌 ‘ORGANisimi’를 창설해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는 등 음악적 영역을 더욱 넓히며 다방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베타는 바흐, 프랑크 같은 전통적인 오르간 레퍼토리뿐 아니라 현대 작곡가들의 오르간 작품을 세계 초연하며 오르간 음악의 경계를 확장하고 있다. 이번 공연 역시 바흐부터 라트비아 출신의 현대 작곡가 페테리스 바스크스까지 이어지는 폭넓은 프로그램을 연주한다.

현역 최고의 오르가니스트 이베타 압칼나가 오는 4월 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국내 첫 리사이틀을 연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레이디 멕베스’로 잘 알려진 쇼스타코비치의 오페라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 중 파사칼리아로 시작해, 바흐의 ‘음악의 헌정’ 중 6성부 리체르카레 BWV1079, 바흐 오르간 곡 중 최고의 명작이라 일컬어지는 파사칼리아 c단조 BWV582·샤콘느 BWV1004를 통해 오르간 음악의 근간을 보여준다.

이뿐만 아니라 구바이둘리나 특유의 영적 깊이가 돋보이는 ‘빛과 어둠’, 야나체크의 ‘글라고리트 미사’ 후주곡을 통해 오르간 음악의 매력인 종교적 색채를 더하며, 바스크스의 부드럽고 은은한 심상이 돋보이는 ‘순백의 전경’ 등 평소 실연으로 듣기 어려운 현대 오르간 음악까지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선사한다.

특히 그는 현대 음악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연주자다. 2015년 J.S. 바흐와 미니멀리즘의 거장 필립 글래스의 작품을 한데 묶은 앨범을 발매해 큰 주목을 받았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는 단순히 과거를 연주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를 거울처럼 반영하며, 우리만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연주해야 합니다”라고 밝히며 현대 음악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철학에 입각해 그는 파스칼 뒤사팽, 페테르 외트뵈시 등 현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세계 초연하며 적극적으로 새로운 음악을 탐구한다. 엘프 필하모니 상주 음악가가 된 이후에는 정기적으로 동시대 작곡가들과 협업, 새로운 오르간 작품을 위촉하며 음악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현역 최고의 오르가니스트 이베타 압칼나가 오는 4월 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국내 첫 리사이틀을 연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오르간은 교회에 숨겨져 있었지만 교회는 문을 닫았어요. 우리는 교회에 자유롭게 갈 수 없었죠. 저는 녹음된 소리를 들었어요. 오르간이 존재하지만 저 멀리, 아주 높은 곳에 있어서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이베타 압칼나)

이베타는 라트비아가 소련에 속해 있을 때 태어났다. 처음엔 피아노를 공부했지만 어머니의 방대한 LP 컬렉션을 통해 처음으로 오르간 소리를 접했다. 15세가 되었을 때 라트비아는 독립했다. 그는 이 순간을 ‘노래 혁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라트비아 독립 후 모든 교회의 문이 다시 열렸다. 그가 재학 중인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의 유명 음악 아카데미에 오르간 학과가 신설되면서, 이베타는 독립한 라트비아에서 처음으로 오르간을 배운 뜻 깊은 계기를 맞았다.

이처럼 어려운 여건에서 오르간을 운명처럼 만난 그이기에 오르간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 깊고 숭고하다. 새로운 시대의 오르간 음악을 창조하는 것이 오르가니스트의 사명이라고 늘 강조한다.

‘노래 혁명’이 라트비아의 교회 문을 이베타에게 열어 오르간의 세계로 안내해준 것처럼, 이베타는 첫 내한공연을 통해 한국 관객들에게 더욱 다채로운 오르간 음악의 세계를 열어줄 것이다.

이베타 압칼나의 오르간 리사이틀 티켓 가격은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이다. 이베타 압칼나 오르간 리사이틀은 롯데콘서트홀 공연 이후 부천아트센터에서 4월 5일(토) 오후 5시 한차례 더 만날 수 있다.

/kim67@classicbiz.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