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발레단이 오는 3월 18~20일 국립극장에서 발레 ‘춘향’을 공연한다. 사진은 ‘초야 파드되’ 장면. Ⓒ유니버설발레단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극장이 3월 18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발레 ‘춘향’을 선보인다. 아름다운 한국 고전을 서양의 발레에 담아낸 이 작품은 기획 단계부터 세계무대를 염두에 두고 제작했으며, 국내외 유수 평단으로부터 ‘동서양 문화의 훌륭한 조화’라는 찬사를 받았다.

발레 ‘춘향’은 2007년 세계 초연과 2009년 재연 및 2014년·2018년 해외투어를 통해 일찌감치 예술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수정과 보완작업을 이어왔는데 2014년에는 안무, 음악, 무대, 의상 등 전면에 걸친 대대적인 개정작업으로 전작과 완연히 다른 모습의 새로운 ‘춘향’을 탄생시켰다.

개정작은 그동안 다양한 작품을 통해 뛰어난 역량을 보여준 유병헌 예술감독이 안무와 음악까지 도맡았다. 여기에 오페라, 연극,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 중인 무대미술가 임일진과 영상 디자이너 장수호, 그리고 한복을 세계에 알리고 있는 패션 디자이너 이정우가 창작진으로 참여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이 오는 3월 18~20일 국립극장에서 발레 ‘춘향’을 공연한다. 사진은 ‘이별 파드되’ 장면. Ⓒ유니버설발레단


유병헌 예술감독은 초연 안무를 맡았던 배정혜 현 리틀엔젤스 상임안무가의 바통을 이어받았는데, 전작이 한국 전통미를 강조했다면 개정작은 발레 본연의 정체성과 함께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통해 균형감을 살렸다.

음악 역시 순수 창작곡 대신 클래식 음악으로 과감히 교체했다. 유병헌 예술감독은 차이콥스키의 숨겨진 명곡을 직접 선곡하고 편곡자의 세심한 손길을 더해 ‘춘향’의 장면들이 더 드라마틱하고 극적으로 눈앞에 펼쳐지게 만들었다. 이렇게 새롭게 변신한 발레 ‘춘향’은 한국형 창작품의 콤플렉스를 과감히 떨쳐내고 K발레의 중심에 서는 명작으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의 백미는 춘향과 몽룡의 ‘초야 파드되(긴장과 설렘)-이별 파드되(슬픔과 절망)-해후 파드되(기쁨과 환희)’로 이어지는 세 가지 유형의 2인무다. 두 남녀의 다양한 감정 변주와 고난도 테크닉을 더한 춤은 서사적 멜로에 몰입감과 입체감을 높인다. 또한 발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군무의 참맛도 느낄 수 있다. 특히 1막 후반부에 등장하는 이별 장면 속 장엄하고 화려한 여성 군무와 2막 장원급제와 어사출두 장면에서 등장하는 강렬하고 역동적인 남성 군무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일품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이 오는 3월 18~20일 국립극장에서 발레 ‘춘향’을 공연한다. 사진은 ‘해후 파드되’ 장면. Ⓒ유니버설발레단


이번 공연에서는 팬들이 간절히 원해온 수석무용수 강미선과 드미 솔리스트 임선우가 컴백 무대를 선보인다. 골라보는 재미도 있다. 춘향과 몽룡 역에 부부 케미를 앞세운 ‘강미선-콘스탄틴 노보셀로프’와 ‘손유희-이현준’을 중심으로 고도의 테크닉과 섬세한 연기가 강점인 ‘홍향기-이동탁’, 화려한 비주얼과 연기로 사랑받는 ‘한상이-강민우’가 새로운 주역 커플로 팬심 공략에 나선다.

문훈숙 단장은 K콘텐츠의 저력을 체감하는 요즘 예술인으로서 감회가 새롭다고 말한다. 그는 ”발레 ‘춘향’은 팀워크의 산물입니다. 고전과 현대의 밸런스를 잘 맞추는 동시에 안무, 음악, 의상, 무대까지 전체적인 조화가 중요하죠. 그러한 맥락에서 ‘춘향’은 좋은 창작진과 무용수들의 각고의 노력과 관객의 사랑으로 탄생한 귀한 결실이다. 발레단의 역사와 자랑인 ‘춘향’을 국립극장과 함께 올리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문 단장은 ”춘향은 강단과 신념으로 불의에 항거하고 사랑을 지켜낸 진취적 여성이다. 춘향과 몽룡의 굳건한 사랑은 우리에게 많은 귀감이 될 것이다. 예술의 깊이와 외연은 물론 교훈성까지 갖춘 발레 ‘춘향’을 함께 즐겨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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