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내한공연 마슬레예프 “like 넘어 love할 수 있는 곡으로 프로그램 짰다”

5월8일 차이콥스키·스크랴빈·라벨 등 연주
“무대는 소통하는 곳...예술가 사명 다할 것”

박정옥 기자 승인 2022.04.13 16:37 | 최종 수정 2022.04.18 18:28 의견 0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인 드미트리 마슬레예프가 오는 5월 국내에서 두 번째 리사이틀을 여는 가운데 “관객과 공감할 수 있는 곡들로 프로그램을 짰다”고 밝혔다. Ⓒ마스트미디어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레퍼토리 선정 기준은 명확합니다. 그냥 좋아하는 걸 넘어서 사랑에 빠질 법한 곡을 고릅니다. 제가 무대 위에서 진심으로 연주할 수 없다면 결국 관객들도 공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피아니스트 드미트리 마슬레예프가 3년 만의 내한공연에서 선사할 프로그램으로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선정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2015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압도적인 연주로 만장일치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클래식계의 젊은 스타로 떠오른 그는 오는 5월 8일(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마슬레예프는 13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번 무대에서는 차이콥스키의 ‘사계’, 라벨의 ‘보로딘 풍으로’, 스크랴빈의 ‘에튀드’, 그리고 라흐마니노프의 ‘소나타 2번’을 연주한다”며 “개인적으로 ‘like를 넘어 love할 수 있는 곡들’을 진심을 담아 들려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러시아 태생인 그는 요즘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탓에 세계무대에서 러시아 예술가들이 점점 설 자리가 좁아지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예술가로서 더 의연하게 공연해야 한다고 밝혔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인 드미트리 마슬레예프가 오는 5월 국내에서 두 번째 리사이틀을 여는 가운데 “관객과 공감할 수 있는 곡들로 프로그램을 짰다”고 밝혔다. Ⓒ마스트미디어


“러시아의 아티스트로서, 또 현재의 복잡한 시국에 활동하고 있는 음악가로서 ‘무대’라는 공간의 의미는 그 어느 때 보다 더 특별합니다. 저에게 무대는 음악을 통해 인류애, 인간의 존엄과 삶, 그리고 감정을 소통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소통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는 예술가로서의 사명을 다 하려고 합니다.”

한국 팬들과의 두 번째 만남에 대한 설렘도 드러냈다. 그는 “지난 3년간 코로나 탓에 모두가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라며 “저도 세상이 얼마나 유약한지, 또 일상의 순간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특히 저의 음악을 좋아해 주는 관객들의 존재에 고마움을 느낀다”며 “결과적으로 무대에서 연주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 이러한 모든 운명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벌써 7년이 흘렀지만 차이콥스키 콩쿠르 위너 타이틀을 얻은 뒤 삶의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고 고백했다. “우승 커리어 덕분에 많은 연주 기회를 얻고, 더 많은 관객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며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변화는 저 스스로 조금 더 성숙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연은 랑랑, 당 타이 손, 마우리치오 폴리니, 유자 왕 등 세계 피아노 음악을 선도하는 해외의유명 연주자들로 구성된 마스트미디어의 2022년 기획공연 ‘더 그레이트 피아니스트 시리즈(The Great Pianists Series)’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티켓은 R석 8만원, S석 6만원, A석 4만원.

/park72@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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