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뮤직 ‘데이비드 보위의 노래 400곡’ 3000억원에 전부 샀다

소니·유니버설 등 NFT 위해 저작권 매입 러시
듣는 음악에서 ‘소유하는 음악’으로 전환 성큼

박정옥 기자 승인 2022.01.04 10:05 의견 0
다국적 엔터테인먼트 기업 워너뮤직이 데이비드 보위의 노래 400곡을 2억5000만달러(한화 약 2983억원)에 모두 매입했다. ⒸLA Times 캡처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브루스 스프링스틴 6500억원, 밥 딜런 3500억원, 티나 터너 600억원, ZZ Top 600억원에 이어 6년 전 별세한 데이비드 보위가 생전에 발표한 400여곡의 저작권이 3000억원에 매각됐다. 사망한 뮤지션 중에선 역대 최대 규모의 거래대금이다.

이들의 음악 저작권을 사들인 곳은 다국적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워너뮤직과 소니뮤직뿐만 아니라 음반업체 BMG, 사모펀드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등 다채롭다.

저작권을 매입하는 이유는 최근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음악 감상이 대세가 되면서 톱스타들의 저작권 수익이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NFT를 활용한 새로운 음악 사업을 개척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다국적 엔터테인먼트 기업 워너뮤직이 보위의 유족과 저작권 매매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계약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2억5000만달러(한화 약 2983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출신인 보위는 1967년 데뷔 앨범 ‘데이비드 보위’ 이후 2016년 사망 직전 발표한 앨범 ‘블랙스타’에 걸쳐 50년 가까이 록음악계에서 가장 첨단을 걸은 뮤지션으로 평가된다.

70년대 초반 양성적인 매력을 부각한 글램록 시기를 거쳐 유럽의 일렉트로닉 음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베를린 3부작’을 발표했다.

1980년대에는 ‘렛츠 댄스’ ‘차이나 걸’ 등 히트곡을 앞세워 팝계의 정점에 올랐지만, 돌연 솔로 활동을 중단하고 밴드를 결성하는 등 꾸준하게 변화를 추구했다.

그는 1990년대 이후에는 인더스트리얼 록과 드럼앤드베이스, 테크노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다.

음악 전문지 롤링스톤은 세계적으로 1억장이 넘는 음반을 판매한 그가 69세를 일기로 암 투병 끝에 사망하자 ‘역대 최고의 록스타’에 선정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밥 딜런(약 3500억원)은 유니버설뮤직에, 브루스 스프링스틴(약 6500억원)은 소니뮤직에, 티나 터너(약 600억원)는 BMG에, ZZ Top(약 600억원)은 KKR과 BMG에 저작권을 팔았다. 이밖에 폴 사이먼, 닐 영, 블론디, 샤키라 등도 거액을 받고 음악 판권을 매각했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되는 이유는 최근 음악 감상의 대부분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이루어지면서 가수들의 저작권 수익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분석업체 MRC 데이터에 따르면 스트리밍을 통한 음악 소비 중 65% 이상은 최신 히트곡이 아닌 발표된 지 18개월 이상 된 음악이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선 신작 노래보다 오랜 기간 꾸준하게 사랑받는 노래의 저작권을 사들이는 것이 안전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토큰)를 활용한 새로운 음악사업을 시작할수 있다. 음악산업계가 NFT에 주목하는 것은 스트리밍 시대 개별 콘텐츠로서 가치가 떨어졌던 음악을 다시 희소성을 지닌 ‘자산’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CD 등 실물 음반을 사서 음악을 듣던 시대가 저물고 디지털 음원 스트리밍이 보편화하면서 음악은 ‘갖는’ 것이 아닌 불특정 다수가 공유하는 대상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NFT는 특정인이 디지털 콘텐츠의 원본을 소유한다는 개념을 가능케 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특정 디지털 콘텐츠에 복제가 불가능한 고유의 인식 값을 부여하고 소유권 정보를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로지 나만 가지고 있는 음악이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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