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박재홍이 오는 5월 10일 거암아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거암아트홀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지난 2022년, 피아니스트 박재홍은 내한한 세계적인 거장 크리스티안 짐머만(폴란드식 발음으로는 지메르만 또는 치메르만)과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짐머만은 평소 공연의 녹음·녹화와 사진 촬영을 일절 금지하는 등 세상에서 가장 까칠한 피아니스트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박재홍 등 3명에게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한 것.

짐머만과의 만남 당시 박재홍은 장장 40분에 달하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를 연주했고, 짐머만은 중단 없이 끝까지 들었다. 감상을 마친 짐머만은 긴 침묵을 깨고 “경이롭다, 놀랍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베토벤의 32개 피아노 소나타 중 ‘함머클라비어’는 가장 거대한 규모와 매우 높은 난이도로 평가된다. 피아니스트의 기량뿐만 아니라 심도 있는 해석이 필요한 만큼 이 작품은 엄청난 체력을 비축해야 한다.

폭발하는 에너지, 극강의 다이내믹으로 좌중을 압도하는 박재홍이 짐머만의 찬사를 받은 ‘함머클라비어’ 등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팬들을 만난다. 오는 5월 10일(토) 오후 4시 거암아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독주회를 기다리고 있는 팬들은 “‘함머클라비어’ 한 곡만으로도 공연을 보러 가기 충분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평소 박재홍은 작품 준비에 있어 집요하리만큼 철저하게 자료를 조사하고 연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악보의 기본을 지키고 설득력 있는 연주자가 되기 위해 악보를 꼼꼼하게 해체하는 것은 물론 문학, 영화, 미술, 여행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다. 그는 음 하나하나에 세상을 담고 모든 감정의 시작과 끝에 닿으려고 노력한다.

이번 무대는 올해 국내에서 펼쳐지는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단독 리사이틀이다. 1부에서는 슈베르트의 ‘즉흥곡 1번(Impromptu in c minor, Op.90, No.1)’과 브람스 ‘3개의 인터메조(Drei Intermezzi, Op.117)’를 연주한다.

그리고 2부에서는 지난 2021년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개인 결선에서 완벽한 해석을 보여주며 이제는 그의 주요 레퍼토리가 된 베토벤의 ‘함머클라비어(Piano Sonata No.29 in B-flat Major, Op.106, ‘Hammerklavier’)’를 들려준다.

박재홍은 “작은 공연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알찬 울림으로 관객 여러분들을 만나고 싶다”며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재홍의 공연은 인터파크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전석 5만5000원(카카오톡 플러스친구 5000원 할인).

● 고음악부터 바이올린, 피아노 매력을 담은 무대 펼치는 거암아트홀 ‘선&활’

2025년 거암아트홀은 총 3개의 주제로 관객들을 만난다.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았던 이야기를 담은 ‘시&담’ 시리즈(테너 최원휘와 함께하는 VOCALOGUE), 신사동에서 펼쳐지는 음악 이야기 ‘신사담’ 시리즈(출연 요룰레히, 기타리스트 박규희,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 그리고 고(古)음악부터 정통클래식까지 선과 활로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담아내는 ‘선&활’을 준비했다.

이번 ‘선&활’ 시리즈는 피아니스트 박재홍의 무대로 시작해 오는 5월 24일 세계를 놀라게 한 만 14세의 바이올리니스트 이현정(현 예원학교 2년), 그리고 고음악의 정수를 보여주는 국내 최고의 음악단체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의 2025 서울바흐축제로 이어진다.

/eunki@classicbiz.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