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스타인과 그뤼미오의 제자...73세 바이올린 거장 오귀스탱 뒤메이 리사이틀

프랑코 벨기에 악파 계승자 11월24일 롯데콘서트홀 공연
베토벤·모차르트·슈만·프랑크 대표곡으로 프로그램 구성

김일환 기자 승인 2022.11.18 16:09 의견 0
73세 바이올린 거장 오귀스탱 뒤메이는 오는 11월 2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오귀스탱 뒤메이의 이름 앞에는 여러 다양한 수식어들이 붙는다.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나탄 밀스타인과 아르튀르 그뤼미오의 제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선택한 협연자, 피아니스트 마리아 조앙 피레스의 오랜 실내악 파트너, 프랑스의 음악적 기술로 독일·오스트리아 작곡가의 정신을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 프랑코 벨기에 악파의 정통 계승자 등이 대표적이다.

1949년생으로 올해 73세인 프랑스의 바이올리니스트 오귀스탱 뒤메이가 오는 11월 24일(목)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독주는 물론 실내악 연주에도 뛰어난 한국 출신의 피아니스트 클라라 민이 피아노 반주를 맡는다.

뒤메이는 1980년 카라얀과의 만남을 통해 대중에게 처음 알려졌다. 이후 베를린 필하모닉과의 협연, EMI를 통해 발매한 멘델스존·차이콥스키·생상스·랄로 협주곡 음반으로 이름을 알렸다. 바이올린 연주자로서의 활동과 더불어 지휘자로도 공연과 녹음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2011년부터 일본 오사카의 간사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역임하고 잉글리시 챔버 오케스트라, 뉴저지 심포니 오케스트라, 신포니아 바르소비아, 뉴 재팬 필하모닉에서 정기적으로 지휘를 맡고 있다. 또한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를 스타로 만든 세계적 콩쿠르인 비에냐프스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심사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73세 바이올린 거장 오귀스탱 뒤메이는 오는 11월 2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뒤메이는 특유의 기품 있는 소리를 유려한 테크닉으로 전하는 연주자다. 고국인 프랑스 레퍼토리는 물론이고 독일, 오스트리아 레퍼토리에서 특별히 빼어난 해석을 들려주고 있다. 그는 이번 리사이틀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작곡가들만을 무대에 불러들인다.

1부를 함께할 작곡가는 고전음악의 두 거장이다. 먼저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1번, Op. 12’를 연주한다. 악성의 커리어 초기인 1798년에 작곡됐으며 선배 작곡가인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작품을 연상케 하는 정갈함이 특징이다.

이어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K. 301’을 들려준다. 피아노의 맑은 터치 위로 모차르트 특유의 산뜻한 선율이 바이올린을 타고 흐른다. “바이올린 소나타는 바이올린이 아닌 피아노와의 대화를 통해 완성된다”는 사실을 모차르트의 이 작품이 입증하고 있다.

73세 바이올린 거장 오귀스탱 뒤메이는 오는 11월 2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2부는 1부에서 경험했던 맑고 활기찬 정서와는 상반된 작품이 연주된다. 오프닝을 여는 작품은 로베르트 슈만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1번, Op. 105’. 슈만이 활동 후반기인 1851년에 완성해 이듬해 출판한 이 작품은 작곡가가 오랫동안 품고 있었던 우울감이 아름답게 퍼져나가는 곡이다.

리사이틀의 마지막 순서는 세자르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와 함께한다. 작곡가가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 외젠 이자이를 위해 쓴 작품으로 그동안 수많은 연주자들에게 감탄과 한계를 동시에 느끼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번 리사이틀의 주인공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고매한 정신의 소유자 아닌가. 두든두근 공연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바로 그의 이름이 오귀스탱 뒤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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