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장면 상징하는 이미지 영상 활용...‘현재옷 입은 2시간짜리 파우스트’ 온다

이든 지휘·이범로 연출 7월22일 오페라 콘서트
박승주·고경일·장혜지 등 ‘라이징 스타들’ 출연

민은기 기자 승인 2022.07.02 09:40 의견 0
테너 박승주·베이스 고경일·소프라노 장혜지(왼쪽부터)가 오는 7월 22일 오페라 콘서트 ‘파우스트’에 출연한다. Ⓒ메이지 프로덕션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는 무려 60년에 걸쳐 ‘파우스트(Faust)’를 완성했다. 독일 문학의 최고봉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많은 영감을 주는 이 보물창고에 여러 작곡가들이 군침을 흘렸고, 최후의 승자는 프랑스의 샤를 구노(1818~1893)였다. 그가 만든 ‘파우스트’는 희곡만큼이나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오페라에 등극했다.

메이지 프로덕션(MAGE Production)은 오는 7월 22일(금)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콘서트 오페라 ‘파우스트’를 공연한다. 엄청난 무대세트와 의상이 동원되는 정식 오페라가 아니라 심플한 연주회 형식으로 진행된다. 어설프게 만든 오페라보다는 오롯이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달콤한 유혹(Sweet Temptation)’을 테마로 꾸며질 이번 콘서트 오페라에는 해외에서 잇단 러브콜을 받는 실력파들이 대거 나온다. 국내 무대에서 자주 보지 못했던 성악가들이라 더 반갑다. 세계 톱클래스로 통하는 이들의 활약을 ‘직관’할 수 있는 굿찬스다.

세계 최고 권위의 ‘브장송 콩쿠르’에서 수상한 지휘자 이든이 오는 7월 22일 오페라 콘서트 ‘파우스트’를 지휘한다. Ⓒ메이지 프로덕션


우선 포디움에는 지휘자 이든이 선다. 그는 지난해 가장 권위 있는 지휘 콩쿠르 중 하나인 ‘브장송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최종 결승 3인에 올랐다. 창설 70년 만에 처음으로 1위(그랑프리)를 선정하지 않은 채 세 명 모두에게 특별상을 수여했다. 이든은 프라임필하모닉·메트오페라합창단과 호흡을 맞춰 풍성한 선율을 선사한다.

테너 박승주는 파우스트 역을 맡는다. 캐나다 몬트리올 국제 콩쿠르, 노르웨이 퀸소냐 국제 콩쿠르, 이탈리아 알카모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라이징 스타’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2019/20 시즌 ‘린데만 영 아티스트 프로그램’에 발탁돼 2019년 메트에 데뷔했다.

베이스 고경일은 메피스토펠레로 변신한다. 덴마크 왕립 오페라단 270여 년 역사상 첫 동양인 주역이자 종신 단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소프라노 장혜지는 마르그리트 역으로 출연한다. 도밍고 오페랄리아 사르수엘라(노래·대사·춤이 혼합된 스페인 고유의 오페라) 부문에서 우승했다. 이 밖에도 바리톤 김태일과 카운터테너 정시만이 힘을 보탠다.

구노의 ‘파우스트’에는 ‘보석의 노래’ ‘꽃의 노래’ ‘투레의 왕’ ‘병사의 합창’ 등 아름다운 아리아가 넘친다. 또한 발레음악 ‘발푸르기스의 밤’ 등도 빼놓을 수 없다. 박승주, 고경일, 장혜지 등이 펼칠 환상 무대가 벌써 눈앞에 선하다.

이범로 연출은 오는 7월 22일 오페라 콘서트 ‘파우스트’에서 각 장면을 상징하는 이미지 영상을 활용하는 현대적 연출을 선보인다. Ⓒ메이지 프로덕션


연출은 이범로가 맡는다. 2016 국립오페라단 로시니 ‘세비야의 이발사’를 연출해 문화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그는 정식 오페라에 비해 빈약해 보이는 무대를 커버하기 위해 묘안을 짜냈다. 각 장면을 상징할 수 있는 중요한 이미지를 미디어 아트 영상으로 구현해 보여줌으로써 작품의 주제를 더 뚜렷하게 부각해 관객의 극적 몰입을 돕는다. 심상적 이미지들을 상징적인 오브제로 표현하거나 추상적인 형상과 움직임들로 시각화하는 등 현대적 연출 기법을 선사한다.

이범로 연출은 “무기력함에 빠진 파우스트가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면서 시작되는 파멸의 과정들, 그 안에서 무너지는 크리스천 공동체의 오염과 왜곡을 반영하는 심상적 이미지들을 준비했다”며 “결국 작품의 끝에서 파우스트에서 가지고 있는 철학적 질문 앞에 다다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이미지들을 구상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메이지 프로덕션 윤대영 대표는 “관객과 더 가깝게 소통하기 위해 2시간 분량의 축소 버전으로 선보인다”며 “감각의 시공을 초월한 욕망과 파멸, 구원의 메시지를 현대적인 연출로 선보여 팬데믹 시대를 돌아보며 희망을 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티켓은 5만~15만원이며, 예술의전당과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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