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하로바 주역의 발레 ‘모댄스’ 국내 초연...인아츠프로덕션 내년 최강 라인업

‘프라하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2024 오프닝
마리아 조앙 피레스 2022년 이어 피아노 리사이틀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 ‘겨울나그네’ 독창회도 준비

민은기 기자 승인 2023.12.13 15:58 의견 0
세계적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 주역의 발레 ‘모댄스’가 내년에 국내 초연된다.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내년 창립 5주년을 맞는 인아츠프로덕션이 체코를 대표하는 악단인 ‘프라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공연으로 새해를 활짝 연다. 또 영화 ‘아마데우스’의 사운드트랙을 연주한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는 피아니스트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와 내년 시즌 피날레 공연을 맡는다.

또한 명품 브랜드와의 성공적인 컬래버레이션으로 화제를 모았던 세계적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 주역의 발레 ‘모댄스’가 국내 초연되고 피아니스트 마리아 조앙 피레스,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 등 독보적 아티스트의 명품 리사이틀이 계속 이어진다.

공연예술 전문 기업 인아츠프로덕션은 창립 5주년을 맞는 2024년의 공연 라인업을 13일 공개했다. 2019년 설립된 인아츠프로덕션은 ‘Culture Connects InArts(예술로 연결되는 문화)’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세대, 장르, 국가를 초월한 공연을 선보여 왔다. 내년에는 회사명이자 슬로건인 ‘InArts’의 약자에서 착안한 Infinity(무한성)와 Authenticity(진정성)을 주제로 ‘예술의 무한한 확장’과 ‘진정한 클래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 프라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선사하는 드보르자크...첼리스트 문태국 협연

토마시 브라우너가 지휘하는 프라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내년 1월 공연한다.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먼저 1월에는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 기반을 둔 ‘프라하 심포니 오케스트라’(1월 18일 롯데콘서트홀)가 한국을 찾는다. 1934년 지휘자 루돌프 페카레크가 설립한 이 악단은 창단 초기에는 체코 영화음악을 주로 녹음하며 소규모로 운영됐지만, 지휘자 바츨라프 스메타체크가 상임 지휘자로 부임하며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였다. 지금은 체코 필하모닉과 더불어 명실상부 체코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 꼽힌다.

이번 공연에선 2020년부터 악단을 이끌고 있는 상임 지휘자 토마시 브라우너와 함께 드보르자크 대표작을 선보인다. 드보르자크는 체코 국민악파 창시자라고 불릴 만큼 슬라브적인 색채가 짙은 곡들을 다수 남겼다.

공연의 시작을 여는 곡인 드보르자크의 ‘전설’은 그가 남긴 ‘슬라브 무곡’과 비견될 만큼 체코 특유의 감성이 가득한 작품이다. 첼리스트 문태국의 협연으로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도 감상할 수 있다. 첼로 협주곡은 보헤미아 민속 춤곡과 흑인 영가 멜로디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드보르자크의 음악적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낸 작품이다. 문태국은 2019년 제16회 차이콥스키 콩쿠르 결선 무대에서 이 협주곡을 연주하며 큰 박수를 받은 바 있기 때문에 이번 공연이 더욱 기대된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는 드보르자크가 미국에서 체류할 때 고국에 대한 향수에 젖어 쓴 작품이다. 체코 음악가 눈에 비친 미국에 대한 인상, 모국에 대한 그리움을 원주민 노래와 보헤미아 민요를 결합해 표현했다. 프라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슬라브풍 선율을 타고 아름답고 몽환적인 체코로 음악 여행을 떠나보자.

● 다이신 카시모토·에릭 르 사쥬 듀오무대...클라라·슈만·브람스 곡 연주

15년 동안 베를린 필하모닉 악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다이신 카시모토. 프랑스 피아노 악파의 전통을 잇는 피아니스트 에릭 르 사쥬. 1월이 오면 두 음악가의 눈부신 듀오 무대(1월 2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가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다이신 카시모토와 에릭 르 사쥬의 환상의 호흡은 2014년 알파 레이블에서 발매한 작곡가 가브리엘 포레를 조명한 앨범에서 엿볼 수 있다. 둘은 2020년에 19세기 아방가르드 음악을 조명한 앨범을 통해 다시 한번 탁월한 앙상블을 맞춘 바 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선 애틋하고 미묘한 관계였던 클라라, 슈만, 브람스의 작품들을 선곡해 연주한다.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1번, 슈만 바이올린 소나타 2번, 클라라 슈만 ‘세 개의 로망스’ 등 낭만파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곡들을 선보인다. 두 음악가 모두 섬세한 연주, 감각적인 해석이 특징이기에 이번 레퍼토리를 얼마나 빼어나게 표현할지 궁금증이 생긴다.

