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영 해군본부 군악의장대대 운영과장이 ‘해군군악대 77년사’를 발간했다. ⓒ해군군악대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군대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각종 의식행사에서 장병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국내외 연주 활동을 통해 국가를 대표하는 문화사절단 역할을 수행하며 국위를 선양한다. 특히 해군군악대는 웅장한 군악 선율과 함께 해군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왔다. 이러한 발자취를 담은 ‘해군군악대 77년사’가 3년간의 집필 끝에 발간됐다. 이 책은 송태영 해군본부 군악의장대대 운영과장(준위)가 집필했다.

해군군악대의 역사는 초대 해군참모총장 손원일 제독의 비전에서 시작됐다. 그는 군악대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1946년 4월 2일 인천에서 해방병단 군악대를 창설했다. 이는 오늘날 해군군악대의 모태가 됐다. 특히 해군 최초 전투함인 백두산함 구매 당시 손 제독은 하와이에 거주하는 교민들의 지원을 받아 군악대를 위한 악기를 확보했다. 전당포와 고물상에서 수집한 악기들은 함정을 통해 조국으로 옮겨졌고, 이 악기들은 해군군악대의 첫 연주를 위한 초석이 됐다.

이후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해군군악대가 공식 창설됐다. 6·25한국전쟁 기간 동안 군악대는 전장을 누비며 장병들의 전투 의지를 고취했고, 전후에는 국민의 아픔을 음악으로 위로했다. 해군군악대는 1955년부터 순항훈련에 참가해 세계 각지를 방문하며 교민들에게 조국의 선율을 선사했다. 공연을 관람한 교민들은 조국에 대한 자긍심을 느끼며 감동을 받았다.

1970년대 해군군악대는 각급 부대, 학교, 도시를 순회하며 연주회를 열었다. 특히 1974년부터 충무공 탄신일 기념 군악연주회를 정례화하며 전통을 이어갔다. 1982년 이후에는 전국 중소도시를 순회하며 연주회를 개최해 시민들과 더욱 가까이 소통하는 기회를 가졌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참가국 160여개 국가의 행진곡을 녹음해 국제 스포츠 행사의 성공을 지원했다. 또한 1998년부터 2009년까지 정기연주회 실황 CD를 제작하며 해군 홍보 및 해군군악대 모병 활동에도 기여했다. 이 과정에서 해군군악대는 단순한 군 음악을 넘어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으며 문화 사절단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2000년대 이후 해군군악대는 독일, 캐나다 등 해외 연주회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을 인정받았으며, 2010년대부터는 군과 국민이 함께하는 다양한 음악회를 개최하며 더욱 발전했다. 호국음악회, 국군의 날 기념행사, 정기연주회, 찾아가는 음악회 등을 통해 국민과 가까운 곳에서 교감하며 위민해군상 확립에도 기여했다.

해군군악대는 77년의 역사를 거치며 대한민국 해군의 긍지와 전통을 음악으로 담아왔다. 이는 단순한 군악 연주를 넘어 예술과 군의 결합을 상징하는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다. 앞으로도 해군군악대는 장병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밝고 건강한 병영문화를 조성하며, 더욱 강하고 선진화된 필승해군을 위한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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