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박사와 기혜영 박사가 ‘꿀벌 세계와 꿀벌 수의사’를 출간했다. ⓒ다사랑책방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꿀벌은 기특하고 고마운 ‘친구’다. 지구상의 어떤 곤충보다도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는 중요한 존재다. 세계에서 생산되는 주요 농작물 중 약 70% 이상이 꿀벌의 도움을 받는다. 꿀벌이 꽃 사이를 날아다니며 꽃가루를 옮기는 덕분에 우리가 먹는 과일, 채소, 견과류가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 꿀벌의 세계는 이처럼 인간 세상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나 요즘 들어 꿀벌이 날지 않는다. 찾아보기가 힘들다. 세계 곳곳에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기후 변화, 농약 사용, 서식지 파괴, 바이러스 감염 등 여러 가지 이유가 겹쳐 벌집이 텅 비어버리는 군집 붕괴 현상(CCD, Colony Collapse Disorder)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위험해진다”라는 이야기는 단순한 경고가 아니다.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매년 5월 20일은 ‘세계 꿀벌의 날’이다. 지난 2017년 국제연합(UN)이 생태계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꿀벌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기념일로 지정했다. 올해도 기념일을 맞아 꿀벌을 보호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열렸다. 새로운 전문 직업도 나타났다. 꿀벌 사라짐 현상을 막고 꿀벌이 아플 때 치료하고 건강을 지키는 ‘꿀벌수의사’가 새롭게 등장했다.
김용환·기혜영 박사가 ‘꿀벌 세계와 꿀벌 수의사’(다사랑책방·231쪽·)를 출간했다. 두 사람은 전남대 수의과대학에서 공부하고 학위를 받았다. 글로벌꿀벌동물병원의 공동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사라지는 꿀벌을 보호하기 위한 ‘지구환경 지킴이’다. 우리가 몰랐던 꿀벌에 관한 모든 것이 담았다.
1부 ‘꿀벌의 경이로운 세계’에서는 꿀벌의 탄생과 생태, 꿀벌의 특별한 능력, 자연 속에서 꿀벌이 하는 일, 우리가 먹는 벌꿀에 대해 설명했다. 2부 ‘꿀벌이 직면한 위기’에서는 기후 변화와 이상기온 등 지구가 아프면 꿀벌도 아프다, 응애와 바이러스 등 꿀벌의 천적과 질병, 농약사용 등 인간이 만든 위험들을 들여다보았다.
3부에서는 ‘꿀벌을 치료하는 사람들’로 꿀벌 수의사의 진료가 필요한 꿀벌, 꿀벌 수의사는 무슨 일을 할까 등으로 꿀벌 수의사의 역할을 담았다. 4부에서는 꿀벌을 지키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꿀벌과 함께하는 사람들(양봉가·꿀벌 보호 환경운동가·일반인)이 할 수 있는 일과 앞으로 사라지는 꿀벌 보호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지를 제시하고 있다.
‘꿀벌 세계와 꿀벌 수의사’는 기후 변화와 과도한 농약사용 등으로 꿀벌의 개체 수 감소로 인해 앞으로 닥쳐오는 지구생태계의 다양한 위험한 변화에 대해 보건환경연구원에서 근무하면서 연구한 경험과 전문가들의 의견, 양봉 농가를 가서 느낀 인터뷰를 바탕으로 꿀벌을 이해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다양한 삽화와 함께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한국양봉농업협동조합 김용래 조합장은 “이상기온, 천적과 응애, 질병 등으로 꿀벌 개체 수가 줄어들어 가는 시점에 꿀벌 수의사 김용환 박사와 기혜영 박사가 책을 출간해 양봉인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용환·기혜영 박사는 “꿀벌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우리 곁에 있어야 한다”며 “청소년과 일반 독자들에게 꿀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꿀벌을 살리는 환경 조성을 당부하기 위해 책을 썼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