● 르노 카퓌송·킷 암스트롱이 연주하는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2월에는 르노 카퓌송과 킷 암스트롱이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를 연주(2월 2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한다. 2022년 9월 도이치 그라모폰으로 이적한 바이올리니스트 르노 카퓌송은 모차르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무려 세 개의 모차르트 앨범을 발매하기로 계획한 것. 그가 선택한 파트너는 2016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함께 무대에 섰던 피아니스트 킷 암스트롱이다. 이들은 2023년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앨범을 발매하며 호평을 받았다.

원숙미가 넘치는 카퓌송과 젊은 열정으로 가득한 암스트롱이 만드는 모차르트 음악은 안정적인 균형감이 가득하다. 이들은 모차르트가 성인이 된 후 쓴 소나타 다섯 곡(21, 22, 28, 33, 35번)을 한국 공연에서 연주한다. 음반으로만 들었던 두 연주자의 완벽한 호흡을 실연으로 감상할 수 있는 귀중한 무대다.

●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의 ‘모댄스’ 국내 초연...패션과 무용의 협업

세계적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 주역의 발레 ‘모댄스’가 내년에 국내 초연된다.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스베틀라나 자하로바는 이탈리아 라 스칼라 발레의 에투알이자 볼쇼이 발레의 프리마 발레리나다. 지금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발레리나에게 주어지는 명예로운 호칭인 ‘프리마 발레리나 아솔루타’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열리는 다양한 전막 발레에 쉬지 않고 오르며 분주한 스케줄을 소화하는 그가 2019년 이후 4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그가 소속된 볼쇼이 발레의 솔리스트들과 함께 ‘모댄스(MODANSE)’ 한국 초연 무대(4월 20·2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를 선보인다. 2019년 6월 모스크바의 볼쇼이 극장에서 세계 초연한 이 작품은 명품 브랜드 ‘샤넬’과 협업해 화제를 모았다. 샤넬의 설립자인 디자이너 가브리엘 샤넬(코코 샤넬)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으로, 샤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비르지니 비아르가 무대 의상 디자인에 참여했다.

무용수들은 샤넬 패션하우스에서 제작한 80여 벌의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라 마치 공연장은 패션쇼가 된 듯한 느낌을 조성한다. 이 작품을 준비하며 스베틀라나 자하로바는 코코 샤넬의 회고록을 읽고, 그가 살던 맨션에도 방문하는 등 샤넬의 삶에 완전히 매료돼 있었다고 한다.

자하로바는 2막 ‘가브리엘 샤넬’에서 그로 완벽하게 분해 우아한 춤을 춘다. 그에 앞서 선보이는 1막 ‘숨결처럼’에서는 볼쇼이 발레 무용수들과 함께 관능적인 무대 의상을 입고 헨델의 음악에 맞춰 아름다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패션과 무용의 협업으로 피어난 아름다운 무대를 기대해볼 만하다.

● 소프라노 이명주·테너 김세일·피아니스트 조재혁이 들려주는 슈만의 가곡

5월이 오면 소프라노 이명주, 테너 김세일,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그녀와 그’라는 타이틀로 슈만의 가곡을 파고드는 시간(5월 18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을 갖는다. 슈만은 문학과 음악을 통합해 완성도 높은 리트를 완성했다. 특히 1840년에는 ‘가곡의 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수많은 명작 가곡을 만들었다. 클라라와의 결혼을 위해 법원의 허락을 기다리는 동안에는 ‘시인의 사랑’을 작곡했고, 그와 결혼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고 나서는 곧바로 ‘여인의 사랑과 생애’를 완성했다.

소프라노 이명주와 테너 김세일은 슈만의 대표 가곡인 이 두 곡을 연이어 부르며 당시 작곡가가 가졌던 애틋한 감정을 무대 위에 풀어낼 예정이다. 슈만 가곡의 가장 큰 특징은 성악과 피아노가 동등한 비중으로 다뤄진다는 것이다. 단순히 성악 가사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피아노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 서정적인 감수성을 지닌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이번 공연에 함께해 더욱 찬연하고 아름다운 무대가 되리라 확신한다.

