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 또박또박 한국말 인사...시몬 트릅체스키의 특별한 사중주 앙코르

김일환 기자 승인 2024.07.26 18:50 | 최종 수정 2024.07.26 18:58 의견 0
마케도니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시몬 트릅체스키가 바실리 페트렌코가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춰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지휘자 바실리 페트렌코가 6월 20일(목)과 21일(금)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춰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8번을 들려줬다. 2022년 서울시향과 브루크너 교향곡 2번으로 청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페트렌코의 서울시향 세 번째 무대였다.

1부는 마케도니아 출신 피아니스트 시몬 트릅체스키가 협연하는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으로 시작됐다. 이 곡은 브람스가 21세에 완성한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를 교향곡으로 쓰려다 협주곡으로 고쳐 쓴 작품으로 청년 브람스의 초상을 담고 있다.

거대한 규모 속에서 명쾌하고 유기적인 구성으로 고전파적 형식을 따르고 있으며, 피아노 연주자에게 고도의 테크닉과 스태미나를 요구한다. 트릅체스키는 대담하고 정열적이며, 풍부하고 심오한 감수성을 지닌 젊은 브람스를 섬세하고 감성적인 터치로 표현해 냈다.

마케도니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시몬 트릅체스키가 바실리 페트렌코가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춰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마케도니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시몬 트릅체스키가 바실리 페트렌코가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춰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마케도니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시몬 트릅체스키가 바실리 페트렌코가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호흡을 맞춰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 후 관객의 박수에 화답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트릅체스키의 앙코르는 특별했다. 20일 공연에서 “안녕하세요. 서울에 다시 와서 기쁩니다”라고 또박또박 한국어로 말하자 여기저기에서 감탄이 터졌다.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가 끝나자 휴대전화에 적어 온 한국어 발음기호를 다시 보더니 “음악은 우리가 하나가 되게 하죠”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악장 웨인 린의 바이올린 및 비올라·첼로 수석 과 함께 브람스 피아노 사중주 3번 3악장을 연주했다. 이색적으로 실내악곡을 앙코르로 선곡했다.

21일 공연에서는 앙코르가 한곡 더 추가됐다. 프로젝트 마케도니시모 중 ‘파프리카 춤곡’과 함께 브람스 피아노 사중주 3번 3악장을 들려줬다. 프로젝트 마케도니시모는 마케도니아 출신의 연주자들이 마케도니아의 민속음악을 발굴해 연주하는 실내악 프로젝트다.

지휘자 바실리 페트렌코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춰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8번을 연주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지휘자 바실리 페트렌코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춰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8번을 연주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지휘자 바실리 페트렌코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춰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8번을 연주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2부에서는 페트렌코의 지휘로 드보르자크의 ‘보헤미아 환상곡’이자 흙내음 물씬 풍기는 교향곡 8번을 선보였다. 체코의 국민 작곡가 드보르자크가 작곡한 9개의 교향곡 중 민족적 색채가 가장 뚜렷한 곡으로 작품 전반에 보헤미안 정서가 짙게 녹아 있어 ‘드보르자크의 전원 교향곡’으로 불린다.

밝고 경쾌한 목가적인 분위기와 드보르자크의 낭만주의적 이상이 드러나는 작품으로 서정적인 선율로 시작해 행진곡풍의 역동적인 리듬이 축제 분위기로 이끌었다. 우아한 왈츠나 렌들러를 연상시키는 3악장의 촉촉한 리듬이 매력적이며, 트럼펫의 힘찬 팡파르로 시작해 다채로운 변주를 펼치다가 역동적이고 열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며 강렬하게 막을 내렸다.

/kim67@classicbiz.kr

저작권자 ⓒ ClassicBiz,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