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직관적이고 정교한 음악성으로 호평 받는 피터 야블론스키는 스웨덴·폴란드계 피아니스트다. 시마노프스키의 글로벌 홍보대사와 바체비치의 레지던시로 활동해 온 그는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에디슨상 최고의 협주곡 음반 부문, 그라모폰 클래식 음악상, 올해의 세계 속 스웨덴인상 등을 수상했다.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프 16세로부터 공로훈장을 받았으며, 2022년 12월 바체비치의 피아노 작품 음반으로 프랑스 아카데미 샤를 크로상을 거머쥐었다.
섬세함과 강렬함을 모두 갖춘 그는 수많은 음반을 녹음했을 뿐만 아니라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세계를 무대로 활발한 연주를 펼치고 있다.
피터 야블론스키가 2011년 이후 13년 만에 한국 단독 리사이틀을 연다. 예술의전당이 오는 12월 3일(화) IBK챔버홀에서 준비한 2024 SAC 월드스타시리즈-Piano Special 세 번째 무대 ‘피터 야블론스키의 Polish Night(폴란드의 밤)’에 선다.
예술의전당은 올해 세계적인 거장 피아니스트들의 깊이 있는 음악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SAC 월드스타시리즈-Piano Special을 야심차게 기획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 8월과 10월 ‘세르게이 바바얀 피아노 리사이틀’ ‘피에르로랑 에마르 피아노 리사이틀’을 선보여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그 배턴을 이어받아 12월 3일 ‘피터 야블론스키의 Polish Night’와 12월 11일 ‘안젤라 휴이트 피아노 리사이틀’이 열린다.
한국·폴란드 수교 35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야블론스키 독주회에서는 19·20세기 폴란드 현대음악 작곡가인 카롤 시마노프스키(1882~1937), 그라지나 바체비치(1909~1969), 이그나치 얀 파데레프스키(1860~1941) 등의 작품을 연주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쉽게 만나볼 수 없었던 폴란드 현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리사이틀뿐만 아니라 렉처와 마스터클래스 등 ‘3종 세트’를 준비해 폴란드 피아노 음악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1부는 20세기 폴란드 민족음악 작곡가로 알려진 시마노프스키의 ‘마스크’ 중 ‘돈 후안의 세레나데(Op.34-3)’로 시작한다.
파데레프스키는 음악가였지만 폴란드 초대총리를 지냈다. 그는 크라셰프스키의 소설 ‘마을 뒤의 오두막’을 바탕으로 오페라 ‘만루(Manru)’를 작곡했다. 이 작품은 유럽 각지에서 성공을 거뒀고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는 지금까지 무대에 오른 단 한 편의 폴란드어 오페라로 기록돼 있다. 스코틀랜드 작곡가 로널드 스티븐슨(1928~2015)이 파데레프스키 오페라 ‘만루’의 선율을 활용해 편곡한 ‘피아노 모음곡’을 연주한다. 이어 20세기 가장 뛰어난 여성 작곡가 중 한 명인 바체비치의 ‘피아노를 위한 10개의 콘서트 연습곡’을 들려준다.
2부에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바탕으로 한 시마노프스키 ‘메토프(소간벽) Op.29’의 아름다운 선율에 이어 웅장하고 강렬한 선율이 돋보이는 바체비치의 ‘피아노 소나타 2번’을 연주한다. ‘메토프’는 도리아 건축 양식의 프리즈에서 두 개의 트리글리프 사이에 위치한 사각형의 패널을 말하며, 우리말로 ‘소간벽(小間壁)’이라고 부른다. 본래 아무 장식 없이 비어 있는 공간이었으나, 그리스 건축에서부터 종종 채색화나 부조 조각으로 장식되기 시작했다.
예술의전당은 이번 공연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11월 27일(수) 오후 7시 오페라하우스 컨퍼런스홀에서 사전 강연을 개최한다. 교육자이자 피아니스트로 활동 중인 이시내와 김성현 문화전문기자가 진행을 맡아 조금은 생소할 수 있는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과 폴란드 작곡가들의 작품세계를 흥미롭게 풀어낼 예정이다. 또한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은 클래식 음악 전용 앱 ‘애플뮤직 클래식’에 마련된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미리 즐길 수 있다.
공연에 앞서 오는 11월 30일(토) 오후 2시 인춘아트홀에서는 야블론스키의 마스터클래스가 열린다. 이번 마스터클래스에서는 폴란드 대표 작곡가 쇼팽의 작품을 연주한다. 예술의전당은 야블론스키가 세계무대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폭넓게 공유하기 위해 초등학생 이상의 음악 전공자와 전문 연주자를 대상으로 참관자를 모집한다. 참관 신청은 오는 11월 23일까지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에서 진행되며, 선착순 80명까지 접수받을 예정이다.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네 명의 피아니스트 거장을 만날 수 있는 2024 SAC 월드스타시리즈-Piano Special 관객들을 위해 ‘Piano Special 릴레이티켓’ 할인 이벤트가 진행된다. 2회째 공연 예매 시 20%, 3회째 공연 예매 시 30%, 4개 공연 모두 예매 시 4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세르게이 바바얀 피아노 리사이틀(8월 30일)’ ‘피에르로랑 에마르 피아노 리사이틀(10월 1일)’을 관람했다면 ‘피터 야블론스키의 Polish Night’ 공연 예매 시 20~3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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