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고 명인 신쾌동의 ‘잊힌 가야금’ 되살리다...박세연 서울돈화문국악당 공연
9월2일 가야금 산조·풍류 등 복원해 연주
이태백 고수·윤중강 해설 곁들여 더 풍성
박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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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2 17:41 | 최종 수정 2024.11.1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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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신쾌동(申快童)은 거문고의 명인이다. 호는 금헌(琴軒). 전북 익산에서 1910년에 태어나 1977년에 별세했다. 그는 박학순에게 가야금 풍류와 산조를, 정일동에게 거문고 정악을, 백낙준에게 거문고 산조를 익혔다. 백낙준의 고제(‘고족제자’의 준말로 ‘학식과 품행이 우수한 제자’)가 되었고, 스승이 죽은 뒤 그 뜻을 이어가며 거문고 산조의 1인자가 됐다.
그는 자신의 섹터를 열심히 확장했다. 백낙준의 거문고 산조는 진양조, 중모리, 엇모리, 자진모리밖에 없었다. 여기에 중중모리와 휘모리를 더해 거문고 산조의 틀을 완성했다. 청출어람의 모범을 보여준 것. 명창 이동백과 정정렬에게는 노래를 배워 거문고 병창을 새로 개발하기도 했다. 자신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하는 삶을 살았다.
가야금 연주자 박세연은 그동안 한성기, 김태문과 같이 사라졌던 옛 명인의 음악을 복원·재현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그가 신쾌동이 남긴 가야금 연주 자료를 바탕으로 가야금 산조와 풍류, 남도민요 ‘새타령’을 되살려 연주한다. 거문고 명인의 ‘잊힌 가야금’을 발굴하는 무대인 셈이다.
박세연이 오는 9월 2일(토) 오후 7시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신쾌동의 伽倻琴(가야금)’이라는 제목으로 공연을 연다. 서울돈화문국악당 2023 공동기획 시리즈의 열한 번째 공연이여,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박세연의 전통음악 프로젝트 ‘본연(本然)’의 여섯 번째 무대다.
이번 공연에는 목원대학교 한국음악과 이태백 교수가 고수로 함께 무대에 오르며, 윤중강 음악평론가가 신쾌동의 음악을 해설한다.
박세연은 “이번 공연을 통해 옛 명인 신쾌동의 음악적 이면과 깊이에 좀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세연은 서울대학교 국악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마치고 현재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단원으로 재직하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중견 연주가다. 총 17회의 독주회와 협연을 했다. ‘금琴을 품다’ ‘상상의 숲’ ‘한성기 가야금산조 / 김죽파 가야금산조’, ‘竹坡風流 : 김죽파 전승 민간풍류’ ‘철가야금과 육자배기’ 음반을 발매했다. 2016년부터 전통 음악으로만 구성된 ‘본연’ 시리즈의 공연을 기획해 국악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담은 연구와 연주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KBS 국악대상 연주 현악상을 수상했다.
/park72@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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