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 김정훈이 ‘열정, 그리고 사랑(Passione E Amore)’이라는 타이틀로 오는 7월 18일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국내 첫 리사이틀을 연다. ⓒ브릿지오브인스피레이션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테너 김정훈이 국내 오페라 팬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서울시오페라단이 창단 39년 만에 처음 공연한 푸치니 ‘라보엠’에서 시인 로돌프 역할을 맡았다. 국내 첫 주역 데뷔다. 미미 역을 맡은 소프라노 서선영과 합을 맞춰 “내일의 한국 오페라는 내가 책임진다”를 선언하듯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이에 앞서 2022년 런던 코번트가든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라보엠’ 주역을 맡아 이미 글로벌 무대에서도 통하는 실력을 입증 받았다.
김정훈은 많은 콩쿠르를 석권했디. 서울대 성악과 4학년 재학 중이던 2012년 베르디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아시아인 최초이자 최연소로 우승했다. 이후 많은 콩쿠르를 석권했다. 비냐스 콩쿠르 1위, 플라시도 도밍고 콩쿠르 특별상 등 총 7개 부문 수상, 툴루즈 콩쿠르 만장일치 1위 및 청중상, 몬테카를로 보이스 마스터 콩쿠르 1위, 마르망드 콩쿠르 1위, 중앙음악콩쿠르·한국성악콩쿠르·대구성악콩쿠르·광주성악콩쿠르 1위 입상 등 국내외 경연을 휩쓸었다.
한국 무대보다 오히려 세계무대에서 더 알아주는 김정훈이 ‘열정, 그리고 사랑(Passione E Amore)’이라는 타이틀로 첫 국내 독창회를 연다. 오는 7월 18일(금)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이다. 피아니스트 박경선이 반주를 맡는다. ‘든든한 빽’도 함께한다. 서울대 시절에 만나 결혼한 아내 소프라노 이혜지도 무대에 올라 남편을 돕는다.
‘열정과 사랑’ 주제에 맞게 안성맞춤 선곡했다. 전체적으로 이탈리아 음악의 언어적 표현과 이탈리아 스타일의 멜로디에서 느껴지는 농후한 드라마를 전달하는데 포커싱을 맞췄다. 1부 가곡은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2부 오페라 아리아는 아름답지만 복잡한 사랑의 느낌을 담은 곡으로 구성했다. 노래 한 곡 한 곡마다 메인 테마인 ‘열정과 사랑’ 그 자체를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 리스트, 도나우디, 토스티, 벨리니, 도니제티, 베르디, 푸치니 등 거장들의 주옥같은 작품을 김정훈이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된다.
김정훈은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멕베스’의 맥더프 역으로 데뷔한 이후 영국 국립오페라(ENO), 웨일스 국립오페라(WNO), 독일 쾰른 오페라, 슈트트가르트, 비엔나 폭스오퍼, 스위스 취리히 오페라, 프랑스 니스 오페라, 스웨덴 왕립 오페라, 칠레 산티아고 오페라 등 주요 극장에서 ‘라 보엠’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장미의 기사’ ‘돈 카를로’ ‘루살카’ ‘토스카’ ‘리골레토’ ‘라트라비아타’ ‘루이자 밀러’ ‘로미오와 줄리엣’ ‘라 론디네’ ‘파우스트의 겁벌’ 등의 주역 테너로 초청돼 세계무대의 주목을 받고 있다.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세계 초연 작품인 도니제티의 ‘니시다의 천사’에서 주역 테너로 공연하여 예술성 또한 인정받았으며 현재 유럽과 미주, 아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활동을 하고 있다.
세계적인 페스티벌인 BBC 프롬스 개막공연으로 로열 앨버트 홀에서 베르디 ‘레퀴엠’ 테너 독창자로 공연했고 함부르크 엘펜필하모닉에서 NDR 오케스트라와 오페라 ‘루살카’의 왕자 역을 맡았다. 그 외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네덜란드 국립 라디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포르투갈 굴벨키안 오케스트라 등과의 협연으로 호평 받았다.
주요 언론의 찬사도 줄을 이었다. “그의 마지막 아리아는 그날 밤 청중에게 마법 같은 순간을 선사”(더 가디언), “대단한 보컬 테크닉과 열정적인 연기로 청중을 사로잡다”(더 텔레그래프), “환상의 하모니”(더 타임스), “극적인 몰입과 섬세한 프레이징을 동시에 갖춘 보기 드문 테너”(더 스테이지)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BBC는 “청중의 숨을 멈추게 하는 감정의 깊이와 공간을 압도하는 음성의 힘”이라고 극찬했다.
국내 무대에서는 서울시향, KBS교향악단, 경기필하모닉, 부천시향 등과 협연하여 “국제무대에서도 손색없는 극적 구성력과 호소력 깊은 음색” “정확한 발성과 탁월한 곡 해석력이 결합된 정통 테너의 진수”라는 평가를 받으며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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