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선정한 올해의 신작 오페라 ‘윙키’가 초연된다. 왼쪽부터 소프라노 장은수(윙키 역), 소프라노 김수정(아내 역), 테너 유슬기(남편 역), 바리톤 서진호(형사 역), 바리톤 이준서(알고리즘 역). ⓒ디아뜨소사이어티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선정한 올해의 신작 오페라 ‘윙키’가 2월 14일과 15일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초연된다. 이번에 선보이는 ‘윙키’는 가정용 AI 로봇이 일상에 깊숙이 자리한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가족에게 일어난 조용하지만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다.
제57회 동아연극상 희곡상을 수상한 김도영 작가의 작품을 모티브로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공혜린이 작곡했다. 음악극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양수연이 연출해 작품에 대한 예술적 깊이를 더했다.
주인공인 가정용 AI 로봇 윙키는 가족의 모든 일을 돌보며, 아이를 살피는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부부는 윙키 덕분에 늦게까지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으며, 모든 일상이 평화롭고 순조로웠다. 하지만 어느 날 아침, 부부는 5개월 된 아이가 사망한 채 방치돼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과 마주한다.
부부는 윙키를 고발한다. 그러나 윙키에겐 지문도 DNA도 존재하지 않았다. 72시간 동안 경찰서에 갇혀 자신을 변호해야 하는 윙키와 아이의 사망에 의혹을 제기하는 부부는 갈등한다.
작품은 단순히 사건의 전말을 밝히는 과정을 넘어, 인공지능 시대에서 인간과 로봇 사이의 윤리적 경계와 책임의 의미, 그리고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관객들은 극 중 이야기를 통해 기술 발전이 가져올 수 있는 사회적 영향뿐만 아니라,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개인이 느낄 수 있는 복잡한 감정과 문제들을 직면하게 된다.
‘윙키’는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이야기가 던지는 질문과 메시지는 현재의 사회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인간다움의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과 함께, 작품은 관객들에게 단순한 감상 이상의 여운을 남기며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되돌아보게 한다.
윙키는 소프라노 장은수, 아내는 소프라노 김수정, 남편은 테너 유슬기, 형사는 바리톤 서진호, 알고리즘은 바리톤 이준서가 맡는다. 지휘 박인욱, 오페라코치 김규민, 안무 정소연. 연주는 코리아쿱오케스트라.
신작 오페라 ‘윙키’는 디아뜨소사이어티(TheArtSociety)가 제작한다. 2015년 창설한 디아뜨소사이어티는 동시대적 이슈를 예술로 풀어내는 데 주력하는 창작 공연 단체다. 양수연 연출가를 중심으로 기술과 예술, 윤리와 인간성을 결합한 혁신적인 작품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동화 오페라 ‘피노키오’ 시리즈와 같이 문학과 음악적 서사를 통해 다양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윙키’를 통해 또 한 번 오페라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공연장 로비에서 진행하는 ‘씽크버스 프로젝트- 윙키와의 대화’는 팀 그린오렌지가 기획·개발하고, 알쥐비메이커스가 공동 개발했다. 관객들은 공연 속 윙키를 가상의 디지털 휴먼으로 만나 인터랙션을 통해 대화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공연 전부터 작품의 세계관에 더욱 깊이 몰입할 수 있다. 이번 시도는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공연장의 경험을 확장하고, 관객들에게 보다 새로운 형태의 예술적 체험을 제공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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