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란트의 음악 DNA 심어 ‘코리안심포니 새 물결’ 만든다

내년 시즌 라인업 공개...‘연주-작곡-지휘’ 지속 지원 눈길

박정옥 기자 승인 2021.12.10 16:58 | 최종 수정 2021.12.10 19:27 의견 0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을 중심으로 ‘뉴 웨이브’라는 슬로건 아래 2022년 시즌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인다. Ⓒ코리안심포니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새해 ‘새로운 물결’을 일으킨다. 제7대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를 중심으로 ‘뉴 웨이브’라는 슬로건 아래 2022년 시즌을 연다.

우선 1월 예술감독 취임연주회를 시작으로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다비트 라일란트의 픽(DR’s pick)’을 통해 코리안심포니의 뉴 헤리티지를 잇는다.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알렉산더 말로페브 등 내일이 기대되는 뉴 페이스들과 협연한다. 또 지난해 클래식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며 첫 발을 내딛은 ‘오케스트라 연주자-작곡-지휘’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지역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한 순회공연 확대가 눈길을 끈다.

● 라일란트호의 출항...코심의 새로운 헤리티지를 잇다

코리안심포니 변화의 중심엔 새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가 있다. 그는 독일과 프랑스 두 문화권의 영향을 받은 음악적 자산을 토대로 다채로운 음률의 미학을 펼쳐 보인다.

3년 동안의 임기 내 베를리오즈·드뷔시·라벨로 이어지는 프랑스 음악과 슈만·바그너를 포함해 베토벤에서 브루크너에 이르는 독일 낭만음악, 이와 더불어 하이든·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조망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그만의 풍성한 음악적 DNA를 코리안심포니의 예술적 유산으로 잇는다.

내년 주목할 것은 모두 네 차례 준비한 다비트 라일란트의 픽(DR’s pick)이다. 슈만 게스트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그답게 슈만 교향곡 2번으로 관객과 첫 인사(1월 23일 취임연주회 ‘빛을 향해’)를 나눈 뒤, 모차르트의 클라리넷(8월 9일 롯데콘서트홀)과 하이든의 천지창조(12월 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로 네 번의 강렬한 인상을 남길 예정이다.

● 미래의 포디움을 이끌 차세대 제왕들과의 만남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을 중심으로 ‘뉴 웨이브’라는 슬로건 아래 2022년 시즌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인다. Ⓒ코리안심포니


내년 코리안심포니의 포디움엔 다비트 라일란트뿐만 아니라 지휘계 차세대 제왕들의 포진이 흥미롭다. 13년간 베를린 필하모닉 최연소 악장에서 지휘자로 변모한 가이 브라운슈타인(3월 22일 예당 콘서트홀), 2020 말러 국제지휘콩쿠르 우승자이자 미래가 가장 기대되는 지휘자로 손꼽히는 피네건 다우니 디어(5월 29일 예당 콘서트홀), 2021 KSO국제지휘콩쿠르의 히어로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2월 17일 예당 콘서트홀)이 지휘봉을 잡는다. 미래 거장들의 현재를 경험하는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 분더킨트들의 빅매치 임윤찬 vs 알렉산더 말로페브

협주곡 면면도 화려하다. 피아노, 비올라, 첼로, 클라리넷, 합창 등 악기별 고유의 색채감을 다채롭게 전달한다. 신뢰와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협연자 구성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오케스트라 연주자이자 솔리스트로서도 존재감을 발하는 베를린 필 비올라 수석 아미하이 그로츠(3월 22일 예당 콘서트홀), 뒤셀도르프 심포니 첼로 수석 김두민(2월 17일 예당 콘서트홀)의 무대는 코리안심포니와의 호흡을 더욱 기대하게 한다.

특히 분더킨트(음악·문학 등 예술계의 어린 천재나 신동)의 빅매치가 이목을 끄는데 한국의 임윤찬(1월 23일 예당 콘서트홀), 러시아의 알렉산더 말로페브(5월 29일 예당 콘서트홀)의 피아니즘을 비교하는 즐거움과 프랑스의 천재 클라리네티스트 라파엘 세베르(8월 9일 롯데콘서트홀)의 첫 내한공연에 관심이 집중된다.

