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음악의 거장 필리프 헤레베허와 세계적인 바로크 앙상블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가 오는 9월 1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연다. ⓒ크레디아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고음악의 거장 필리프 헤레베허와 세계적인 바로크 앙상블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가 오는 9월 18일(목)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연다.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은 바흐의 ‘b단조 미사’. 헤레베허와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가 이 곡을 서울 무대에 올리는 것은 2006년 이후 19년 만이다.
헤레베허는 의학을 전공한 뒤 지휘자가 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정신과 의사였던 배경으로 인해 음악을 단순히 ‘소리’가 아닌 인간의 ‘정신적 언어’로 다룬다. 그가 정립한 고음악 해석은 오늘날 바로크 연주의 표본이 되어 현 시대 고음악의 방향을 결정지었다.
1970년 헤레베허가 창단해 55년째 호흡을 맞춰오고 있는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는 유럽 바로크 음악의 선두주자다. 뛰어난 음악성과 협업 능력을 갖춘 연주자들은 지휘자의 의도를 빠르게 파악하며 오랜 기간 함께해 온 만큼 서로 간의 호흡이 완벽하다.
평론가들은 다른 고음악 지휘자들과 헤레베허가 차별화되는 점은 ‘소리의 순도’에 대한 절대적인 집념이라고 말한다. 그는 레퍼토리별로 이상적인 음향을 마음에 두고, 그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연주자들과 성악가들을 구성한다. 바흐 작품에서 헤레베허는 비브라토를 최소화하고, 균일한 음색을 추구해 투명하고 정제된 음향을 만들어내는데, 이로 인해 헤레베허의 바흐를 들을 때면 ‘보여지는 것’보다 ‘들려지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고음악의 거장 필리프 헤레베허와 세계적인 바로크 앙상블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가 오는 9월 1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연다. ⓒ크레디아 제공
이번 공연 레퍼토리인 ‘바흐 b단조 미사’는 바흐 생애 후기에 작곡된 걸작으로 그가 남긴 성악 작품 전체를 집대성한 결정체로 불린다. 웅장한 푸가, 섬세한 솔로, 극적인 합창이 어우러진 이 작품은 종교 음악의 진수이자 바로크 예술의 절정이다. 헤레베허와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는 이 작품을 세 차례 녹음해 왔으며, 회차를 거듭할수록 정제된 해석으로 깊이를 더해 왔다.
헤레베허가 역사주의적 해석과 시대악기의 연주법을 현대 오케스트라에 접목하면서 현대 오케스트라 지휘자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었지만, 그는 원래 합창 지휘, 그중에서도 바흐 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바로크 합창 음악에서 출발했다. 이 때문에 이번 공연은 거장 헤레베허의 근본이자 그의 시작을 보여줄 수 있는 공연이다.
위에린 미라 로이흘리(소프라노), 마리 루이제 베르네부르크(소프라노), 알렉스 포터(알토), 가이 커팅(테너), 요하네스 캄러(베이스) 등이 솔로이스트로 참여한다.
현존하는 가장 심오하고 학구적인 바흐 해석자 헤레베허와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가 ‘바흐 b단조 미사’를 통해 선사하는 새로운 청각적 경험과 음악의 비전을 이번 공연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필리프 헤레베허와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의 ‘바흐 b단조 미사’ 공연은 오는 9월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시작으로 9월 19일 대전, 9월 20일 인천으로 이어진다. 서울 공연의 티켓은 7월 2일(수)부터 예매가 가능하다. 가격은 6만~20만원.
/park72@classicbiz.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