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음악 연주단체인 ‘아카데미아 델라눈치아타(Accademia dell’Annunciata)’가 오는 12월 1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연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이탈리아 밀라노 근교에 있는 아비아테그라소에는 ‘콘벤토 델라눈치아타’가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프레스코 풍으로 장식된 고풍스러운 르네상스 건물이다. 아는 사람들은 꼭 한번은 찾아간다는 숨은 명소다. 이곳을 근거로 2009년 9월에 탄생한 ‘아카데미아 델라눈치아타(Accademia dell’Annunciata)’는 옛 음악에 대한 사명감을 가진 젊은 연주자들이 결성한 고음악 연주 단체다.

아카데미아 델라눈치아타는 바로크와 고전음악 전기까지의 작품을 주로 연주한다. 역사적인 고증을 거친 심오한 해석에 정제된 연주력을 더한 무대를 이어가면서 옛 음악의 품격을 한층 높이고 있다.

클래식 공연 중에서도 정교한 고음악을 들을 기회가 점점 귀해지는 상황에서 옛 음악의 품격에 열정을 더하는 아카데미아 델라눈치아타가 오는 12월 16일(토) 오후 5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펼친다.

하프시코드와 오르간 연주자이자 지휘자로 활동하며 2010년부터 아카데미아 델라눈치아타의 지휘를 맡고 있는 리카르도 도니가 이번 연주에서도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무대를 이끌어나간다. 또한 첼리스트이자 이번 공연에서 첼로 피콜로 연주를 들려줄 마리오 브루넬로와 함께 성대한 음악 만찬을 준비한다. 특히 리카르도 도니와 마리오 브루델로가 참여한 타르티니 음반은 디아파종 황금상을 수상한 바 있어 음악 애호가들의 기대를 모은다.

첼리스트 마리오 브루넬로가 고음악 연주단체인 ‘아카데미아 델라눈치아타’와 함께 오는 12월 1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연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이번 공연은 특히 이탈리아 최초의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1986년)이자 17-18세기의 악기인 ‘첼로 피콜로(violoncello piccolo)’를 재발견해 소개하는 데에 헌신하고 있는 마리오 브루넬로가 바흐 및 바로크의 작품으로 첼로 피콜로를 한국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진귀한 무대다.

첼로 피콜로는 바이올린과 첼로의 중간 정도 되는 사이즈의 악기로 1600년대 아마티를 전신으로 한다. 바이올린과 동일하게 4개의 현으로 구성됐다. E-A-D-G로 조율 되나 음역대는 바이올린보다 한 옥타브 낮다. 1800년대에 가장 활발하게 사용된 악기로, 바흐는 이 악기에 처음으로 ‘첼로 피콜로’라는 이름을 붙였고 그의 9개의 칸타타 작품에 활용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바흐·비발디의 ‘첼로 피콜로를 위한 협주곡 D장조(BWV 972)’, 바흐 ‘첼로 피콜로를 위한 협주곡 D장조(BWV 1054)’ 등을 연주한다.

롯데콘서트홀은 시대악기의 고풍스러운 음색을 제대로 구현해 고음악의 정수를 느끼게 해주는 공연장이다. 2016년 톤 쿠프만 암스테르담 바로크 오케스트라, 2017~2019년 르네 야콥스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등의 내한공연 당시 이를 확실하게 입증했다. 롯데콘서트홀의 풍부한 음향은 모던 악기보다 울림이 적고 유약하며 미묘한 사운드를 가진 시대악기의 사운드를 제대로 펼쳐냈다.

옛 음악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아카데미아 델라눈치아타 단원들은 눈빛만 봐도 생각과 느낌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한 호흡을 자랑한다.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와 애정을 바탕으로 한 앙상블, 심오한 바로크 음악에 대한 학구적인 탐구, 롯데콘서트홀의 풍부한 울림이 빚어낼 환상적인 하모니는 12월 팬들에게 깊은 감동과 따뜻한 위안을 선사할 것이다.

아카데미아 델라눈치아타 티켓 가격은 R석 16만원, S석 12만원, A석 9만원, B석 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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