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이탈리아 볼차노에서 열리는 ‘제63회 페루초 부소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결선에 한국 연주자 10명이 진출했다. 결선에 오른 33명 가운데 한국인 연주자가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면서 세계무대를 휩쓰는 ‘K클래식’이 다시 낭보를 전해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16일 부소니콩쿠르 측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506명의 지원자 중 93명이 온라인 예선(2020 글로컬 피아노 프로젝트)을 치렀고 총 33명이 결선에 진출했다. 그중 10명의 한국 국적 연주자가 포함됐다.
최이삭(2004년생)이 최연소로 이번 콩쿠르 본선에 진출했으며 강혜리(1995년), 김강태(1997년생), 김도현(1994년생), 김준형(1997년생) , 박지은(1999년생), 박재홍(1999년생), 오연택(1992년생), 연지형(1999년생), 이창규(1998년생) 등이 이름을 올렸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 악화로 참가자 중 일부는 체류 국가 등에 따라 볼차노 현지 자가격리를 시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콩쿠르 측은 어쩔 수 없이 시행해야 하는 자가격리가 참가자들에게 불평등한 조건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참가자들이 이번 본선 무대에 참가하거나 혹은 예선전을 치르지 않고 2023년 본선 무대에 오를 수 있는 두 가지 선택 사항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에 따라 현재 8명의 한국인 연주자가 올해 본선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24~27일 준결승을 거쳐 독주 결승에 올라간 12명이 다시 28일부터 이틀간 실력을 겨룬다. 실내악단(슈만 콰르텟)과 함께 연주하는 실내악 결승(다음달 1~2일)에 6명이 진출하고, 최종 결승일인 다음달 4일 하이든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3명 중 1명이 우승의 영예를 안는다. 온라인 투표는 12명의 파이널 진출자의 독주 무대 시작 시간인 28일 오후 10시부터 최종 결승까지 시행된다.
한편 역대 한국인 수상자로는 1969년 백건우가 첫 수상자 명단에 오른 이후 서혜경(1980년)과 이윤수(1997년)가 1위없는 2위, 손민수(1999년, 3위)·조혜정(2001년, 2위)· 임동민(2001년, 3위)·김혜진(2005년 3위)·문지영(2015년, 1위)·원재연(2017년, 2위) 등이 수상했다.
부소니콩쿠르를 시행하고 있는 페루초 부소니-구스타브 말러 재단은 수년 동안 세계 클래식 시장에서 한국의 중요성이 커지는데 주목해 백건우, 한동일, 진은숙, 김대진, 이미주, 손열음(첫 번째 동양인 여성 심사위원장), 손민수와 같은 한국 음악가들을 지속적으로 심사위원으로 위촉해 왔다.
2018년에는 한국 피아노계가 보여주고 있는 놀라운 성과와 행보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고 피아니스트 백건우, 문지영, 선우예권, 손정범 등을 초청했다.
격년제로 열리는 부소니콩쿠르는 이탈리아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페루초 부소니(1866-1924)를 기리기 위해 그의 사후 25년 뒤인 1949년에 클라우디오 아라우, 빌헬름 바크하우스, 알프레드 코르토, 발터 기제킹, 디누 리파티, 아서 루빈스타인, 아르투로 베네데티 미켄란젤리 등이 주축이 돼 시작했다.
알프레드 브렌델, 마르타 아르헤리치, 외르크 데무스, 게릭 올슨 등을 배출했다. 아시아인으로는 2014/15년 제60회 부소니 콩쿠르에서 문지영이 최초로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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