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을 맞아 2025홍난파가곡제 ‘봄처녀 제 오시네’가 오는 5월 1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홍난파의집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봄처녀 제 오시네/ 새 풀 옷을 입으셨네/ 하얀 구름 너울 쓰고/ 진주 이슬 신으셨네/ 꽃다발 가슴에 안고/ 뉘를 찾아오시는고.”

봄이 오면 누구나 한 번쯤 흥얼거리는 국민가곡 ‘봄처녀’다. 홍난파(1898~1941) 선생이 1932년에 작곡해 1933년 ‘조선가요작곡집’에 발표했다. 올해로 93세 된 노래다. 가사는 이은상(1903~1982) 선생의 시조에서 따왔다. 봄바람을 닮은 부드러운 선율이 계속 귀에 감돈다.

각종 꽃소식이 한창인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2025홍난파가곡제 ‘봄처녀 제 오시네’가 오는 5월 13일(화)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서울 종로구 인왕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국가등록문화유산 ‘홍난파가옥’을 관리 운영하는 ‘(사)홍난파의집’이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한다.

식전 행사도 눈길을 끈다. 가곡제 시작 1시간 전부터 로비에 마련된 부스에서 (주)봉선화식품이 곤지암 인배마을에서 재배 수확한 천연 꽃물로 손톱을 물들이는 ‘봉숭아 물들이기’ 체험행사가 함께 열린다. 홍난파 선생의 대표곡인 ‘봉선화’를 되새기며 추억을 소환하는 시간이다.

K-가곡 세계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소프라노 임청화 교수가 예술총감독을 맡아 음악회 A부터 Z까지를 세세하게 챙긴다. 클래식 유튜브TV ‘철의 음악’을 운영하는 바리톤 허철이 진행을 맡는다.

이번 가곡제에서는 마에스트로 양승열이 이끄는 ‘난파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홍난파의 관현악조곡 ‘봄(Spring)’ 연주를 시작으로 화려하게 가곡제의 문을 연다.

출연 성악가의 라인업은 신구의 조화가 눈에 띈다. 전 세계 오페라극장의 성악가로 활약하고 있는 부부성악가 소프라노 이혜지와 테너 김정훈, 그리고 독일 브레멘극장 전속 성악가로 활동하다 코로나 이후 귀국한 테너 김효종이 우리 가곡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촉망받는 신인 성악가 소프라노 라하영과 한국 가곡의 차세대 유망주 소프라노 김세현, 바리톤 김영완이 샛별 성악가로 초대돼 가곡 애호가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별 순서로 김란이 이끄는 ‘난파국악앙상블’과 60년 전통의 ‘난파합창단’, 지휘자 이덕기와 함께하는 ‘홍난파합창단’이 귀에 익은 레퍼토리로 5월의 밤을 수놓는다.

특별게스트로는 유튜브 1억7000만 뷰를 기록하며 로마 공항에서 세계를 놀라게 한 열 살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김연아 양이 그의 스승인 러시아국립음대 이선이 교수와 함께 깜짝 출연해,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과 홍난파의 작품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연주될 곡들의 편곡은 재미 작곡가 폴 신과 창원대 김한기 명예교수, 국내 가곡 전문 작곡가 장동인이 맡는다.

홍난파가곡제의 프로그램 북은 예년처럼 연주곡 25곡 전곡의 단선율 악보와 QR코드는 물론 각 곡목마다 관련된 이야기를 수록해, 이를 통해 악보를 보며 동시에 듣고 부를 수도 있도록 제작했다.

한국 가곡과 홍난파 음악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으로 평생을 바쳐오며 이번 홍난파가곡제를 총괄 지휘하고 있는 정희준 준비위원장(한국예술가곡총연합회 명예이사장)은 “2025년 새봄을 맞아 ‘봄처녀’와 ‘고향의 봄’ ‘퐁당퐁당’ 등 유난히 봄에 관한 노래를 많이 탄생시킨 난파 홍영후 선생의 음악 여정을 돌아보는 동시에 그동안 우리와 함께했던 시대별 애창 가곡들로 무대를 구성해, 한국 가곡과 동요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과 봄의 꽃향기를 맡으며 행복을 나누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가곡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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