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핀란드 출신의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는 1996년 출생했다. 올해 26세다. 그는 세련된 감각과 날카로운 통찰력, 개방적이고 열정적인 리더십을 앞세워 지휘자가 받을 수 있는 수식어를 모두 얻으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오슬로 필, 파리 오케스트라,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 등 유럽 주요 오케스트라의 수장으로 잇따라 발탁됐다.
메켈레는 음악가 집안 출신이다. 아버지는 첼리스트, 어머니는 피아니스트며 할아버지는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연주했다. 첫 악기는 첼로였지만 열두 살 때 핀란드 국립 오페라에서 합창단원으로 노래하면서 지휘에 빠져들었다. 시벨리우스 음악원에서 지휘와 첼로를 전공했다. 핀란드 출신의 명지휘자들을 대부분 길러낸 요르마 파눌라가 그의 스승이다. 현재 서울시향 지휘자인 오스모 벤스케와 KBS교향악단의 피에타리 잉키넨 역시 모두 파눌라의 제자다.
20대에 이미 지휘의 거장들을 능가하는 비상함으로 이 시대 가장 핫한 지휘자에 오른 메켈레가 오는 10월 12일(수)과 13일(목) 파리 오케스트라와 함께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무대를 갖는다.
이번 공연은 현재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며 정상급 지휘자의 반열에 올라 변화하는 시대에 새로운 지휘자상을 제시해 나가고 있는 클라우스 메켈레와 코로나로 인해 두 차례나 내한이 미루어져 아쉬움을 남겼던 파리 오케스트라가 함께해 더욱 기대를 모은다. 특히 가까운 일본에서는 몇 차례 공연한 바 있지만,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메켈레를 직접 볼 수 없어서 큰 아쉬움을 갖고 있었던 클래식 팬들은 벌써부터 그의 탁월한 솜씨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이번 무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2021년 파리 오케스트라는 다니엘 하딩의 뒤를 잇는 새로운 음악감독으로 메켈레를 선임했다. 2019년 객원 지휘자로 호흡을 맞춘 후 얼마 되지 않아 내린 결정이다. 2016년 다니엘 하딩을 음악감독으로 세웠을 때도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1996년생의 마에스트로를 수장으로 맞이하겠다는 파리 오케스트라의 결정은 파격적이었다.
이러한 깜짝 선택은 파리 오케스트라만의 판단은 아니었다. 핀란드의 오슬로 필하모닉 역시 파리 오케스트라보다 먼저 2020년 메켈레를 새 음악감독으로 임명했다. 이처럼 메켈레가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의 수장으로 발탁되는 가운데 지난 6월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역시 그를 음악감독으로 임명했다. RCO는 영국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선정한 세계 오케스트라 순위에서 1위에 꼽힌 바 있는 명문악단이다.
특히 7대 상임지휘자 다니엘레 가티 이후 음악감독의 공석기간이 4년 이상이었기 때문에 RCO가 메켈레에 대해 갖는 무한한 기대와 신뢰를 짐작할 수 있다. 메켈레는 31세가 되는 2027년부터 RCO의 제8대 수석지휘자로 활동하고 ‘예술적 파트너’라는 직함으로 매년 악단을 5주 이상 지휘하며, 다양한 레퍼토리를 통해 악단과 호흡을 맞추어 간다.
오는 10월 메켈레와 파리 오케스트라는 프랑스 색채가 가득한 드뷔시, 라벨부터 파격적인 열정을 지닌 스트라빈스키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12일에는 드뷔시의 ‘바다’를 비롯해 라벨의 ‘볼레로’,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1947년 버전) 등 악단의 풍성한 음색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화려한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13일에는 전날과 동일하게 드뷔시 ‘바다’에 이어 스트라빈스키의 ‘불새’를 들려주고, 뮌헨 출신의 신예로 열정적인 피아니즘을 선보이는 알리스 사라 오트가 함께 내한해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사장조’를 함께 연주한다.
관객들은 화려함과 임팩트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음악의 내면을 이끌어내는 메켈레의 지휘를 통해 빚어지는 환상의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클라우스 메켈레 & 파리 오케스트라 티켓 가격은 R석 32만원, S석 25만원, A석 18만원, B석 12만원, C석 6만원이다. 티켓오픈은 롯데콘서트홀 빈야드 회원 대상은 7월 21일(목) 오후 2시, 일반회원 대상은 7월 22일(금) 오후 2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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