● 쇼스타코비치 현악 4중주 11번 연주하는 예루살렘 현악 4중주단

이스라엘 출신의 연주자들로 구성돼 1996년 창단한 예루살렘 현악 4중주단이 내년 한국 공연을 연다.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실내악의 종류는 다양하다. 그렇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실내악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현악 4중주와 피아노 트리오를 떠올릴 것이다. 인아츠프로덕션은 이번 시즌에 실내악 정수를 보여주는 시간을 마련했다.

초여름이 오면 이스라엘 출신의 연주자들로 구성돼 1996년 창단한 예루살렘 현악 4중주단(6월 13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이 한국을 찾는다. 이들은 하이든 현악 4중주 녹음으로 2010년 BBC 뮤직 매거진 상을 받으며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였다. 이후 아르모니아 문디의 전속 아티스트로 활약하며 다양한 현악 4중주 레퍼토리를 섭렵해왔다. 콰르텟 연주의 진수를 들려주는 예루살렘 현악 4중주단은 이번 내한에서 실내악을 좋아한다면 필수적으로 들어야 하는 곡들을 꼽아 연주한다.

서울 공연에선 스메타나 현악 4중주 1번 ‘나의 생애로부터’를 시작으로 쇼스타코비치 현악 4중주 11번, 베토벤 현악 4중주 8번 ‘라주모프스키’를 연주한다. 특히 아르모니아 문디에서 발매한 ‘쇼스타코비치 현악 4중주’ 앨범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은 바 있기 때문에, 비애로 가득한 쇼스타코비치 말년작인 현악 4중주 11번을 어떻게 해석할지 기대를 모은다.

예루살렘 현악 4중주단은 최근 베토벤 전곡 연주에 몰두하고 있는데, 베토벤 중기 작품 중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라주모프스키’를 이번 무대에 올린다. 지방 투어 공연에선 멘델스존 현악 4중주 1번, 드뷔시 현악 4중주 Op.10 외에도 이스라엘 대표 작곡가인 폴 벤 하임의 현악 4중주 1번을 선보일 계획이다.

● 김지연·송영훈·조재혁의 트리오인 드보르자크 피아노 3중주 연주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첼리스트 송영훈,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실내악단 트리오 인이 내년 9월 공연한다.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여름의 끝자락에서는 트리오 인(9월 3일 롯데콘서트홀)의 연주를 만날 수 있다. ‘항상 음악 안에, 청중 안에, 우정 안에’라는 의미를 담은 트리오 인은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첼리스트 송영훈,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실내악단이다.

트리오 인은 2019년 지휘자 마시모 자네티가 이끄는 경기필하모닉과 베토벤 ‘3중 협주곡’을 협연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이들은 모차르트, 라벨, 멘델스존, 피아졸라 등 다채로운 피아노 3중주곡을 선보이며 지속적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번 공연에선 피아노 트리오에 특별한 애정을 보였던 드보르자크의 작품을 올린다. 드보르자크는 총 4개의 피아노 3중주곡을 남겼는데, 네 곡 모두 그의 작곡 인생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트리오 인이 이번 공연에서 선보이는 피아노 3중주 3번과 4번 ‘둠키’는 드보르자크의 원숙한 음악성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 예술적 완성도가 높기 때문에 그의 실내악곡 중에서도 큰 인기를 누린다. 아름다운 선율, 독특한 리듬, 그 안에 담긴 특유의 보헤미안 분위기를 트리오 인이 어떻게 묘사할지 주목해 보자.

● 랑랑·유자왕을 잇는 장 하오첸 피아노 독주회...베토벤 소나타 선사

9월에는 피아니스트 장 하오첸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9월 4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를 감상할 수 있다. 그는 중국에서 랑랑, 유자 왕을 잇는 피아니스트로 알려져 있다. 2009년에 스무 살 나이로 반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클래식 음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나이를 머금고 성숙한 연주자 대열에 들어서면서 그는 베토벤이 좀 더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2022년에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베토벤이 남긴 다섯 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녹음하며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에서 깊은 음색과 풍부한 표현력을 들려줬던 그가 소나타에선 어떠한 해석을 보일지 기대를 모은다.

베토벤 중기 소나타 중 작곡가가 가장 아꼈다고 알려진 24번, 후기 소나타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29번 ‘하머클라비어’,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형식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30번, 그가 남긴 마지막 소나타 32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 마리아 조앙 피레스 피아노 리사이틀...드뷔시와 슈베르트 선사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며 클래식 음악계에서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마리아 조앙 피레스가 내년 9월 내한 리사이틀을 연다.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9월에 가장 놓치지 말아야 할 공연은 마리아 조앙 피레스의 내한(9월 2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다. 그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며 클래식 음악계에서 살아있는 전설로 통한다. 70여 년을 활동하며 많은 레퍼토리를 섭렵하진 않았지만 모차르트와 슈베르트, 쇼팽에서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스페셜리스트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명성에 비해 자주 한국을 찾진 않았다. 오랫동안 그의 실연을 기다려왔던 이들이 드디어 지난 2022년 10월 그의 국내 첫 독주회를 만날 수 있었다. 당시 슈베르트와 드뷔시 레퍼토리로 관객에게 투명하고 진실된 연주를 들려주었다.

