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을 기회 없었던 베토벤 곡 중심으로...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5월13일 개막

악성 탄생 251주년에 선보이는 ‘250주년 공연’...11일간 11회 공연

민은기 기자 승인 2021.04.21 09:06 의견 0
지난해 윤보선 고택에서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가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SSF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올해 16회째를 맞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가 ‘환희의 송가(Ode to Joy)’를 주제로 오는 5월13일 개막해 23일까지 열린다. 지난해 기획했다 코로나19로 순연된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공연을 251주년에 선보이는 셈이다.

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는 강동석 예술감독은 1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기자간담회에서 “작년에 하려던 베토벤 탄생 250주년 페스티벌을 같은 식으로 진행하려고 한다”라며 “작년 프로그램의 90%는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강동석 예술감독을 비롯해 김선화 사무국장, 비올리스트 김상진, 비올리스트 이화윤 등이 참석했다.

이번 공연의 특징은 그동안 자주 접하지 못했던 다양한 장르의 베토벤 실내악 레퍼토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강 감독은 “과거 SSF에서 베토벤 현악 사중주 전곡과 베토벤 피아노 전곡을 연주했다”며 “올해는 그간 연주 안한 곡들 중심으로, 보통 때 많이 들어볼 기회 없는 곡들 중심적으로 프로그램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매년 색다른 작품을 함께 소개하는 SSF의 전통에 따라 크로굴스키나 쿨라우, 슐호프, 줄리아니, 이베르 등 다양한 작곡가들의 실내악 작품도 다수 연주될 예정이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를 이끌고 있는 강동석 예술감독. /사진제공=SSF


이를 위해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52인의 연주자들이 무대에 오른다. 축제 초기부터 함께 한 김상진, 최은식(이상 비올라), 김영호(피아노), 박상민, 조영창(이상 첼로), 박재홍(바이올린)이 참여한다. 올해 새롭게 합류한 음악가는 김규연, 김준희, 이진상, 정재원(이상 피아노), 한수진(바이올린), 박규희, 박종호(이상 기타) 7명이다.

강 감독은 “중심이 되는 핵심 연주자들도 필요하고, 매년 새로운 얼굴을 만나볼 기회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며 “특히 젊은 연주자들이 이런 기회를 통해서 경험 많은 음악가들과 교류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연 주제인 ‘환희의 송가’는 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쉴러가 1785년에 지은 시로, 베토벤이 1824년에 완성한 교향곡 9번 4악장의 가사에 쓰이면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송가가 됐다. 송가는 운율과 시형이 모두 자유로운 ‘찬양시’를 뜻한다. ‘단결의 이상’과 ‘모든 인류의 우애’를 찬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축제에서는 피아니스트 임효선과 정재원이 ‘환희의 송가’를 위해 호흡을 맞춘다.

이에 대해 강 감독은 “아직 코로나라는 긴 터널을 빠져나오지는 못했지만, 백신의 접종이나 치료제 개발 등의 믿을 만한 여러 뉴스들을 통해 전 세계에 널리 퍼져있는 긍정적이고 희망찬 분위기를 반영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윤보선 고택에서의 야외 연주는 SSF의 하나의 시그니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관련해 강 감독은 “고택 구경하러 오시는 분들도 있다. (그래서) 프로그램 자체도 대중적으로 가져가려 한다”고 말했다.

야외 연주인 만큼 어려움도 많다고 했다. 그는 “야외에서 연주한다는 자체가 힘들다. 음향도 그렇고, 바람도 그렇다. 비가 오지 말아야 할텐데 걱정이다. 연주자들한테 쉬운 음악회는 아니다”고 했다.

강 감독은 오는 26일쯤 국내로 들어와 자가격리를 거친 후 바로 리허설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는 “한국은 그래도 정상적으로 음악회가 진행되고 있어서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보는데 상황이 악화되면 제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라며 “어려운 시기에 음악이 큰 위로가 될 수 있기에 잘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6회 동안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에 개근하고 있는 비올리스트 김상진. /사진제공=SSF


비올리스트 김상진은 16회 동안 한 회도 빠짐없이 축제를 빛냈다. 김상진은 “스케줄 짤 때 기본적으로 서울스프링이 열리는 시기인 5월은 비워 놓는다. 서울스프링을 제일 우선적으로 생각한다”고 축제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처음에는) 어렸을 적 우상들과 같이 연주할 수 있어, 연주할 때마다 ‘현실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후 제가 시니어가 된 후 라이징스타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씨, 비올리스트 이화윤씨 등과 연주를 했다”며 긴 역사를 되돌아봤다.

축제는 한 자리 띄어앉기로 진행된다. 이와 관련해 김선화 사무국장은 “세일즈의 규모는 작아졌는데, 대관료 등 들어가야 하는 비용은 똑같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정부가 지금보다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같은 코로나19 상황이지만 지난해와 달리 온라인 중계를 하지 않는다. 김 사무국장은 “(지난해 온라인 중계는) 궁여지책이었다. 연주하는 분들도 너무 힘들고, 스태프들도 힘들었다. (온라인 중계는) 라이브를 가장 가까이서 못 느끼기게 하기에 올해는 과감히 (없앴다.)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예산도 자유롭지 못 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공연은 11일간 총 11회로 진행된다. 5월13일 개막공연과 18일 공연은 세종체임버홀, 17일과 18일은 윤보선 고택의 야외무대에서, 나머지 일정은 모두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진행된다.

/eunki@classicbiz.kr

저작권자 ⓒ ClassicBiz,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