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찾아온 아리수가곡제...성악가 12명 새해 새희망 노래한다

1월22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공연
신작·옛가곡 절반씩 구성해 감동 선사

민은기 기자 승인 2021.12.27 11:02 | 최종 수정 2021.12.27 14:01 의견 0
톱 클래스 성악가 12명이 ‘제11회 아리수가곡제’ 무대에 선다. 윗줄 왼쪽부터 임청화, 정선화, 정혜욱, 김정연, 김성혜, 양송미. 아랫줄 왼쪽부터 이현, 이정원, 하만택, 김승철, 송기창, 이동환. Ⓒ아리수사랑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톱 클래스 성악가 12명이 코로나로 잠시 멈췄던 ‘아리수가곡제’를 다시 활짝 연다. 임청화, 정선화, 정혜욱, 김정연, 김성혜, 양송미, 이현, 이정원, 하만택, 김승철, 송기창, 이동환 등 우리 가곡의 별들이 아름다운 한국가곡으로 2022년 새해 새희망을 노래한다.

한국가곡 전문 인터넷카페 ‘아리수사랑’은 내년 1월 22일(토) 오후 6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코로나 극복을 위한 제11회 아리수가곡제를 연다. 2년 만에 재개되는 공연인 만큼 ‘감동 더블’을 예고하고 있다.

개최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2020년 10회 가곡제를 공연한 뒤 2021년 11회 가곡제가 열려야 했지만 아쉽게도 코로나 때문에 무대에 올리지 못했다. 2022년에도 역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이 멈칫하면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어 상황이 녹록지 않다. 해마다 1월이면 우리 가곡으로 신년을 맞이했던 기쁨의 축제를 10년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았는데, 또 스톱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졌다.

이런 때에 응원이 쏟아졌다. 한국가곡 애호가들로부터 ‘내년 가곡제는 개최하느냐’는 질문과 동시에, ‘누가 출연하느냐’ ‘어떤 연주자가 출연하면 좋겠다’는 기대와 희망이 SNS를 타고 날아왔다. 성악가들 사이에서도 가곡제를 열었으면 좋겠다는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그래서 결단을 내렸다. 아리수사랑 김정주 대표는 “이번 열한번째 가곡제는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멋지게 한번 열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금 같은 거리두기 좌석으로 공연을 할 경우 마이너스 적자는 나겠지만, 한국가곡 부흥을 염원하는 팬들과 연주자들의 간절함을 모른 척 할 수는 없었다. 시인과 작곡가들 또한 큰 힘과 용기를 전해줘 가곡제를 열게 됐다.

기대에 보답하고자 알찬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신작가곡과 잘 알려진 옛가곡을 절반씩 선곡했다. 해마다 수없이 발표되는 신작가곡 중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는 곡을 선보여 한국가곡 살리기에 힘을 보태고자 하는 뜻을 담았다.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시인과 작곡가의 작품을 우선으로 골랐다. 철학적인 내용의 곡(김현옥의 ‘나는 누구인가’), 재즈풍의 신작(한성훈의 ‘아모도’), 현대적 감각의 선율 또는 리듬을 차용한 노래(박영란 ‘사랑을 찾아서’) 등을 골고루 섞어 한국가곡의 다양한 변화와 흐름을 살펴본다.

또한 곡의 특징과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가야금과 알토색소폰이 협연하는 곡을 선보임으로써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반주는 성악곡의 분위기를 가장 섬세하게 잘 표현해 낼 수 있는 피아노 반주로 진행되며, 최고의 피아니스트 이영민과 백설을 초대했다. 이번 음악회 기획·진행은 아리수사랑 김정주 대표가 맡는다.

제11회 아리수가곡제가 새해 1월 22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다. 왼쪽부터 이영민(피아노), 백설(피아노), 이리진(가야금), 한기원(알토색소폰), 김정주(기획·진행) Ⓒ아리수사랑


12명의 성악가 모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클래식 스타들이다. K클래식 전도사로 통하는 소프라노 임청화는 신작가곡 ‘사랑 너머’(조영황 시·김성희 곡)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노래 중 하나인 ‘그리운 금강산’(한상억 시·최영섭 곡)을 부른다. ‘사랑 너머’는 이리진의 가야금이 협연한다.

