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휘자 도입·상주작곡가 위촉...‘국립’ 타이틀 단 국립심포니 K클래식 메카 역할

연간 3곡 이상 한국 작곡가 창작작품 초연
‘국가대표 오케스트라’ 5개 부문 청사진 발표

박정옥 기자 승인 2022.05.03 18:46 의견 0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최정숙 대표(왼쪽)와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오른쪽)이 상주작곡가로 위촉된 전예은 작곡가와 프즈를 취하고 있다. ⓒ국립심포니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국립’이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현재를 넘어 미래를 준비하는 ‘국가대표 오케스트라’로서의 청사진을 발표했다.

부지휘자 시스템을 처음으로 도입하고 지난 5년 동안 스톱됐던 상주작곡가 제도를 부활한다. 또한 연간 3곡 이상 한국 작곡가의 창작곡을 초연하고 세계적 위상의 작곡가와 협력해 K클래식 국제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3일 서울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CI와 함께 ▲한류 문화(K컬처) ▲역량 혁신 ▲미래 인재 육성 ▲문화 향유 ▲상생 등 5개 부문 운영 전략을 밝혔다.

최정숙 대표는 “국립오케스트라로서 의무와 책임감을 가슴에 새기며 새로운 미래로 향하겠다”며 “코리아를 대표하는 연주기관으로 역량을 혁신하고 국민과 가까워지는 공공의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단체인 코리안심포니는 지난 3월 문체부의 정관 변경 승인을 통해 국립심포니로 이름을 바꿨다.

최 대표는 현재 74명인 단원을 앞으로 3년간 100명으로 확대하고 단원의 상시 평가 제도를 도입해 연주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국립심포니만의 사운드’를 더욱 견고히 하겠다는 야심이다.

최 대표는 “이번 달에 5명을 뽑았고, 곧 2차 오디션도 예정하고 있다”며 “연주자들 개개인의 역량 강화가 국립심포니 전체 실력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상시 평가제도는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인원 충원은 이를 뒷받침할 예산 문제가 관건이다. 그는 “문체부·기재부와 긴밀하게 협의 중이다”라며 “이와는 별도로 자생적 자립기반을 갖추기 위해 후원회 등 수입 다각화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재 육성 제도 내실화도 진행한다. KNSO 국제 오케스트라 아카데미의 참가국을 올해부터 아시아를 벗어나 세계로 넓혔다. 그 결과 2기 아카데미에 독일, 미국 등 28개국에서 109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또한 11월에 내한하는 빈 필하모닉 단원과의 마스터 클래스도 함께 진행하는 등 해외 오케스트라와 협력을 강화한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최정숙 대표(왼쪽)와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이 프즈를 취하고 있다. ⓒ국립심포니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은 “국립오케스트라는 한국의 얼굴이자 한국 클래식 음악의 홍보대사 역할을 해야 한다”며 “관객들이 오케스트라와 좋은 시간을 보내고, 클래식 음악과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국립심포니는 우선 K클래식 메카 역할에 나선다. 이를 위해 ‘작곡’을 중심으로 글로벌 무대에서의 전략적 확대를 도모한다. 단기적으로는 연간 3곡 이상 한국 작곡가의 창작곡을 발표하는 한국 창작곡 쿼터제를 도입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외 국립예술단체와의 공동 위촉으로 세계적 위상의 작곡가와 협력하고, 국제 음악단체와의 공동사업으로 K클래식 국제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프랑스, 독일, 현대음악을 중심으로 라일란트 감독의 주요 레퍼토리로 꾸며지는 ‘DR’s Pick 시리즈’도 론칭한다. 지난 3년 동안의 프로그램을 면밀히 살핀 라일란트는 국립심포니의 음악적 유산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곡들을 추려 새로운 공연을 선보인다.

라일란트 감독의 이름 이니셜을 딴 ‘DR’s Pick 시리즈’는 올해 바그너와 브루크너(6월 9일), 수수께끼(8월 9일), 세헤라자데(11월 3일), 천지창조(12월 9일) 등 모두 4번이 예정돼 있다.

이밖에도 음반 발매를 통한 연주기량 향상, 여성 작곡가 등 음악사에서 잊힌 작품을 재발견하는 기획앨범 등도 진행한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왼쪽)이 상주작곡가로 위촉된 전예은 작곡가에게 꽃다발을 주고 있다. ⓒ국립심포니


국립심포니 첫 부지휘자로는 지난해 열린 제1회 KSO국제지휘콩쿠르 우승자인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이 발탁됐다. 임기는 1년이다. 피터 브라운은 영상을 통해 “더 이상 외부인이 아닌 한식구로서 활동하게 돼 기쁘다”라며 “앞으로 다채롭게 연주하고 서로를 알아갈 일에 신이 난다”며 ‘우리 곧 만나요’라고 한국말 인사를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5년 만에 위촉한 상주작곡가로는 전예은이 선정됐다. 국립심포니의 신인작곡가 발굴 프로젝트인 ‘작곡가 아틀리에’ 1기 출신이다. 지난해 창작한 ‘장난감 교향곡’은 오는 11월 3일 초연하며, 앞으로 2년 동안 2편의 곡을 새로 작곡한다.

전예은은 “국립심포니가 새롭게 도약하는 시기에 상주작곡가로 임명돼 영광이고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며 “작곡가 아틀리에라는 사전 과정을 통해 오케스트라와 소통한 후 발탁돼 더 의미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라일란트 감독과 새 작품에 대한 콘셉트 잡아가고 있으며 서곡 형식과 심포니(또는 콘체르토) 형식의 곡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새로 국립심포니의 CI도 공개됐다. 직선과 곡선을 엮어 국립심포니의 영문 약자인 KNSO를 표현했으며, ‘음악이 흐르는 삶’을 꿈꾼 창단의 초심을 잊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park72@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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