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라하는 21개 교향악단 출연...‘오케스트라의 뉴 노멀’ 연주한다

‘한화와 함께하는 2021 교향악축제’ 3월30일~4월22일 예술의전당 개최

민은기 기자 승인 2021.03.01 19:03 | 최종 수정 2021.03.01 19:09 의견 0
‘한화와 함께하는 2021 교향악축제’가 오는 3월 30일부터 4월 22일까지 총 21회 일정으로 열린다. 지난해 8월 1일 ‘한화와 함께하는 2020 교향악축제, 스페셜’에서 줄리안 코바체프의 지휘로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과 협연하고 있다.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대한민국 21개 교향악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침체된 우리 클래식 음악계에 희망의 불씨를 지핀다. 특히 올해는 ‘뉴 노멀’이라는 키워드 아래 코로나를 겪으며 변화한 우리 음악계의 모습과 앞으로의 모습을 점쳐본다.

예술의전당은 오는 3월 30일(화)부터 4월 22일(목)까지 총 21회 일정으로 ‘한화와 함께하는 2021 교향악축제’를 콘서트홀에서 개최한다.

올해로 33번째 열리는 이번 관현악축제는 2012년 제21회 이후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모처럼 장기간 일정으로 꾸미는 만큼 국내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가 모두 출연한다.

● 21개 교향악단 출격 준비 완료

감염병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는 관현악단 음악회에도 많은 제약을 가져왔다. 악기 편성을 축소한 소편성의 곡들과 새로 편곡을 한 작품들이 주로 연주됐다.

이번 교향악축제에는 이러한 변화 모습을 확인하는 한편 코로나 이후의 양상도 엿볼 수 있도록, 음악계 정상화를 염원하는 비전을 담아 큰 편성의 대곡과 20세기 이후 현대 작곡가 작품까지 무대에 오른다. 명실상부 새로운 음악회의 표준(뉴 노멀)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향악축제의 의미를 돌아보는 포럼과 로비 및 야외 연주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준비 중에 있다. 다른 날짜의 협연자들이 음악회에 앞서 릴레이로 작품과 작곡가를 소개하는 ‘릴레이 렉처’도 재미를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야외광장·온라인·라디오 3원 생중계도 예정되어 있어 클래식 음악의 문턱을 낮추고 언택트 시대 콘서트의 모범을 선보인다.

예술의전당은 2022년도 교향악축제를 위한 신예 작곡가의 관현악곡 공모도 계획해 축제 분위기 조성에 기여하고 내년 축제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시킨다는 복안이다. 올해에는 여러 교향악단의 음악감독이 공석이기도 한 상황에서 어렵게 성사된 축제인 만큼 각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교향악단이 총출동해 음악회에 대한 관객의 갈증을 해소하고 또한 위기 이후의 우리 음악계를 그려 보일 것이다”라고 의지를 밝혔다. 입장권은 1만~5만원이며 할인 문의와 예매는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콜센터, 인터파크에서 가능하다.

● 윤이상의 ‘체임버 심포니’·김택수의 ‘짠!’ 등 현대음악도 연주

‘한화와 함께하는 2021 교향악축제’가 오는 3월 30일부터 4월 22일까지 총 21회 일정으로 열린다.


당연했던 것이 당연하지 않은 시대, 우리 음악계를 삼킨 난관을 짚어 보고 전진을 위한 음악적 고민을 교향악축제에 담았다. 하이든부터 윤이상과 김택수, 바로크에서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음악사의 전 시대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이번 축제를 수놓는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로 인기를 누렸거나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소편성 곡들과 꽉 찬 음향으로 객석을 압도하는 대편성 관현악곡들이 어우러져 보다 다양하고 풍성해질 우리 음악계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한다. 유행처럼 반복되던 기존 관현악 레퍼토리를 탈피해 극과 극을 체험할 수 있는 이번 교향악축제는 코로나를 이겨내고 있는 각 오케스트라만의 개성을 느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창원시향과 대구시향은 닐센 교향곡 제4번 ‘불멸’과 말러 교향곡 제1번 ‘거인’을 통해 희망찬 미래에 대한 의지를 노래한다. 부천필하모닉과 강남심포니는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제2번을 연주해 지친 현재의 상황을 위로하며 비교 감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서울시향과 부산시향은 각각 윤이상의 체임버 심포니, 김택수의 ‘짠!’으로 현대음악을 소개한다. 이외에도 모차르트부터 쇼스타코비치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 공연장뿐만 아니라 온라인 생중계·야외광장 모니터·라디오 3원 생중계

올해 교향악축제는 3원 생중계를 통해 콘서트홀의 물리적 경계를 뛰어넘는다. 교향악축제의 모든 공연이 네이버 공연 라이브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며, 이 영상은 예술의전당 신세계야외스퀘어 무대에서 400인치 대형 모니터로도 실시간 감상 가능하다. 동시간대에 KBS Classic FM을 통해서도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축제를 즐길 수 있어 관람의 장벽이 대폭 낮아진다.

