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에 새 둥지를 튼 ‘MOMA K GALLERY’는 4월 23일부터 5월 20일까지 요즘 가장 핫한 작가 범준, 신철호, 유충목, 이은황을 초대해 개관기념 전시 ‘Reopening the Sensibility: 다시, 감성의 문을 열다’를 선보인다. ⓒMOMA K GALLERY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모멘텀이 되겠다.” 한동안 조용히 숨을 고르던 압구정동 연세갤러리가 ‘MOMA K GALLERY’(서울시 관악구 학선로 116, 2층)라는 이름으로 서울대 입구 부근에 재오픈하고 관악구 시대를 열었다. 공간 이름뿐 아니라 운영 방향과 정체성 또한 새롭게 정비, 현대미술의 감각을 더욱 밀도 있게 다룰 수 있는 갤러리로 거듭난다.

그 출발점으로 4월 23일부터 5월 20일까지 개관기념 전시 ‘Reopening the Sensibility: 다시, 감성의 문을 열다’를 연다. 요즘 가장 핫한 작가 범준, 신철호, 유충목, 이은황 등을 초대했다.

김용숙 관장이 압구정동을 접고 새 둥지를 튼 것은 관악구의 비전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김 관장은 “서울대가 있는 관악구가 종로구와 강남구 못지 않는 문화·예술의 새로운 축으로서의 가능성이 엿보였기에 관악구로 이전했다”며 “갤러리 이름도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모멘텀의 시발지(Momentum of Modern Arts)’라는 뜻에서 ‘MOMA K GALLERY’로 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MOMA K GALLERY’를 단순한 미술작품 전시공간을 뛰어넘어 공연과 하우스 웨딩, 동호인 파티, 세미나 등 다양한 복합 문화공간으로 활용해 관악, 동작, 서초구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융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꾸며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관장은 “갤러리 전시와 함께 부설 아카데미를 개설하고 미술, 음악, 여행 관련 다양한 강좌와 인문학 강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라며 “문화 예술의 따뜻한 나눔과 대화, 토론의 장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MOMA K GALLERY’는 과감한 신진 작가 발굴을 통해 기존의 상업적 갤러리와는 달리 시대적 아픔을 달래는 한국적 감성의 치유와 힐링공간으로 발전시켜 세계로 뻗어나가는 K아츠 전진기지로 발전시켜 ‘K 아츠 관악 시대’를 열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문화 예술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있을 때 존재의의가 있는 만큼 관악구민들에게 갤러리 공간의 이용을 가장 먼저 제공해 마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지역 사회에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개관 전시는 감성의 회복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네 명의 작가(범준, 신철호, 유충목, 이은황)가 함께한다.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점점 잊히고 있는 감각과 감정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이 전시는 예술이 우리에게 어떤 ‘회복의 언어’가 될 수 있는지를 조용히 묻게 된다.

작가들은 저마다의 고유한 시선과 방식으로 감정의 층위를 시각화한다. 범준 작가는 산의 겹처럼 쌓여 있는 삶의 궤적과 죽음 이후의 시간성을 중첩된 이미지로 표현하고, 신철호 작가는 반복과 비움, 색과 기호를 통해 내면의 구조를 정제된 시각 언어로 풀어낸다.

유충목 작가는 유리 물방울이라는 형상을 통해 감정의 잔상과 시간을 캔버스 위에 투명하게 담아내며, 이은황 작가는 안경이라는 일상적 오브제를 통해 자아와 타인의 시선 사이에 존재하는 심리적 간극을 위트있게 해석한다.

‘다시, 감성의 문을 열다’는 단순한 은유를 넘어, 작품을 해석하기보다는 관람자들이 각자의 속도와 감각으로 작품 앞에 서서 스스로의 감정을 떠올릴 수 있기를 바라는 바람이 담겨 있다.

‘MOMA K GALLERY’는 이번 개관전을 시작으로, 예술이 삶의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 수 있는 전시를 꾸준히 기획한다. ‘MOMA K’라는 이름처럼, 이곳은 감각과 사유, 감정과 언어가 자유롭게 오가는 현대미술의 장이 될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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