60~70년대 집안 벽에 붙어 있던 러시아 시인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김효근 역·김효근 곡)를 소프라노 정선화가 연주한다. 팬데믹 위기 속에서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면서도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응원송이다.

정혜욱은 ‘무곡’(김연준 시·곡)을 들려준다. “어여쁜 소녀들 색동옷 입었네 / 꽃과 같이 예쁜 그림을 그리네 / 돌다가 멈추고 뛰다가 서면은 / 오색의 무늬 눈 앞에 황홀해 / 꽃과 같이 예쁜 소녀들이 뛰네” 아직 봄은 멀었지만 마음속 봄은 이미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이어 소프라노 김정연은 ‘연리지 사랑’(서영순 시·이안삼 곡)과 ‘꽃구름 속에’(박두진 시·이흥렬 곡)를, 소프라노 김성혜는 '고향'(정지용 시·채동선 곡) ‘매화연가’(황여정 시·이안삼 곡) ‘수선화’(김동명 시·김동진 곡)를 부른다. 1월인데도 광화문 한복판에 복사꽃, 살구꽃, 매화, 수선화가 꽃망울을 터뜨린다.

메조소프라노 양송미는 ‘동백’(김성춘 시·정애련 곡)과 ‘비목’(한명희 시·장일남 곡)을 선사한다. “흩지도 못하나니 / 가련하여 그 자리로 / 툭 뚝 떨구는 꽃송이 / 정인의 심장에 죽어 멍들다” 소설 ‘태백산맥’의 배경이 되었던 벌교 ‘보성여관’ 매니저로 오랫동안 일하면서 우리 가곡을 작사하고 부르던 김성춘 시인의 ‘동백’은 그의 고향사랑이 짙게 배어있는 곡이다.

스리 테너의 환상적 무대는 늘 설렌다. 이현은 ‘마중’(허림 시·윤학준 곡)을, 이정원은 ‘수락산 연가’(이명숙 시·임긍수 곡)와 ‘산노을’(유경환 시·박판길 곡)을, 그리고 하만택은 ‘아무도(島)’(이순희 시·한성훈 곡) ‘나는 누구인가’(숲바람 시·김현옥 곡) ‘그리운 사람아(임승천 시·박경규 곡)를 연주한다. ‘아무도’에서는 한기원의 알토 색소폰 연주를 곁들인다.

3명의 바리톤이 선사하는 저음 퍼레이드 역시 기대된다. 김승철은 ‘남겨진 바다’(공혜경 시·김광자 곡)와 ‘명태’(양명문 시·변훈 곡)를, 송기창은 ‘사랑을 찾아서’(박수진 시·박영란 곡)와 ‘벼룩시장’(구준모 시·정덕기 곡)을, 이동환은 ‘외딴 생각’(한상완 시·김진우 곡)과 ‘산아’(신흥철 시·신동수 곡)를 들려준다.

남녀·남남의 이중창은 또다른 선물이다. 임청화와 이현은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문효치 시·이안삼 곡)를, 정선화와 송기창은 ‘아리수 사랑’(신달자 시·이안삼 곡)을, 정혜욱과 이정원은 ‘그리워 그리워’(이서구 시·현제명 곡)를, 이현과 이동환은 ‘향수’(정지용 시·김희갑 곡)를 부른다. ‘그리워 그리워’는 현제명의 오페라 ‘춘향전’에 나오는 곡이다.

그리고 정선화·정혜욱·이정원·송기창은 사중창으로 ‘내 맘의 강물’(이수인 시·곡)을, 출연자 12명 모두는 합창으로 ‘고향의 노래’(김재호 시·이수인 곡)를 부른다. 지난 8월 별세한 이수인 작곡가를 추모하는 마음을 담았다.

티켓은 5만~7만원(아리수사랑 회원은 3만~4만원)이며 세종문화회관티켓과 아리수사랑 카페에서 예매할 수 있다.

/eunki@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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