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아 먹고 싶다, 삼겹살’ 이렇게 생각하면서 포즈 한번 잡아보세요

김도형 작가 ‘나는 마인드 포토그래퍼’ 출간
아름답고 행복한 얼굴 촬영 노하우 등 담아

민은기 기자 승인 2022.01.03 17:01 | 최종 수정 2022.01.03 17:43 의견 0
김도형 작가가 포토에세이 ‘나는 마인드 포토그래퍼’를 출간했다. Ⓒ리음북스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함께 온 아들은 한눈에 보기에도 ‘나는 무당이요.’라고 말하는 듯 강한 눈빛을 쏘아대고 있었다. 아들이 들어오자마자 나도 모르게 “무당이신가 봐요?”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저도 가끔 무당집에 가서 점을 본 적이 있는데 그때 뵈었던 분들과 분위기가 비슷한 거 같아서요.(웃음)”> --본문 76쪽 중

<나는 내 온 감각을 집중하며 스님에게 감정 이입을 시작했다. “스님, 이제부터 제 말을 따라 상상해 주세요. 가사를 끌어안으시고, 아, 먹고 싶은 삼겹살이다. 스파게티다, 짜장면이다, 너무 좋다, 즐겁다, 행복하다 하시면서 몸에 끌어당기시면서 좋아라, 좋아~ 해보세요.” 그러자 너무도 쉽게 협조해 주시는데 느낌이 정말 좋았다. 촬영할 때면 늘 중요하게 여기는 중요한 키워드가 있는데 ‘호흡하고, 조율하고, 흐름을 타라.’ 이 세 가지 언어다.> --본문 106쪽 중

마음을 인화해 대화로 상처를 ‘보정(保正)’하는 마인드 포토그래퍼 김도형 작가의 포토에세이가 출간됐다. 책 제목은 ‘나는 마인드 포토그래퍼’(리음북스·1만8000원). 셔터 속 그의 눈을 통해 비로소 환한 세상을 발견한 숱한 에피소드들을 하나의 책으로 엮었다. 연주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사진작가 김도형의 에세이집을 여는 순간, 그에게서 직접 사진을 찍지 않아도 마음은 벌써 평안을 찾게 된다.

김 작가는 인물사진을 촬영하러 오는 고객을 맞을 때 다짜고짜 사진을 촬영하지 않는다. 그는 단순히 외모를 아름답게 꾸미는데 집중하지 않는다.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마음속 상처나 불안, 우울 등 쉽게 꺼내기 어려운 응어리 등이 존재하는데 이런 마음의 찌꺼기를 제거한 뒤라야 비로소 가장 평안한, 그리고 행복한 얼굴을 갖는 법이다.

김 작가는 고객들의 아름다운 얼굴을 방해하는 이런 요소들을 먼저 캐치하고 깨끗하게 정화시켜주는 능력을 갖고 있는 ‘마인드 포토그래퍼’임에 분명하다.

그가 상대하는 고객들은 비구니, 사춘기 청소년, 박수무당, 혀 짧은 학생, 절망에 빠진 사람, 26년 만에 만난 엄마와 아들, 여류 영화감독 등 햇빛이 아니라 그늘진 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김 작가는 이들에게 자신을 영혼을 내비침으로써 함께 밝은 길을 걷도록 유도하는 독특한 심리치유법을 갖고 있다.

김 작가로부터 직접 사진을 찍지 못하더라고 이 글을 통해 간접적인 치유의 경험을 하리라 믿는다. 사진작가는 물론 연주자들도 읽으면 저절로 힐링의 마법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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