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역사·정서 녹여낸 우리말 오페라로 각색...눈길 끄는 ‘조선에서 온 리골레토’

지역맞춤형 콘텐츠 유통사업 선정
6월과 9월 장수·전주·과천서 공연

등장인물 꼭두·분이·변사또로 바꾸고
반주도 서양악기·동양악기 혼합 사용

박정옥 기자 승인 2024.06.09 07:49 | 최종 수정 2024.06.09 07:50 의견 0
‘조선에서 온 리골레토’가 오는 6월 13일 장수한누리전당에서 공연된다. 윗줄 왼쪽부터 바리톤 박경종(꼭두), 소프라노 윤나람(분이), 테너 이상문(변사또). 아랫줄 왼쪽부터 베이스 나규보(살수), 메조소프라노 신현선(살수누이), 소리꾼 김기진(박수무당). ⓒ오뮤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베르디의 ‘리골레토’를 한국의 역사·정서로 녹여낸 우리말 오페라 ‘조선에서 온 리골레토’로 선보인다. 오페라의 시대적 배경을 조선 말기로 각색하고 등장인물들도 꼭두(리골레토), 분이(질다), 변사또(만토바 공작), 살수(스파라푸칠레), 살수누이(막달레나), 박수무당(몬테로네 백작) 등으로 바꿨다.

젊은 예술단체 오뮤는 해설이 있는 우리말 오페라 ‘조선에서 온 리골레토’를 6월과 9월에 장수군, 전주덕진예술회관, 과천문화재단과 협력해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문화체육관광부 예비사회적기업 오뮤가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주최하는 ‘2024 지역맞춤형 중소규모 콘텐츠 유통’ 공모사업에 선정돼 진행된다.

아이디어가 번뜩인다. ‘리골레토’가 초연한 당시인 1851년의 시대적 상황에 주목했다. 원작 초연 시점 당시 조선은 세도정치로 인해 위정자의 부패가 만연했다. 조선 말기의 상황을 자연스럽게 녹여 계급사회를 풍자하고, 관객들이 원작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기획했다.

우리말로 번안한 창작 대본을 사용하고, ‘아비의 저주’를 내리는 박수무당 캐릭터를 소리꾼이 연기하는 등 새로운 각색요소를 활용했다.

또한 앙상블에는 서양악기와 전통악기를 혼합해 구성했으며, 궁중악사 콘셉트로 변경해 앙상블이 반주만 하기 보다는 등장인물의 한 일원으로 역할하도록 한 것이 관전 포인트다.

이번 프로덕션은 총괄 프로듀서인 홍아람 오뮤 대표를 필두로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연출 조은비, 지휘 백우주, 음악코치 김혜경, 번안·대본 김창영이 이끈다. 출연진으로 바리톤 박경종(꼭두), 메조소프라노 신현선(살수누이), 테너 이상문(변사또), 소프라노 윤나람(분이), 베이스 나규보(살수), 소리꾼 김기진(박수무당), 무용수 김연화(호방), 무용수 김수안(병방), 무용수 김소연(병방 처)이 출연하며 해설은 권용만이 맡는다.

장수군 관계자는 “장수군 첫 오페라 이벤트 개최로 전석 90% 할인된 가격으로 티켓을 구매할 수 있으니 지역 군민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오페라를 향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티켓은 인터파크를 통해서 구매 가능하다.

공연은 오는 6월 13일 장수한누리전당을 시작으로 6월 14일 전주덕진예술회관, 9월 21일 과천시민회관에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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