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델스존·브람스·라벨을 ‘벨칸토 필’로 연주...베아트리체 라나의 독창적 해석

10월 28일 7년만의 내한 리사이틀
오페라 가수가 노래하듯 피아노 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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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은기 기자 승인 2024.07.18 10:39 | 최종 수정 2024.07.18 10:52 의견 0
이탈리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베아트리체 라나가 오는 10월 2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7년만의 국내 리사이틀을 연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오페라 가수가 노래하듯 선율을 상상하고 연주를 하는 점이 제가 특별한 해석과 호소력을 지니게 된 이유입니다.”

피아니스트 베아트리체 라나의 피아니즘은 유려함이 돋보이는 동시에 독특한 개성도 지니고 있다. 때로는 야수처럼 야성미가 넘치며 때로는 깃털처럼 섬세하고 우아한 터치가 마음을 울린다.

이런 극적인 연주는 성장 배경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다. 피아니스트 부모 밑에서 4세 때부터 피아노를 배운 라나는 어릴 적부터 피아노를 ‘큰 장난감’으로 생각했고, 연습 과정에 있어서도 연주를 단순한 ‘놀이’로 여겼다. 아홉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바흐의 협주곡으로 성공적인 첫 협연 무대를 올리며 곧바로 음악계의 신동으로 불렸다.

또한 그의 독창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특히 가장 큰 영향을 준 부분은 라나가 오페라의 본 고장인 이탈리아 출신의 음악가라는 점이었다. 이탈리아의 니노 로타 음악원,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에서 공부하며 오페라를 접할 기회가 많았던 그는 자연스럽게 성악가들의 노래에 귀를 기울였다. 그 과정을 겪으며 음악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껴 이탈리아에서 중시하는 벨칸토, 즉 ‘아름다운 노래’라는 개념을 피아노에도 적용했다.

이탈리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베아트리체 라나가 오는 10월 2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7년만의 국내 리사이틀을 연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라나의 이러한 음악적 접근 방식은 짙고 차별화된 호소력으로 청중에게 다가갔고, 2019년 카네기 홀에서의 성공적인 데뷔 무대 이후 뉴욕타임즈로부터 ‘벨칸토적인 우아한 프레이징을 지닌 연주자’라는 극찬을 받았다.

라나는 현 시대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들과 극장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으며 가장 활발한 연주를 하는 피아니스트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2011년 열여덟 살이 되던 해 몬트리올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각광받기 시작했다. 2013년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 준우승 및 청중상 수상으로 다시 한 번 눈부신 행보를 보여주었으며, 이는 그의 연주 활동에 본격적인 박차를 가하는 발판을 마련해주었다.

또한 2015년에 안토니오 파파노, 로마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워너 클래식에서 발매한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과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음반은 그라모폰 ‘에디터스 초이스’에 선정됐고, 동시에 라나는 BBC ‘새 시대의 아티스트’에도 이름을 올리며 차세대 피아노 여제로 등극했다.

매 시즌 세계 각지의 공연장에서 세계 내로라하는 지휘자, 오케스트라와 함께 작업하고 있는 라나는 올해에도 베를린 필, 뉴욕 필과의 성공적인 협연 무대를 통해 클래식 팬들의 극찬을 자아냈다.

이탈리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베아트리체 라나가 오는 10월 2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7년만의 국내 리사이틀을 연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세계 유력 언론으로부터 “적은 음직임과 무심한 듯한 표정으로 불처럼 타오르는 음향을 만들어내는 놀라운 테크닉”(쥐트도이체 차이퉁) “음악적 야성과 지성을 겸비한 피아니스트”(뉴욕타임즈)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베아트리체 라나가 오는 10월 28일(월) 오후 7시 30분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2021년 아쉽게 취소됐던 리사이틀 이후 3년이 지난 지금, 더욱 성숙한 음악으로 돌아와 한국 팬들을 만난다.

그는 입버릇처럼 말한다. “어떤 음악가가 되기보다는, 한 사람, 그리고 한 아티스트로서 진실된 베아트리체 라나, 저 자신을 보여주고 싶어요”라고. 라라는 한국에서의 7년만의 리사이틀에서 이런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해석과 따뜻하고도 강렬한 음색을 선사한다. 첫 내한 독주회는 2017년 통영국제음악당 이었다.

1부 첫 곡으로 독일 낭만음악의 대표 작곡가인 펠릭스 멘델스존의 ‘무언가’(작품번호 62·67·82 중 발췌)를 연주한다. 멘델스존이 피아노 독주를 위해 작곡한 무언가는 가사가 없는 가곡의 형식과 분명한 선율을 지닌 음악으로, 벨칸토적인 기법을 피아노에서 구사하는 라나가 보여줄 낭만성과 아름다움에 기대가 모아진다. 이어 요하네스 브람스의 ‘피아노 소나타 2번’을 연주해 브람스 특유의 서정성과 구조적 형식미를 보여준다.

2부는 프랑스 인상주의 음악 대표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작품으로 구성했다. 라나가 연주할 ‘밤의 가스파르’와 ‘라 발스’ 두 작품 모두 피아니스트에게 수준 높은 음악성과 기량을 요구하는 만큼, 그의 단단하고 야성미 넘치는 음악성이 1부와는 또 다른 매력의 연주로 전해질 것이다.

독일 낭만음악의 애절함과 서정성이 돋보이는 멘델스존, 브람스의 작품과 특유의 음악적 색채와 고도의 피아니즘이 돋보이는 라벨의 작품들이 라나의 연주를 통해 10월의 공연장을 깊은 음악적 감동으로 물들일 예정이다.

‘베아트리체 라나 피아노 리사이틀’의 티켓은 롯데콘서트홀과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 가능하다. 가격은 R석 10만원, S석 8만원, A석 6만원, B석 4만원.

/eunki@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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