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열·임선혜 ‘브리튼의 일뤼미나시옹’으로 시와 음악의 만남 펼친다

서울시향 3월25·26일 콘서트...최수열 엘가·차이콥스키 ‘현을 위한 세레나데’ 연주

민은기 기자 승인 2021.03.10 16:56 | 최종 수정 2021.03.11 16:48 의견 0
지휘자 최수열(왼쪽)과 소프라노 임선혜가 ‘2021 서울시향 최수열과 임선혜 ① ②’ 콘서트에서시와 음악의 멋진 만남을 대표하는 브리튼의 ‘일뤼미나시옹’을 협연한다.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지휘자 최수열과 소프라노 임선혜가 시와 음악의 멋진 만남을 대표하는 브리튼의 ‘일뤼미나시옹’으로 환상케미를 뽐낸다. 또한 최수열은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춰 의 엘가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와 차이콥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를 연주한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3월 25일(목)과 26일(금)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2021 서울시향 최수열과 임선혜 ① ②’를 무대에 올린다.

부산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과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의 수석객원지휘자로 활동 중인 최수열이 오랜만에 서울시향 정기공연 무대에 선다.

최수열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시향 부지휘자를 맡아 정기공연뿐 아니라 음악극장, 아르스 노바 등 실험적인 무대까지 다양한 활동으로 저변 확대를 모색했다. 또한 국립국악관현악단, TIMF 앙상블과 수년째 긴밀한 협업을 통해 학구적이며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국내 클래식 무대를 선도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최수열은 엘가와 차이콥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를 지휘한다. 엘가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는 엘가가 결혼 3주년 기념 선물로 아내 캐롤라인 앨리스를 위해 쓴 곡이다. 34세인 1892년에 완성한 곡으로, 엘가 본인 스스로 만족을 느낀 최초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작곡가의 손길에 다듬어진 현의 소리들이 매우 서정적이고 자연스러우며 섬세하다. 이 곡은 엘가가 죽기 1년 전인 1933년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축음기를 통해 녹음을 남긴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차이콥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는 유기적인 구조가 탄탄하며 균형미가 넘치는 고전주의적 감각이 일품이다. 차이콥스키는 이 작품을 두고 “내적 충동으로부터 발로한 것으로 진정 가슴에서 나온 작품이다”고 했고, 현악 주자의 수가 많을수록 곡이 작곡가의 의도에 더욱 잘 부합하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웅장한 화음을 통해 시작부터 청중을 강렬하게 사로잡는 1악장, 우아한 프랑스 취향으로 수놓은 2악장, 현악으로 표현할 수 있는 극한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3악장, 차이콥스키의 민속음악에 대한 애착을 보여주는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럽 무대를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소프라노 임선혜는 최수열의 지휘로 브리튼의 ‘일뤼미나시옹(Les Illuninations)’을 협연한다. 임선혜는 고음악의 거장 필리프 헤레베허에게 발탁돼 유럽 무대에 데뷔한 이후 윌리엄 크리스티, 파비오 비온디 등 고음악의 거장 및 주빈 메타, 리카르도 샤이 등의 지휘자들과 세계무대에서 활동 중이다. 최근 세계 최초로 ‘어빈 슐호프’의 가곡 전곡을 녹음한 음반으로 ‘독일 음반 비평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일뤼미나시옹’은 ‘채색된 판화’란 뜻으로 현악 앙상블에 아르튀르 랭보의 시와 산문으로 구성된 가사를 담고 있다. 음악사적으로 볼 때, 시와 음악의 매혹적인 만남을 꼽자면 슈베르트와 괴테·뮐러, 슈만과 하이네, 그리고 브리튼과 랭보가 있다. 랭보는 ‘일뤼미나시옹’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퇴폐주의적 언어로 독자를 사로잡았다. 브리튼은 랭보의 시집에서 몇몇을 발췌해 현악 오케스트라와 목소리를 위해 9개 부분으로 구성된 연가곡을 작곡했다. 동성애자인 브리튼의 애인이자 페르소나인 테너 피터 피어스와 함께 이 작품을 연주하고 녹음했기 때문에 이 곡이 테너의 레퍼토리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지만, 브리튼은 애초에 소프라노를 염두에 두고 작곡했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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