지난 독주회를 놓쳤던 이들이라면 기대해도 좋다. 2년 만에 다시 내한하는 그는 다시 한번 드뷔시와 슈베르트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우아하고 단정한 그의 연주에 흠뻑 빠져드는 시간이 될 것이다.

● 모던악기로 연주하는 바로크 음악...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 & 양인모 공연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이 내년 9월 내한공연을 연다.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더위가 한풀 꺾이면 바로크 음악이 깊어가는 가을을 수놓는다. 먼저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의 내한(9월 25일 롯데콘서트홀)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베를린 필하모닉 안에는 30여 개의 실내악 단체가 있는데 그중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은 바로크 음악을 중심적으로 연주하고 있다. 고음악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연주자들이 모여 1995년 창단했다.

이 악단은 17~18세기 음악에 대한 새로운 시도로 주목 받았다.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의 특징은 당대 악기 사용을 고집하지 않고 모던 악기로 바로크 음악을 연주한다는 것이다. 고음악에 대한 깊은 식견을 토대로 현대인의 정서를 더한 해석은 평단과 대중에게 찬사를 받았다.

이번 내한에선 그들의 트레이드마크인 바흐, 비발디 외에도 피젠델, 두란테, 로카텔리 등 다양한 현악 앙상블 레퍼토리를 들려줄 예정이다. 협연자로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함께해 비발디 ‘사계’를 선보인다. 양인모는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발매한 앨범 ‘현의 유전학’에서 당대 음악에 대한 깊은 혜안을 보여준 적이 있다. 이 시대에 가장 사랑받는 바로크 음악 중 하나인 ‘사계’를 양인모는 어떠한 해석으로 풀어낼지 기대된다.

● 마티아스 괴르네의 ‘겨울 나그네’...마리아 조앙 피레스 피아노 반주

세계적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가 내년 10월 내한리사이틀을 연다.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10월에는 독일 예술가곡(리트)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가 마리아 조앙 피레스와 함께 한국을 찾는다. 정확한 공연 날짜와 장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는 고음과 저음을 넘나드는 폭넓은 음역,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음반만 세 차례 발매했을 만큼, 이 곡 해석에 있어선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2016년에는 롯데콘서트홀 개관 기념 공연으로 국내 팬들 앞에서 ‘겨울 나그네’를 불러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당시 현대 작가 윌리엄 켄트리지의 24개 비디오 영상이 함께 어우러지는 독특한 기획을 보여주었다.

이번 내한에서 그는 다시 한 번 ‘겨울 나그네’를 들고 올 예정이다. 공연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이 시대 최고의 피아니스트 마리아 조앙 피레스가 함께하기 때문이다. 슈베르트 연주에서 투명한 울림을 선사하는 그가 가곡 연주에선 어떠한 연주를 들려줄지 관심을 모은다. 찬바람이 조금씩 불어오는 계절, 두 연주자가 안내하는 ‘겨울 나그네’ 여정에 같이 동행해 보자.

●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와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의 케미

바로크 음악을 좀 더 학구적으로 파고드는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의 내한공연이 내년 11월에 열린다.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바로크 음악을 좀 더 학구적으로 파고드는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의 내한(11월 2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도 놓쳐선 안 된다. 이 악단은 영국의 지휘자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네빌 마리너에 의해 1958년에 결성된 이후, 영화 ‘아마데우스’ 사운드트랙을 연주하며 대중적으로 인지도를 얻었다.

창단 때부터 지휘자에 의한 자의석인 해석을 경계하며 바로크 작품 본연의 모습으로 음악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소규모 편성으로 정밀한 앙상블을 구축하는 이들은 특히 모차르트 음악 해석에서 찬사를 받아왔다.

피아니스트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와 함께하는 이번 공연에서는 그들의 매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하이든과 모차르트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내한 때마다 눈부신 테크닉으로 무대를 장악하며 주목을 받았던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는 고음악 연주에서도 아름다운 표현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eunki@classicbiz.kr

저작권자 ⓒ ClassicBiz,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