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를 절대 잊지 않을 거야”...혜화동1번지 7기 동인 ‘2022∞세월호’ 진행

신작연극 4편·낭독공연 3편·참사 유가족 공연 1편 발표

민은기 기자 승인 2022.03.28 23:10 의견 0
혜화동1번지 7기 동인이 4월 7일~5월 29일 대학로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와 안산 화랑유원지 일대에서 세월호 프로젝트 ‘2022∞세월호’를 진행한다. Ⓒ2022∞세월호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너희를 절대 잊지 않을 거야.” 혜화동1번지 7기 동인이 세월호 8주기 프로젝트 ‘2022∞세월호’를 진행한다. 올해는 4월 7일(목)부터 5월 29일(일)까지 대학로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와 안산 화랑유원지 일대에서 신작 연극 4편, 낭독공연 3편, 그리고 참사 유가족의 공연 1편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는 세월호 참사 이후 2015년부터 매년 세월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50여 편의 세월호 연극 신작을 발표해왔다. 세월호 프로젝트는 세월호 참사 이후의 세계를 고민해온 극단과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을 무대 위에서 만날 수 있는 연대와 소통의 장이다.

올해 이어지는 세월호 프로젝트의 이름은 ‘2022∞세월호’다. 8주기의 숫자 8을 기울인 ‘∞’(무한대) 기호로 사용해 2022년 이후에도 계속해서 세월호를 기억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무한대’의 의미는 시간의 연속성과 영원성을 상징하기도 하고, 떠올릴 수 있는 모든 것의 ‘너머’에 대한 가능성을 드러낸다. 그 너머의 것들이 우리의 삶 안에서 반추되기를 기대하며 붙여진 이름이다.

혜화동1번지 7기 동인 참여 연출들은 다년간 세월호 참사를 주제로 한 신작을 선보이며, 공연으로 부재와 고통을 재현할 수 없다는 것을 경험해왔다. 매 기획 후에 남겨진 ‘할 수 없음’은 오히려 공연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태도가 됐다.

재현 불가능성을 반복하는 이유는, 그것이 결코 재현될 수 없는 큰 사건이라는 것을 말하고자 함에 있다. 세월호 프로젝트의 지속은 재현의 불가능성 앞에서 느끼는 무력함을 외면하지 않고 재정의하는 행위의 유효성과 필요성을 드러낸다. 그런 맥락에서 ‘2022∞세월호’는 할 수 없음을 품고 ‘할 수 있음을 시도’하는 장이다.

‘2022∞세월호’의 시작은 참사 이후 세월호 유가족, 어머니들의 기억 여정을 따라가는 ‘기억여행’(4·16가족극단 노란리본, 김태현 연출) 초청공연이다.

이어 세월호 참사를 주제로 한 3편의 신작 희곡 낭독공연이 진행된다. 낭독공연의 첫 작품은 댐 건설로 인해 수몰된 마을의 고인돌을 찾는 고고학자의 이야기를 다룬 김윤식 작가의 ‘고인돌 위에 서서’(극단 동, 연출 강량원)다. 두 번째 작품은 인도 보팔 가스 누출 사고 후 독극물을 배출하는 1주일의 시간을 그려낸 조원재 작가의 ‘7일’(래빗홀씨어터, 연출 윤혜숙)이다. 마지막으로 원자력발전소를 소재로 한 허선혜 작가의 청소년극 ‘괴담’(공연팀 별세대)을 선보인다.

혜화동1번지 7기 동인은 신작 연극 4편을 공연한다. ▲진정한 애도란 무엇이며, 애도 받을 수 없는 존재들은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질문하는 ‘툭’(쿵짝 프로젝트, 임성현 연출) ▲세월호 참사 교육을 위한 연극 만들기를 실험하는 ‘세월호 학교’(엘리펀트룸, 김기일 연출) ▲어느 한 세계의 상실을 온전히 겪어내고 있는 한 사람과 그런 사람의 곁에 있다고 자신하는 한 사람의 관계 맺기를 보여주는 ‘스물 여섯’(프로젝트그룹 쌍시옷, 송정안 연출)이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에서 공연된다.

마지막으로는 ▲세월호 참사 당사자 활동가의 발걸음을 따라 안산 화랑유원지 안에 조성중인 ‘생명안전공원’으로 향하는 ‘저 너머로의 발걸음’(0set프로젝트, 신재 연출)을 선보인다.

낭독공연으로 소개된 작가 김윤식, 조원재, 허선혜의 신작 희곡 3편은 올해 5월 중 전자책(1만2000원, 출판사 서로여는책)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발간된 희곡집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연대하고자 하는 시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를, 또 다음의 무대로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또한 ‘2022∞세월호’는 4월 초부터 ‘내게 어울리는 꽃’ 성향 테스트를 통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에게 헌화하는 온라인 추모 캠페인을 진행하고, 각 공연팀의 기획 시점부터 작품 상연까지의 과정을 긴밀하고 상세하게 담아낸 아카이빙 페이지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세월호’라는 공동의 참사이자 재난을 공연예술인의 작업 및 일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상기할 수 있었던 동력을 공유하고, 우리의 일상과 무의식 속에 막연히 남아있던 흔적들을 일깨워 ‘세월호, 그 다음’에 대해 무한히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길을 함께 모색할 수 있기를 바란다.

무료공연인 ‘기억여행’은 네이버 예약에서, 여타 작품은 인터파크에서 8000원(낭독공연)과 2만5000원(신작연극)에 예매할 수 있다. 아카이빙 페이지 및 온라인 추모 캠페인은 4월 오픈될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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