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비올리스트 전현수와 스승 전혜성이 싱가포르에서 듀엣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뷰티플마인드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선생님과 함께 싱가포르에 와서 연주하다니, 꿈만 같아요!”

발달장애 비올리스트 전현수(20)가 스승과 함께 싱가포르에서 ‘사제케미’를 뽐냈다. 사단법인 뷰티플마인드는 소속 아티스트 전현수는 27일 싱가포르 뷰티플마인드 뮤직아카데미 10주년 기념 정기연주회에 초청돼 공연했다.

이번 연주회는 싱가포르 뷰티플마인드 뮤직아카데미의 설립 10주년과 한·싱가포르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열린 특별한 행사다. 양국 장애인 아티스트들이 한자리에 모여 음악적 교류와 장애 예술인의 국제 협력을 상징하는 뜻 깊은 자리로 마련됐다.

전현수는 꾸준한 연습과 연주활동을 통해 음악적 기량을 인정받아온 발달장애 아티스트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단독 무대는 물론 그와 음악 여정을 함께해온 스승 전혜성과의 첫 듀오 무대도 선보였다.

두 사람은 카를 슈타미츠의 ‘두 대의 비올라를 위한 듀오’를 연주해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특히 연주 중 주고받은 두 사람의 따뜻한 눈빛과 호흡에서 사제 간의 깊은 신뢰와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며 무대를 더욱 빛나게 했다.

발달장애 비올리스트 전현수가 싱가포르 뷰티플마인드 뮤직아카데미와 협연한 후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뷰티플마인드 제공


공연의 피날레는 싱가포르 뷰티플마인드 뮤직아카데미에서 음악을 배우는 현지 장애인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협연으로 장식됐다. 언어도, 배경도 다르지만 음악 하나로 마음이 이어진 이 순간은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단지 장애를 가진 연주자들의 무대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예술 그 자체로 현장을 채운 감동이었다.

전혜성 강사는 “현수는 누구보다 순수한 마음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아이다”라며 “이번 무대는 그 마음이 만들어낸 결실이자 함께해 주신 많은 분들의 지원과 응원 덕분에 가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뷰티플마인드 관계자는 “국내외 장애인 아티스트들이 음악을 통해 성장해온 여정을 함께 나눌 수 있어 매우 뜻 깊은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음악을 통해 장애인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뷰티플마인드는 음악으로 소외된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문화외교 자선단체다. 2008년부터 시작된 뮤직아카데미를 통해 장애·비장애 저소득층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무료 음악 교육 프로그램 및 통합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71명의 음악인을 배출했다. 싱가포르 뷰티플마인드 뮤직아카데미는 2014년 설립되어, 장애 아동과 청소년에게 전문적인 음악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며 문화예술을 통한 자립과 사회 통합을 실현해가고 있다.

/park72@classicbiz.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