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거푸 9번의 하이C 고음 끝판왕...‘벨칸토 지존’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 온다

‘파바로티의 후계자’ 2월12일 예술의전당 내한 공연
로시니·도니제티·베르디 곡으로 ‘메사 디 보체’ 선사

민은기 기자 승인 2023.01.11 19:14 | 최종 수정 2023.01.11 20:24 의견 0
벨칸토의 지존’으로 통하는 테너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가 2월 12일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 페이스북 캡처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테너가 부르는 오페라 아리아 중 가장 고음의 노래로 흔히 푸치니 ‘투란도트’에 나오는 ‘Nessun dorma(아무도 잠들지 못하리)’를 꼽는다.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이 곡을 가장 잘 불러 테너 최고 음역을 뜻하는 ‘하이C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노래에 버금가는 곡이 있다. 도니제티 ‘연대의 딸’ 1막에 흐르는 ‘Ah! Mes Amis, quel jour de fete!(아! 친구들이여, 얼마나 기분 좋은 날인가)’다. 2007년 2월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는 주인공 토니오 역을 맡아 9번의 하이C를 연거푸 내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후 계속 진화했다. 하이C를 넘어 ‘하이D’ ‘E플랫’을 넘나드는 고음을 선보이며 넘사벽 실력을 뽐냈다.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생전에 그를 후계자로 지목했을 정도다. 잘 세공된 트럼펫과 같은 느낌을 주는 목소리도 일품이지만, 정교한 메사 디 보체(Messa di voce·일정한 음을 길게 뻗으면서 서서히 크레센도하다가 데크레센도해 끝나는 것)는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다.

그는 또한 ‘벨칸토의 지존’으로 통한다. 이탈리아어로 ‘아름다운 소리’를 뜻하는 벨칸토(Bel Canto)는 소리만으로 청중을 압도하는 고난이도의 테크닉과 서정성으로 승부해야 하는 창법이다. 타고난 재능과 오랜 기간 동안의 숙련이 필요하다.

벨칸토의 지존’으로 통하는 테너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가 2월 12일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 페이스북 캡처


페루 출신의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가 오는 2월 12일(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을 연다. 니콜라스 네겔레가 서울콘서트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지휘해 호흡을 맞춘다.

플로레스는 1973년 페루의 리마에서 태어났다. 1996년 23세의 나이로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열린 로시니 페스티벌에서 이름을 알렸다. 오페라 ‘샤브란의 마틸드’에서 대타로 무대에 올라 실력을 보여줬다.

이후 그의 커리어에는 세계 유명 극장들이 하나씩 채워지기 시작해 같은 해 밀라노의 라 스칼라를 비롯해 런던 코벤트 가든의 로열 오페라, 비엔나 국립오페라,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 세계 최고 극장에 데뷔하면서 로시니, 도니제티, 벨리니 등으로 대표되는 벨칸토 오페라의 스페셜리스트로 이름을 떨쳤다.

이번 공연에서는 명성에 걸맞게 투명하게 빛나는 고음과 화려한 테크닉의 레퍼토리를 준비했다. 1부에서 로시니의 ‘부르스키노 씨’ 중 ‘Deh! Tu m’assisti, amore(사랑이여 제발 나를 도와주세요)’, ‘체네렌톨라’ 중 ‘Principe più non sei...Sì, di ritrovarla io giuro(넌 더 이상 왕자가 아니야, 그래, 그녀를 찾을 걸 맹세하지)’를 들려준다.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 가운데 ‘Quanto è bella(얼마나 아름다운가)’ ‘Una furtiva lagrima(남 몰래 흐르는 눈물)’도 부른다.

2부에서는 베르디 ‘리골레토’ 중 ‘Questa o quella(이 여자나 저 여자나)’ ‘La donna è mobile(여자의 마음)’, 푸치니의 ‘라보엠’ 중 ‘Che gelida manina(그대의 찬 손)’, 구노 ‘로미오와 줄리엣’ 중 ‘Ah, lève-toi soleil(태양아 떠올라라)’ 등 다양한 작곡가의 아리아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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