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수 ‘라흐마니노프의 회화적 연습곡 17곡’ 터치...한무대에서 전곡 감상 굿찬스
11월28일 롯데콘서트홀 리사이틀
고도의 테크닉·음악적 능력 선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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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31 09:37 | 최종 수정 2023.10.3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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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임윤찬의 스승’으로 잘 알려진 피아니스트 손민수는 깊이가 남다른 음악성으로 독자적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사려 깊은 상상력과 시적인 연주” “음악 안에서 삶을 창조하고 청중을 사로잡으며 음악으로 보답하는 예술가” 등 미국 뉴욕타임스와 보스톤 글로브가 이야기한 손민수의 모습은 시간이 갈수록 우리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그는 도전의 피아니스트다. 2017년부터 5년간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전곡(32곡) 연주와 음반 녹음·발매에 나섰다. 이어 2022년에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전곡(12곡) 연주에 집중하는 시간을 보냈고 이제 다음 여정을 향해 나아간다. 올해는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1873~1943)의 화려한 테크닉을 요하며 고도의 예술성을 보이는 ‘회화적 연습곡(Études-Tableaux)’ 전곡 연주에 몰두한다. 제목을 프랑스어 ‘연습곡(Étude)’과 ‘장면·그림(tableaux)’이라는 뜻의 두 개의 단어를 조합해 만들었다.
회화적 연습곡의 개별 작품들은 때때로 공연장에서 들을 수 있지만 전곡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음반 역시 많은 피아니스트들이 녹음해왔으나 두 권의 작품을 모두 연주한 연주자 역시 많지 않다. 이번 연주는 특별히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 그리고 서거 80년을 맞아 명곡 피아노 작품을 세상에 배출한 작곡가를 기념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라흐마니노프의 회화적 연습곡 두 권 ‘Op.33’과 ‘Op.39’는 단순한 연습곡이 아닌 고도의 테크닉과 음악적 능력, 여기에 시적인 감성까지 요구하는 작품이다. 총 17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의 작품들은 뚜렷한 개성과 감성적인 특징을 품고 있다. 이런 면에 있어서 손민수가 지난해 연주했던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과 닮은꼴이다. 단순한 교육용 곡이 아닌 기교 그 자체를 예술로 빚어내 리스트 작품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라흐마니노프의 회화적 연습곡 연주 역시 ‘연습곡’이라기보다는 피아노로 표현할 수 있는 고난이도의 기교와 개성, 그리고 회화적 감성까지 담고 있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곡 중에서도 중요한 위치에 있는 작품이다.
Op.33은 1911년에 썼으며 그의 전 작품 Op.32의 전주곡에 영향을 받았다. Op.39는 1916년과 1917년 사이에 쓴 곡으로 사실상 라흐마니노프가 러시아를 떠나기 전 거의 마지막으로 쓴 작품으로 더욱 성숙한 음악적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총 17개(각 8개, 9개)의 곡으로 구성된 회화적 연습곡 전곡을 비르투오소 손민수만의 깊은 상상력과 지적인 연주로 또 한번 관객들과 깊은 교감을 예견한다.
회화적 연습곡 Op.33과 Op.39에 앞서 ‘프렐류드 올림c단조(Op.3 No.2)’도 연주한다.
손민수는 3세에 피아노를 시작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김대진 교수를 사사한 후 18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러셀 셔먼과 변화경 교수에게 오랜 가르침을 받았다. 이후 부조니, 클리블랜드, 루빈스타인, 호넨스, 힐튼헤드 등 저명한 국제 콩쿠르에서 연이어 수상했다. 미시간 주립대를 거쳐 2015년부터 모교인 한예종 교수를 지냈다. 올 가을학기부터 미국 보스톤 뉴잉글랜드콘서바토리에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손민수 피아노 리사이틀 ‘라흐마니노프 회화적 연습곡’은 11월 28일(화) 오후 8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준비되어 있으며 롯데콘서트홀과 인터파크티켓서 예매 가능하다. 동일한 레퍼토리로 11월 23일(목)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 12월 2일(토) 대구콘서트하우스, 12월 3일(일) 광주예술의전당에서도 무대가 이어진다.
/kim67@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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