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 김효종이 오는 5월 23일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슈베르트의 연가곡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여인’을 선보인다. ⓒ더브릿지컴퍼니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테너 김효종이 리트(독일 예술가곡)의 거장 프란츠 슈베르트가 빚어낸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전해준다. 2012·2022년 독일 브레멘 극장 전속 가수로 활약하며 수많은 무대에서 뛰어난 음악성과 정교한 해석력을 입증해온 김효종은 오는 5월 23일(금)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슈베르트의 연가곡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여인(Die Schöne Müllerin)’을 선보인다.

김효종은 2024년 귀국 후 열린 첫 독창회에서 이탈리아의 작곡가 조아키노 로시니의 곡으로만 음악회를 구성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번에도 작년과 동일하게 한 작곡가의 작품을 다룬다는 점에서 일관성을 유지하지만, 접근 방식에서는 뚜렷한 차별화를 보인다. 작년에는 한 작곡가의 여러 작품을 통해 다양한 음악적 면모를 조명했다면, 올해는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여인’ 전곡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하나의 작품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방식으로 작곡가의 예술 세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자 한다.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여인’은 독일 낭만주의 시인 빌헬름 뮐러의 시에 슈베르트가 곡을 붙인 연가곡집이다. 젊은 방랑자의 사랑과 갈등, 설렘과 절망이 교차하는 감정의 여정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총 20곡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곡은 개별적으로도 아름답지만 전체적인 측면에서 하나의 서사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점은 연주자와 청중 모두에게 슈베르트 특유의 섬세한 감정 표현과 서정적인 음악 언어를 깊이 경험하게 한다.

특히 이번 공연은 하나의 완성된 작품을 전곡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음악 속에 흐르는 감정선과 음악적 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몰입의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각 곡이 지닌 내면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관객은 슈베르트가 그려낸 인간 감정의 섬세한 결을 더욱 밀도 있게 느낄 수 있다.

무대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줄 파트너로는 피아니스트 윤호근이 함께한다. 독일 만하임 국립음대에서 지휘와 가곡 반주를 전공한 그는 베를린 슈타츠오퍼에서 다니엘 바렌보임의 어시스턴트로 활동하며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탄탄한 경력을 쌓았다. 귀국 후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을 역임했으며, 최근에는 슈베르트와 슈만의 연가곡 전곡 시리즈를 기획·연주하며 독일 가곡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 윤호근은 단순한 반주자를 넘어, 김효종과 함께 가사와 음악, 감정의 흐름을 정교하게 그려내며 가곡 본연의 진수를 전할 예정이다.

테너 김효종과 피아니스트 윤호근이 선보이는 이 독주회는 단순한 연가곡 무대를 넘어, 슈베르트의 예술적 내면을 깊이 있게 조명하고 그의 음악적 정수를 온전히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예정이다.

티켓은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선예매 오픈은 3월 18일 오후 4시, 일반예매 오픈은 19일 오후 4시다. R석 5만원, S석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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