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얍 판 츠베덴이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올해도 아버지와 어머니의 마음으로 장애 음악가를 따뜻하게 안아줬다.
서울시향은 5월 4일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2024 서울시향과 유니세프가 함께하는 아주 특별한 콘서트’를 열었다.
오케스트라의 예술적 완성도 못지않게 사회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판 츠베덴 음악감독은 “음악은 영혼의 음식이다. 사회 약자들에게도 영혼의 풍요가 닿아야 한다. 사회적 약자의 존재를 잊어서는 안된다”며 서울시 ‘약자와의 동행’ 정책에 깊이 공감했다.
이에 따라 ‘아주 특별한 콘서트’에 무보수로 참여하겠다고 밝히면서 지난해 4월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이 공연을 처음 선보였다.
약 2800석 규모의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선보인 두 번째 공연은 서울시향과 ‘행복한 음악회, 함께!’로 이미 호흡을 맞췄던 장애인 연주자 박준형과 공민배가 협연자로 무대에 올랐다. 사회는 데이비드 이 서울시향 부지휘자가 맡았다.
바이올리니스트 박준형과 공민배는 특별한 재능을 지닌 장애인 연주자다. 박준형은 다섯 살에 중증 자폐성 장애 판정을 받았고, 자폐 스펙트럼의 영향으로 청각 필터링에 어려움을 겪는 비정상적인 감각 반응을 보였지만 민감한 청각을 활용해 바이올린 연주를 시작했다. 또한 공민배는 다섯 살에 자폐 스펙트럼 판정을 받고 치료 차원에서 피아노를 치다가 열한 살부터 본격적으로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웅대하고 힘찬 악상의 바그너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1막 전주곡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장애라는 편견을 극복하고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들려드리고 싶다”는 바이올리니스트 박준형이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3악장을 협연했다.
이어 서울시향은 오페라가 초연된 직후부터 아름답고 풍부한 선율로 대단한 인기를 끌었던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중 간주곡, 베토벤 교향곡 5번 1악장을 연주했다.
또한 후기 바로크 음악의 걸작이자 바흐 작품 가운데 가장 유명한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1악장을 협연자 박준형과 공민배가 함께 연주해 무대를 화려하게 빛냈다.
마지막으로 2024년 어린이날을 맞이해 어린이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편성으로 편곡한 동요 메들리를 월드비전 합창단의 노래와 함께 들려줬다.
서울시향은 앙코르로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무곡 8번(Op.46)’과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라데츠키 행진곡(Op.228)’을 연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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