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초’에 버금가는 앙코르곡 기대 만발...디아나 담라우 두번째 내한

남편 니콜라 테스테와 함께 5월18일 공연
유명 오페라 속 왕과 여왕의 노래 대방출

김일환 기자 승인 2023.03.29 13:17 | 최종 수정 2023.03.29 13:18 의견 0
세계적인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가 오는 5월 1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두 번째 내한공연을 연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디아나 담라우는 첫 내한 리사이틀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17년 11월 2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한차례 앙코르곡을 선사한 뒤 열렬한 환호와 박수가 멈추지 않자 다시 무대로 나왔다.

손에는 악보를 들고 있었다. 객석의 눈과 귀는 ‘무슨 노래를 부를까’ 초집중 모드였다.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한국어 발음이 또렷했다. 여왕의 마지막 선물은 김성태의 가곡 ‘동심초’. 당나라 시인 설도의 시를 안서 김억이 번역한 시로 만든 노래다.

2절에서는 천천히 180도로 몸을 들려 좌우와 합창석 관객과 눈을 마주치는 여유도 보였다. 특급 팬서비스다. 함께 공연한 남편인 바리톤 니콜라 테스테는 무대를 떠나지 않은 채 아내의 노래하는 모습을 사랑스럽게 지켜봤다.

이 시대 최고의 ‘밤의 여왕’으로 불리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가 6년 만에 다시 한국 팬을 만난다. 2023년 월드 클래스 콘서트 시리즈로 오는 5월 18일(목) 오후 7시 30분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이번 시즌 자신의 공연 타이틀인 ‘오페라의 왕과 여왕(Kings and Queens of Opera)’에 맞게 오페라에 등장하는 왕과 여왕의 음악을 선보인다. 첫 만남에서 선사했던 ‘동심초’에 버금가는 앙코르 곡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세계적인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디아나 담라우가 오는 5월 1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두 번째 내한공연을 연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밤의 여왕은 가장 많이 맡아온 역할이에요. 스무 가지 정도의 ‘마술피리’ 버전에 출연해 매번 다른 모습의 밤의 여왕으로 무대에 섰죠. 사실 어렸을 때부터 공주 역할을 꿈꿨었는데, 늘 저에게 주어지는 건 마녀 역할이었어요. 밤의 여왕을 위한 준비는 아마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아요.”

어린 시절부터 수많은 무대에 서면서 매번 다른 색깔의 밤의 여왕을 선보여온 명실상부한 오페라의 여왕은 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로시니 ‘세미라미데’ 중 ‘아름답고 매혹적인 꽃’, 하지예프 ‘마리아 데실리바’ 중 ‘위대한 신이시여, 제 간청을 들어주시옵소서’, 도니제티 ‘안나 볼레라’ 중 ‘젊은 날에는 순진했었지...아무도 나의 슬픔을 들여다보지 못해’ 등을 들려준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도 남편 니콜라 테스테와 함께해 도니제티 ‘마리아 스투아르다’ 중 스투아르다와 탈보트의 듀엣곡 등을 불러 더욱 기대를 모은다.

파벨 발레프가 지휘하고 KBS교향악단이 연주를 맡아 각 오페라의 서곡과 함께 위풍당당한 왕과 여왕의 음악을 화려하면서도 웅장하게 풀어낸다.

세계 성악계의 전설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담라우는 뮌헨 아벤트차이퉁의 ‘올해의 스타’(2004), 뮌헨 타게스차이퉁의 ‘올해의 장미’(2005), 바이에른 방송의 ‘올해의 바이에른’(2006), 최고 권위의 오페라 매거진인 ‘오페라뉴스’ 표지(2007), 성악가로서 가장 영예로운 ‘인터내셔널 오페라 어워드’가 선정한 2014년 최고의 여성 성악가로 선정되는 등 유수의 매체를 통해 완벽한 테크닉과 드라마틱한 연기력을 지닌 소프라노로 인정받고 있다.

오페라 평론가 이용숙은 그에 대해 “우리 시대 최고의 리릭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다”라며 “담라우가 노래할 때면 테크닉이 꽃처럼 활짝 피어난다. 기교면에서 거의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 듣고 있으면 청각적 쾌감을 준다”고 평했다.

담라우는 12세 때 TV에서 프랑코 제피렐리의 오페라 영화 ‘라 트라비아타’를 본 후 오페라 가수를 향한 열망을 키웠다. 2002년 모차르트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 역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이 역으로 뮌헨 국립오페라, 런던 로열오페라 등의 무대에 차례로 서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특히 2007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선 밤의 여왕과 파미나를 동시에 맡아 번갈아 노래해 찬사를 받기도 했다.

전설적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 레나타 테발디, 미렐라 프레니 등의 벨칸토 소프라노의 계보를 잇는 담라우는 안젤라 게오르규, 안나 네트렙코와 더불어 현존하는 세계 3대 소프라노로 불리고 있다.

메트로폴리탄, 라스칼라, 코벤트 가든, 빈 슈타츠 오퍼,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등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수많은 오페라의 히로인으로 완벽한 기량과 뜨거운 감성으로 관객을 사로잡고 있는 그는 두 번째 내한공연을 통해 그를 손꼽아 기다리는 한국의 팬들과 다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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