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수 픽콘서트] 앨범 홍보용 공연 ‘옥에 티’...간결·섬세한 키퓌송 바이올린은 엑설런트

르노 카퓌송 & 킷 암스트롱 듀오 리사이틀
​​​​​​​모차르트 소나타만으로 구성 지루한 느낌도

손민수 객원기자 승인 2024.03.26 15:35 | 최종 수정 2024.03.26 15:36 의견 0
바이올리니스트 르노 카퓌송과 피아니스트 킷 암스트롱이 듀오 리사이틀에서 연주하고 있다.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클래식비즈 손민수 객원기자(음악칼럼니스트)] ‘바이올린 소나타 21번 e단조(K.304)’ ‘바이올린 소나타 22번 A장조(K.305)’ ‘바이올린 소나타 28번 내림E장조(K.380)’ ‘바이올린 소나타 33번 내림E장조(K.481)’ ‘바이올린 소나타 35번 A장조(K.526)’

이번 공연에서 연주하는 다섯 곡 모두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만으로 구성돼 있어 약간의 고민이 있었다. 클래식 음악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면 지루할 수도 있는 프로그램이었고 음반 홍보용 연주회의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2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연주회가 시작되기 직전 주변을 돌아보았는데 빈자리가 꽤 많았다. 홍보에 비해 선택을 못 받은 듯했다. 하지만 모차르트를 좋아하는 바이올린 또는 피아노에 관심이 많은 관객들 덕분이었는지 공연 내내 객석은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후반부에는 지루했는지 얘기하는 소리와 조는 모습이 보이기는 했다.

바이올리니스트 르노 카퓌송과 피아니스트 킷 암스트롱이 듀오 리사이틀에서 연주하고 있다.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바이올린의 르노 카퓌송과 피아노의 킷 암스트롱은 세계적으로 이름이 많이 거론되는 연주자다. 카퓌송은 바쁜 음악가로 손꼽히며 독주자, 협연자, 실내악주자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한 레지옹 도뇌르 기사훈장과 프랑스 국가 명예 훈장을 받았다.

킷 암스트롱은 수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한 특이한 이력의 연주자 중 한 명으로 오르가니스트와 작곡가로도 활동하는 피아니스트다.

첫 곡인 ‘바이올린 소나타 21번(K.304)’은 두 개의 악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모차르트가 1778년 파리에 있을 때 작곡됐다. 모차르트의 어머니 안나 마리아 모차르트가 사망한 시기와 같은 시기에 작곡돼 그 슬픈 분위기가 곡에 녹아 있다.

연주가 시작되고 카퓌송의 간결하고 섬세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거리가 멀어 그가 어떻게 보잉을 하는지는 보이지 않았지만 소리에서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연주회 내내 전반적으로 네 현의 소리를 일정하게 내는 모습을 통해 좋은 연주자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사용한 악기는 1737년 산 과르네리 파네트인데 모차르트만 듣기에는 아쉬운 소리였다. 모차르트 단일 작곡가 외에도 후반부에는 다른 작곡가의 작품을 듣고 싶어지게 만들었다.

바이올리니스트 르노 카퓌송(사진)이 피아니스트 킷 암스트롱과의 듀오 리사이틀에서 연주하고 있다.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르노 카퓌송과 피아니스트 킷 암스트롱이 듀오 리사이틀에서 연주하고 있다.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피아노의 암스트롱도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다. 2악장 도입의 피아노는 피아노 선율만을 감상하기에 좋았다. 하지만 너무 감성적인 면에 치중된 느낌이었다. 오히려 모차르트보다 다른 곡들을 연주하는 장면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둘의 호흡은 매우 보기 좋았다. 종종 피아노 소리가 바이올린을 압도하는 모습도 보이긴 했지만 그것이 라이브의 묘미였다. 이후 다른 곡들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다.

연주를 듣는 내내 아르투르 그뤼미오와 헨릭 쉐링의 연주가 기억이 났다. 이 두 연주자의 모차르트 소나타는 정말 훌륭한 음반으로 남아있다. 카퓌송도 나름 섬세하고 훌륭한 연주를 들려주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차이가 있다. 카퓌송과 암스트롱의 음반을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오히려 공연장 라이브보다는 편하게 듣기에는 음반이 더 나은 선택지일 것 같다.

이번 연주가 모차르트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만으로 구성된 이유는 음반 홍보 목적이 가장 큰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정말 두 연주자를 소개하고 싶었다면 오히려 다른 프로그램도 선보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직 우리나라는 공연계에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잘 되어 있지 않은데 매니지먼트 회사나 기획사는 티켓 판매가 중요하지만 좋은 연주자를 발굴해 마케팅을 하면 어떨까? 하는 화두를 던져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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