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비대면 20만명 ‘즐감’...교향악축제 지긋지긋 코로나 뚫었다

단 한사람의 확진자도 없이 마무리...팬데믹에 맞선 음악의 승리

민은기 기자 승인 2021.04.24 08:26 의견 0
‘한화와 함께하는 2021교향악축제’가 3월 30일(화) 시작해 4월 22일(목)까지 24일간 총 21회 진행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지난달 30일 개막공연을 맡았던 성남시립교향악단이 연주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예술의전당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2만여명이 직접 콘서트장에서 음악을 들었다. 온라인으로 약 15만명이 공연을 봤고, 야외광장에서 열린 부대행사 축제는 약 2500명이 즐겼다. 라디오 청취자를 합치면 총 관람인원은 20만명 이상을 크게 상회한다. 21명의 지휘자, 23명의 협연자, 1742명의 교향악단 단원까지 총 1786명이 안전하게 연주를 마쳤다.

3월 30일(화) 시작해 4월 22일(목)까지 24일간 총 21회로 진행된 ‘한화와 함께하는 2021교향악축제’가 큰 관심을 모으며 성공적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한화와 함께하는 교향악축제는 전국의 교향악단이 모여 연주기량을 선보이는 무대다. 신인 연주자들의 등용문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에는 21개 국공립 및 민간 교향악단을 비롯해 최초로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참여해 스펙트럼을 넓혔다. 교향악축제는 ‘New Normal(뉴 노멀)’이라는 부제를 달고 코로나 위험에 주를 이루었던 소편성의 협주곡과 팬데믹 승리 이후를 그리는 대편성의 교향곡으로 짝을 이뤄 위축된 우리 음악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전 세계 공연장이 문을 걸어 잠그고 각지의 음악축제가 취소와 축소를 거듭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10년 내 최대 규모로 진행된 교향악축제는 국내 최초로 야외광장-온라인 포털-라디오로 삼원 생중계함으로써 객석 띄어앉기의 관람 한계를 극복하고 ‘비대면’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호응한 획기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특히 엄혹한 시기에 전국 주요 교향악단을 망라해 세계무대를 휘젓는 협연진 및 국내외 대표 지휘자와 호흡을 맞추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응축된 관람 수요와 세계 최고 수준의 출연진이라는 입소문에 힘입어 한자리 띄어앉기 좌석 판매는 예매 사이트 마비로 시작해 매진 회차를 속출시켰고 두 차례 걸친 합창석 추가 판매로 이어졌다.

‘한화와 함께하는 2021교향악축제’가 3월 30일(화) 시작해 4월 22일(목)까지 24일간 총 21회 진행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지난달 30일 개막공연을 맡았던 금난새 지휘자가 이끄는 성남시립교향악단의 모습. /사진제공=예술의전당


지휘자로 정민·박준성·홍석원·차웅이, 출연진으로는 배원희(바이올린)·임윤찬(피아노)· 유성권(바순)·김영욱(바이올린)과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가 성공적인 교향악축제 데뷔 무대를 가졌고 피아니스트 안종도가 최초로 하프시코드 협주곡을 협연했다.

4월 7일(수)에는 특별 포럼을 통해 이충관 한국메세나협회 사무처장, 신동엽 연세대 교수, 강은경 추계예대 교수, 이희경 음악학자, 한정호 에투알클래식&컨설팅 대표, 박진학 스테이지원 대표, 유윤종 동아일보 전문기자가 90여명의 관계자들과 ‘교향악축제 33년의 발자취와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예술의전당에서는 내년 교향악축제를 위해 창작곡 위촉 공모, 문화외교 위한 해외 오케스트라 섭외, 경쟁과 화합을 유도하는 프로그래밍과 부대행사 계획도 수립중인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은다.

지난달 30일 개막공연을 맡았던 성남시립교향악단의 금난새 지휘자는 “음악을 듣고 싶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현장에서 듣지 못했던 관객들에게 따뜻한 음악을 선물하고 응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교향악축제를 오랜 기간 동안 후원하는 기업이 있기 때문에 오케스트라의 발전에 기여하고, 역사를 만들어왔다고 생각한다”고 공연 소감을 밝혔다.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세계 최대, 세계 유일의 교향악제전이 단 한명의 확진 사례도 없이 안전하게 막을 내린 것은 출연진과 우리 관객의 높은 의식 수준을 재확인 시킨 쾌거다”라고 평가했다.

한화와 교향악축제의 인연은 20여년 전인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외환위기 여파로 기업들이 후원을 꺼리면서 교향악축제가 중단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한화가 후원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한화가 후원을 시작한 이후 지난해까지 353개의 교향악단과 399명(팀)의 협연자가 무대에 올라 1024곡을 연주했다. 누적 관객은 52만명에 이른다.

클래식 후원 대부분이 일회성이거나 단기 후원인 점을 고려할 때, 22년간 이어져 오고 있는 한화의 교향악축제 후원은 예술단체와 기업의 모범적 상생협력 모델로도 의미가 있다. 예술의전당은 2009년 후원 10년째를 맞아 김승연 회장을 ‘예술의전당 종신회원 1호’로 추대했다. 후원 20년째인 2019년에는 후원기념 명패를 제작해 음악당 로비 벽면에 설치하는 제막식을 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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