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임동혁(왼쪽)과 지휘자 윌슨응이 서울시립교향악단 정기공연에서 ‘스크랴빈 협주곡’을 연주한다.
[클래식비즈 민병무 기자]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오는 2월 18일(목)과 19일(금)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2021년 정기공연 ‘2021 서울시향 임동혁의 스크랴빈 피아노 협주곡 ①&②’을 무대에 올린다.
서울시향 부지휘자 윌슨 응 지휘로 블라허의 ‘파가니니 주제에 대한 교향악적 변주곡’과 힌데미트의 ‘화가 마티스 교향곡’를 연주하고,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스크랴빈의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한다.
티켓 판매는 ‘띄어앉기 좌석(한자리 띄어 앉기)’ 기준으로 진행 중이며 2월 4일(목) 오후 2시부터 합창석 티켓을 추가 판매할 예정이다. 하나금융그룹이 공연을 협찬한다.
이번 공연을 지휘하는 윌슨 응 수석부지휘자는 블라허, 힌데미트, 스크랴빈의 근현대 작품을 선보인다. 2019년 서울시향 부지휘자 활동 시작 후 차세대 거장 지휘자로 주목받고 있는 윌슨 응은 2020년 7월 서울시향 부지휘자로 활동했던 성시연이 2007년 우승했던 말러 지휘 콩쿠르에서 3위로 입상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프랑크푸르트 게오르그 솔티 국제 지휘 콩쿠르(2017), 파리 스베틀라노프 국제 콩쿠르(2018), 그리고 아스펜 음악제 제임스 콜론 지휘자 상(2016) 등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블라허는 중국에서 태어난 독일의 작곡가, 대본작가, 교육자로서 우리에게는 ‘윤이상의 스승’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1947년 라이프치히에서 초연된 블라허의 ‘파가니니의 주제에 의한 관현악 변주곡’은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곡 중 하나다. 같은 주제를 취한 명곡으로 브람스, 라흐마니노프, 루토스와프스키 등이 남긴 걸출한 작품이 있지만, 이 곡도 그 사이에서 빠지지 않는 수작이다.
악장의 바이올린 솔로가 유명한 ‘파가니니 주제(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기상곡 제24번‘의 주제 선율)’를 제시하며 출발 후 열여섯 개의 변주가 연속적으로 펼쳐진다. 블라허는 특정 악기군에 집중하여 주제의 작은 부분이나 짧은 순간을 주시하여 다채롭고 흥미진진한 변주들을 도출해 나간다.
이번 공연은 파울 힌데미트의 교향곡 ‘화가 마티스’로 마무리 된다. 마티스라고 하면 보통 ‘색채의 마술사’라 불리는 프랑스의 근대화가 마티스를 떠올리겠지만, 이 작품은 마티스 고트하르트 혹은 마티스 니트하르트인 마티아스 그뤼네발트라는 다른 화가 마티스를 지칭한다. 도안가, 공학자, 건축가로서 대표작으로 유명한 ‘이젠하임 제단화’가 있다.
파울 힌데미트의 교향곡 ‘화가 마티스’는 동명의 오페라에서 유래했으며, 1935년에 완성된 오페라 ‘화가 마티스’는 바로 마티아스 그뤼네발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힌데미트는 이 오페라의 대본을 직접 쓰고 1934년부터 작곡에 들어갔는데, 그 해 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빌헬름 푸르트벵글러의 의뢰로 오페라의 초고에서 일부 음악을 발췌, 편집하여 3악장 구성의 ‘교향곡’을 만들어 먼저 발표했다.
이 곡에서 힌데미트는 이전까지의 날카롭고 급진적인 신즉물주의적 경향에서 탈피하여 보다 경제적이고 전통적인 어법을 구사했고, 그 결과로 한층 성숙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지휘자 윌슨 응과 함께할 이번 공연의 협연자는 피아니스트 임동혁이다. 10세 때 러시아로 이주, 모스크바 국립 음악원에서 레프 나우모프를 사사했고, 국제 청소년 쇼팽 콩쿠르 2위(1996), 부소니 콩쿠르와 하마마쓰 콩쿠르 입상(2000), 프랑스 롱 티보 콩쿠르 1위(2001),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1위 없는 공동 4위(2007)를 수상했다. 마르타 아르헤르치의 추천으로 EMI 클래식 레이블로 출시한 데뷔 음반은 황금 디아파종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이후 출시한 2집은 프랑스 쇼크상을 받았다.
임동혁은 2019년 서울시향 러시아 순회공연 협연자로 동행, 차이콥스키와 스크랴빈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해 현지 애호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번에는 당시 예카테린부르크와 모스크바에서 서울시향과 협연했던 스크랴빈 협주곡으로 서울시향과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스크랴빈이 남긴 유일한 협주곡이자 그의 첫 번째 관현악 작품인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한다. 피아노 솔로와 2관 편성 오케스트라를 위한 이 협주곡은 스크랴빈의 청년기 작품답게 쇼팽을 연상시키며, 아직 신비주의에 심취하기 이전의 작품이기에 낭만주의적 기조가 두드러지나 전편에 흐르는 몽환적인 가운데 애수와 향수 젖은 분위기는 작곡가의 근원적 정서를 암시한다. 서정적인 선율과 낭만적 랩소디풍의 장식적 악구들이 어우러지는 1악장, 코랄풍의 주제에 기초하여 대비를 이루는 네 개의 변주가 펼쳐지는 2악장, 강렬하고 활동적인 론도 소나타 형식을 취한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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