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필·베를린필·뉴욕필·콘세트르헤바우 빅4 한국서 뭉친다...‘트바로티’ 김호중과 공연

5월 ‘월드유니온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개최
소프라노 아이다 가리풀리나와 세 차례 무대
존 윌리엄스 영화음악 콘서트도 두 차례 선사

김일환 기자 승인 2024.03.28 16:27 의견 0
고필규 두미르 대표, 유소방 sbu 대표, 미쉘 김 악장, 로렌츠 아이히너 지휘자(왼쪽부터)가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언론공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미르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어렵고 빠른 곡들이 많아 팔이 남아 있을지 모르겠네요. 재미있는 슈퍼 오케스트라잖아요. 신나게 놀아볼 생각입니다.”-월드유니온 오케스트라 악장 미쉘김(뉴욕필 부악장)

“모이기 쉽지 않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함께 하는 자리입니다. 서로 각자가 가진 전통을 배울 수 있을 겁니다. 저희에게도 모험이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지휘자 로렌츠 아이히너

빈필하모닉, 베를린필하모닉, 뉴욕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세계 최정상 악단의 단원들이 한국에서 뭉친다. 이들은 존 윌리엄스의 영화음악을 연주해 ‘빅4 오케스트라 파워’를 선보인다. 또한 가수 김호중과 소프라노 아이다 카리풀리나와 함께 하는 무대도 선사한다.

공연기획사 두미르는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기자 간담회를 열고 5월 공연을 소개했다.

오스트리아의 빈필, 독일의 베를린필, 미국의 뉴욕필, 네덜란드의 RCO 등 4개 악단의 악장, 수석, 정단원들이 한꺼번에 모여 연주하는 공연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에는 빈필 단원 13명, 베를린필 단원 13명, 뉴욕필 단원 8명, RCO 단원 8명이 참여한다. 한국인 단원으로는 베를린필의 비올리스트 박경민, 뉴욕필의 바이올리니스트 최한나와 첼리스트 패트릭 지가 참여한다. 악장도 한국 출신인 뉴욕필의 부악장 미셸 김이 맡았다.

이번 공연의 협력 파트너로 참여한 sbu의 유소방 대표는 “모든 단원들이 열흘 동안 빠듯하게 휴가를 받아 이루어진 공연이다”라며 4대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일이 쉽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오케스트라는 60명 정도로 구성된다. 부족한 파트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 단원으로 채울 예정이다. 지휘는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페라 전문 지휘자 로렌츠 아이히너가 포디움에 선다.

고필규 두미르 대표는 “클래식 마니아가 아닌 ‘어떻게 하면 대중들을 클래식으로 들어가게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기획한 공연이다”라며 “그래서 모차르트나 드보르자크가 아닌 영화음악을 만든 존 윌리엄스를 주요 레퍼토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유행 전부터 기획했다가 최근 1년간 본격적으로 준비했다”며 “세계적인 도시, 세계적인 음악, 세계적인 아티스트를 융합한 공연이다”고 소개했다.

고필규 두미르 대표, 유소방 sbu 대표, 미쉘 김 악장, 로렌츠 아이히너 지휘자(왼쪽부터)가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언론공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미르 제공


공연은 크게 2개 프로그램으로 나눠 총 다섯 차례 열린다. 5월 19일 아트센터인천( 예술의전당으로 변경될 수 도 있음)과 20일 롯데콘서트홀에서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가 영화음악의 거장 존 윌리엄스의 작품을 연주한다. 1부에서는 ‘해리포터’ ‘E.T’ ‘슈퍼맨’ ‘쥬라기공원’ ‘죠스’ 등의 테마음악을, 2부에서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대표 음악을 선보인다. 특히 전주시립합창단이 대규모 합창 협연을 하고,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가 협연자로 나서 애절한 감동을 선사한다.

23·24·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 특설무대에서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가 ‘트바로티’(트로트+파바로티) 김호중과 세계적인 소프라노 아이다 가리풀리나와 함께 무대를 꾸민다. 오페라 ‘노르마’ ‘라트라비아타’ ‘투란도트’ 등의 아리아와 더불어 다양한 영화음악의 테마곡들을 부른다. 또한 존 윌리엄스의 영화음악도 들려주는데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가 협연자로 나서 ‘쉰들러 리스트’를 연주한다.

2014년 이후 10년 만에 한국을 찾는 아이다 가리풀리나는 2013년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주최의 오페렐리아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 안드레아 보첼리, 플라시도 도밍고와 함께 정기 공연을 하고 있는 톱클래스 소프라노다.

지휘자 로렌츠 아이히너는 “존 윌리엄스는 클래식을 기반으로 영화음악을 작곡했다”라며 “관객과 관객 사이, 각기 다른 문화와 문화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공연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김호중이 노래하는 영상을 찾아봤다”며 “클래식과 팝이라는 각기 다른 장르를 아우르는 진정한 크로스오버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이번 공연의 악장을 맡은 미쉘 김은 “큰 오케스트라에 있는 유명한 분들과 동료가 돼 연주한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며 “‘딴따라란∼’하면 생각나는 인디아나 존스처럼 클래식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를 할 수 있다는 것도 행복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쉘 김은 존 윌리엄스와 함께 일한 경험도 소개했다. ‘쥬라기 공원’ ‘쉰들러리스트’ ‘타이타닉’ 녹음작업에 참여했다.

“그는 굉장히 섬세한 음악 천재입니다. 조그만 한 것도 놓치는 법이 없어요. 스튜디오에서 녹음할 때면 30분 전에 따끈따끈한 악보가 나옵니다. 연주자들은 초견으로 읽고 레코딩 작업을 합니다. 보통 50분 연주하고 10분 쉬는 형태인데, 그 10분 안에 즉석에서 수정을 합니다. 대단하죠. 소리에 아주 민감한 사람입니다.”

미쉘 김은 클래식 트렌드의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보수적이던 클래식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예전에는 대부분이 남성 연주자였는데 지금은 50대 50을 넘어, 오히려 여성 연주자가 늘었다. 클래식뿐 아니라 여러 장르를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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