코로나 여파로 띄어앉기가 일반화된 요즘 객석 규모의 제약을 극복하고 시민들의 문화생활도 지원하는 묘수가 바로 3원 생중계다. 이렇게 다차원의 감상기회를 제공하는 음악축제는 세계에서 교향악축제가 유일하다.

● 베테랑과 젊은 거장들이 수놓을 포디엄 관심 집중

음악계를 대표하는 지휘자들이 펼치는 올해 최대 규모의 음악 경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륜과 깊이감으로 무장한 국내 중견 지휘자들이 나서는 성남시향(금난새), 창원시향(김대진), 부천필하모닉(장윤성), 춘천시향(이종진), 경북도립(백진현), 강남심포니(여자경), 포항시향(임헌정) 등이 무대에 선다.

30~40대 국내 대표 젊은 지휘자들이 상임으로 있는 과천시향(서진), 인천시향(이병욱), 진주시향(정인혁), 부산시향(최수열), 수원시향(최희준), 군포 프라임필(박준성), 원주시향(김광현), 광주시향(홍석원), KBS교향악단(차웅), 그리고 외국인 지휘자가 이끄는 대구시향(줄리안 코바체프), 서울시향(오스모 벤스케), 코리안심포니(다비드 레일랑), 대전시향(제임스 저드), 경기필하모닉(마시모 자네티)까지 다채로운 개성이 채울 포디엄에 눈길이 모인다.

● 음악회 빛내줄 올스타급 협연진 두근두근

교향악축제를 수놓는 주인공은 단연 협연진이다. 올해는 건반악기의 대두가 눈에 띈다.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들이 무대를 빛낼 예정인데, 해외를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윤홍천, 김다솔, 손정범, 신창용, 문지영을 비롯해 떠오르는 신예 임윤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손민수와 이진상, 경희대의 김태형, 중앙대의 박진우 교수까지 실력파 협연진을 자랑한다. 또한 교향악축제 최초로 하프시코드 협주곡을 연주할 안종도에 대한 기대도 예사롭지 않다.

이 외에도 신시내티 교향악단 부수석을 역임한 플루티스트 최나경, 2011 차이콥스키 우승자인 소프라노 서선영, 서울시향 수석을 역임한 클라리네티스트 채재일, 2012 퀸엘리자베스 4위에 입상한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 에스메 콰르텟의 리더로 활동하는 바이올리니스트 배원희,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첼리스트 김민지가 출연한다.

또 2015 시벨리우스 콩쿠르 우승자인 크리스텔 리와 2015 차이콥스키 콩쿠르 최연소 입상자인 첼리스트 요나단 루제만, 연세대 교수로 재직 중인 첼리스트 양성원, 2011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인 소프라노 홍혜란, 노부스 콰르텟의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 베를린방송교향악단의 수석 바수니스트 유성권 등 내로라하는 국내외 협연진을 한자리에 모두 모았다.

● 33회째 맞아 더욱 삼삼해진 무대

교향악축제는 1989년 시작돼 해를 거듭하며 다수의 교향악단들이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세계 유일의 음악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시아 최고·최대의 클래식 음악 축제’라는 명성을 얻으며 역사를 이어온 교향악축제는 2020년까지 539개 교향악단(중복 포함)의 참여 기록을 증명한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31회로 최다 참여했으며 수원시립교향악단, KBS교향악단이 30회와 29회로 뒤를 잇는다. 최다 출연 지휘자는 현재 포항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활동 중인 임헌정(22회), 최다 출연 협연자는 거장을 길러내는 거장으로 유명한 한국 바이올리니스트의 대모 김남윤(15회)이다.

● 문화예술 후원 역사를 새로 쓰는 키다리 아저씨, 한화

2020년에 코로나로 취소될 뻔 한 교향악축제를 8월로 옮겨 명맥을 이으며 지난해 최고의 클래식 행사로 기록되도록 한 주인공이 바로 한화다.

한화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교향악축제를 지원하며 22년간 단일 행사를 단독 후원하는 역사를 쓰게 됐다. 2000년부터 이어져 온 한화와의 인연은 클래식 장르 단일 부문 대한민국 최장기이자 최대 금액 후원사례로 꼽힌다.

한화의 교향악축제 후원은 국내 지방 교향악단과 중견 연주자, 차세대 유망주에게 공연 기회를 제공하고 일반 관람객들은 부담 없는 가격에 명품 음악회를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이루어진 만큼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2011년 한국 메세나 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한화는 기업 메세나 활동의 모범을 확립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eunki@classicbiz.kr

저작권자 ⓒ ClassicBiz,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