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임윤찬 이어 스승 손민수의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10월16일 서울 예술의전당 등 8곳서 전국투어
단순 기교가 아닌 '다시 음악으로의 귀환' 선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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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4 17:02 | 최종 수정 2022.10.3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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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손민수는 깊이가 남다른 음악성으로 독자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해온 피아니스트다. ‘사려 깊은 상상력과 시적인 연주’ ‘음악 안에서 삶을 창조하고 청중을 사로잡으며 음악으로 보답하는 예술가’ 미국 뉴욕타임스와 보스톤 글로브가 극찬한 손민수의 모습은 시간이 갈수록 우리에게 더욱 깊숙이 들어오는 듯하다.
손민수는 지난 2017년부터 5년간 혼신을 담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32곡) 연주와 녹음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고 이제 다음 여정을 향해 나아간다. 또 한 번의 도전은 프란츠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전곡 연주’.
손민수는 “음악적으로 크고 작은 산을 오르내리며 오랜 시간 동경해 온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은 큰 산을 용기 내어 오르고 싶다”고 말한다. ‘Transcendental(초절기교)’이라는 타이틀로 전국 8곳에서 진행하는 이번 투어가 그에게는 가장 순수한 음악의 깊이로 들어가는 여정일 것이다. 서울 공연은 오는 10월 16일(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은 그의 오랜 스승인 피아니스트 러셀 셔먼을 상징하는 프로그램이자 손민수를 통해 이 작품을 전수받은 제자 임윤찬의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 압도적 우승에 힘을 보탠 작품으로 진정한 오리지널리티를 만날 수 있는 무대를 기대하게 한다.
초절기교 연습곡은 단순한 교육용 곡이 아닌 기교 그 자체를 예술로 빚어내어 리스트의 작품에서도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열두 개의 곡이 하나의 대서사시로 이어져 리스트 인생 전체에 걸쳐 작곡됐다.
리스트의 음악적 동료이자 친구였던 슈만은 “이 작품을 그대로 재현해 낼 수 있는 사람은 리스트 그 자신뿐일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극악의 난이도로 유명하다. 피아노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테크닉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초절기교 연습곡 연주는 단순히 어려운 테크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기교를 뛰어 넘어 다시 음악으로 돌아오는 과정이라는 손민수의 음악에 대한 철학이 구현되는 무대가 될 것이다.
또한 서울, 대구, 제주, 고양, 광주에서 초절기교 전곡에 앞서 연주되는 여섯 곡의 콘솔레이션(Consolation)은 지금 이 순간 전쟁의 비극 속에서 상처받은 모든 이를 위해서 그가 직접 선택한 시대의 위로가 될 것이다.
/kim67@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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