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곡→소나타→방랑자환상곡...이효주 ‘슈베르트의 시간’ 거꾸로 연주한다

‘올 슈베르트’ 프로그램으로 리사이틀
가곡적 요소 극대화한 피아니즘 선사

민은기 기자 승인 2023.02.01 17:31 의견 0
피아니스트 이효주가 오는 2월 22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슈베르트의 밤(Schubert’s Nacht)’이라는 타이틀로 독주회를 연다. ⓒ목프로덕션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슈베르트에게 있어 죽음의 문턱과도 같았던 시기에 만든 ‘다단조의 즉흥곡’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에 앞선 찬란했던 순간에 작곡한 ‘소나타 D.784’, 그리고 ‘다장조의 방랑자 환상곡’으로 마무리하며 그의 삶을 회고할 추억 여행을 떠납니다. 이를 통해 어려운 시기를 보냈던 분들께 새로이 시작해보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드리고 싶어요.”

제네바 국제 콩쿠르 준우승, 에피날 국제 콩쿠르 2위 등 독보적인 수상 경력뿐 아니라 자신만의 신념으로 단단히 구축한 음악적 행보를 보여주는 피아니스트 이효주가 오는 2월 22일(수)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관객을 만난다. 공연 타이틀은 ‘슈베르트의 밤(Schubert’s Nacht)’이다.

그는 지난해 개최한 독주회 ‘두 명의 파리지앵’에서 쇼팽의 왈츠 전곡과 드뷔시 작품을 통해 두 작곡가의 스토리를 담아낸 섬세한 음악적 표현으로 호평 받았다. 이번에는 낭만주의 음악의 개척자인 슈베르트의 곡만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효주는 탁월한 실력의 솔리스트인 동시에 앙상블 활동, 그리고 후학 양성에 나서며 교육자로서도 활발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는 ‘트리오 제이드’ 멤버로서 한국인 최초로 슈베르트 국제 실내악 콩쿠르에서 1위없는 3위를 거머쥔 바 있다.

피아니스트 이효주가 오는 2월 22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슈베르트의 밤(Schubert’s Nacht)’이라는 타이틀로 독주회를 연다. ⓒ목프로덕션 제공


로맨틱 피아니즘에 대한 그의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는 이번 리사이틀에서도 슈베르트의 대표적인 피아노 곡들을 꺼내 들었다. 서정적인 선율, 다양한 화성 활용과 더불어 성악적 요소를 기악곡에 사용해 독창적인 색채감을 나타낸 슈베르트는 방대한 양의 작품을 남겼지만 특히 피아노 작품에서 진가를 발견할 수 있다. 특유의 서정성으로 표현되는 멜로딕한 면모가 피아노와 만나 가곡적 요소에 대한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때문에 관객에게 더욱 깊숙이 와닿는 연주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슈베르트의 작곡 시기상 역순으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슈베르트가 숨을 거두기 1년 전인 1827년 작곡한 ‘즉흥곡 D.899’로 포문을 연다. 이 시기는 슈베르트의 병환과 우울이 악화되며 ‘겨울나그네’를 작곡하던 시기와 맞물린다.

2부에서는 고전적 형식 위에 자신만의 음악 어법을 얹어 독창성을 확립한 ‘피아노 소나타 D.784’와 슈베르트의 피아노 작품 중 가장 큰 규모에 속하는 ‘방랑자 환상곡’을 연주한다. 1823년 작곡된 소나타와 함께 1822년 작곡된 방랑자 환상곡으로 마무리하며, 각 작품에서 나타나는 작곡가의 상황적 연관성을 상상하는 것이 감상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방랑자 환상곡은 고난도의 기교와 진보적 구조로 구성돼 피아노로 가능한 표현 범위를 최대로 확장시킨 작품으로, 이번 연주의 피날레로서 더욱 기대해 볼 수 있다.

예매는 예술의전당과 인터파크 티켓에서 전석 4만원에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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