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서 아이유·여자친구·지코 노래 못듣는다

3억4500만명 사용 스트리밍 업체 음원 보유 카카오M과 재계약 불발

박정옥 기자 승인 2021.03.02 08:33 의견 0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는 1일부터 카카오M이 유통하던 음원을 일시적으로 서비스 중단했다.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Spotify)에서 당분간 아이유, 여자친구, 지코 등의 노래를 들을 수 없게 됐다. 카카오M이 보유한 음원의 서비스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1일 카카오M과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스포티파이는 카카오M이 유통하던 음원을 일시적으로 서비스 중단했다. 이에 따라 해외 스포티파이 이용자들은 카카오M이 보유한 아이유, 세븐틴, 여자친구, 지코 등의 음원을 사용할 수 없다.

스포티파이가 카카오M이 보유한 음원 서비스를 중단한 건 두 회사의 계약이 2월 28일로 종료됐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는 지난달 국내에서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카카오M 측과 국내 서비스와 관련된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카카오M은 국내와 별개로 해외 음원 서비스를 지속하기 위해 협상을 해 왔으나 스포티파이 측이 국내와 해외 서비스 계약이 동일 조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

카카오M은 국내 최대 음원 유통사다. 지난해 가온차트 연간 400위권 음원 가운데 37.5%의 유통 점유율을 기록했다.

아이유, 에이핑크, 더보이즈, 우주소녀 등 카카오M 계열 기획사 소속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한국 가수들이 카카오M을 통해 음원을 유통한다.

스포티파이는 한국 가수들이 해외 음악팬들을 만나는 중요 창구이기도 하다. 2008년 스웨덴에서 시작했으며, 전 세계 3억4500만 명이 사용 중이다.

카카오M 음원이 중단되자 SNS에서는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갑자기 들을 수 없게 됐다는 해외 K팝 팬들의 불만이 쇄도하기도 했다.

에픽하이의 타블로는 SNS에 “카카오M과 스포티파이의 의견 차이 때문에 새 앨범 ‘에픽하이 이즈 히어’를 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전세계에서 듣지 못하게 된 모양이다”라며 “누구의 책임인지를 떠나서, 기업들이 예술보다 욕심을 우선할 때 언제나 고통받는 것은 왜 아티스트와 팬인가”라고 꼬집었다.

스포티파이 측은 “많은 아티스트 그리고 전 세계의 팬 및 청취자에게도 안타까운 현상임을 통감하며 현재의 상황이 이른 시일 안에 해결되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며 “앞으로도 카카오M을 포함한 한국의 권리자 단체와 지속적으로 협업하고, 한국의 음악 산업 및 스트리밍 생태계의 동반 성장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변함없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카카오M도 “음원 공급 관련 논의는 지속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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