● 진은숙으로부터 임영진·위정윤·전예은 등의 초연작품 기대

세계적인 작곡가 진은숙의 ‘수비토 콘 포르자(Subito con Forza)’가 한국 초연(1월 23일 예당 콘서트홀)되는 가운데 코리안심포니의 ‘작곡가 아틀리에’로 발굴된 임영진의 ‘상한 갈대, 꺼져가는 등불’(2월 17일 예당 콘서트홀), 위정윤의 ‘번짐 수채화’(5월 29일 예당 콘서트홀), 전예은의 ‘장난감 교향곡’(10월 20일 장소 미정)이 위촉 초연된다. 세계가 주목하는 제2·제3의 진은숙을 기대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 실내악이 품어낸 ‘오페라와 발레’

코리안심포니의 앙상블 저력을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실내악 시리즈(3월 4일 예당 IBK챔버홀)에 오페라와 발레가 더해졌다. 코리안심포니의 풍성한 오페라, 발레 레퍼토리를 실내악 버전으로 만나는 기회로 색다른 감동이 관객을 마주한다.

● ‘지속성’을 기반으로 클래식의 미래를 모색

오케스트라를 완성시키는 3요소 ‘연주자-작곡가-지휘자’. 이들을 육성하고자 첫 발을 내딛은 코리안심포니가 보다 세밀하고 업그레이드된 지원으로 클래식의 미래를 가꿔나간다.

● 코리안심포니 인터내셔널 아카데미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젊은 음악가들의 경험과 기회 확장을 목표로 실전 중심 교육의 장으로 설계된 ‘코리안심포니 인터내셔널 오케스트라 아카데미’의 2기가 시작된다. 코리안심포니 단원과의 1:1 멘토링, 해외 예술가들의 마스터 클래스는 물론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의 호르니스트이자 취리히 예술대학의 음악생리학 교수인 미샤 그륄의 연주자 신체 관리와 정신 훈련 워크숍이 진행된다.

1기와 비교해 크게 달라지는 점은 아시아를 대상으로 한 국제 교류의 무대를 세계로 확대한 것. 국내 음악도들이 보다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소통의 장을 확장해 음악적 네트워크를 더욱 견고히 한다.

● 2022년 ‘작곡가 아틀리에’의 결실 맺는 해

올해 첫 발을 내딛은 ‘작곡가 아틀리에’가 8개월의 잉태의 시간을 거쳐 2022년에 그 결실을 맺는다. 작곡가 육성 및 창작곡 발굴을 위해 도입된 ‘작곡가 아틀리에’의 1기 작곡가로 활동한 5명의 작곡가 중 임영진(39), 위정윤(31), 전예은(36)의 작품이 내년 코리안심포니 정기공연에 올라 관객을 처음 만난다. 이 세 작곡가를 대상으로 2023년에는 코리안심포니 상주작곡가를 선정할 예정이다.

코리안심포니는 ‘작곡가 아틀리에’와 ‘상주작곡가’의 선순환 지원 체계를 구축해 작곡가들의 현장 경험을 강화해 토양을 넓히며 현대창작음악의 활성화에 앞장선다.

● ‘KSO국제지휘콩쿠르’ 젊은 지휘자 육성을 위한 워크숍 추진

첫 해에 42개국 166명의 지원자들이 몰리며 성황리에 막을 내린 제1회 KSO국제지휘콩쿠르 수상자들의 무대가 관객을 기다린다. 가장 먼저 1위 우승자인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26)이 2월 코리안심포니 정기공연에 오른다. 이어 예술의전당, 아트센터 인천, 통영국제음악재단, 광주시립교향악단, 대전시립교향악단, 부산시립교향악단, 인천시립교향악단에서 KSO국제지휘콩쿠르 수상자들의 활약상을 다채롭게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젊은 지휘자 육성을 위한 ‘지휘자 워크숍’이 추진된다. 제1회 KSO국제지휘콩쿠르 심사위원이자 여성 지휘자 마린 알솝, 영국 스타 지휘자 다니엘 하딩을 키워낸 레이첼 보론이 경험을 직접 전수하는 자리를 가지며 한국 지휘자들의 세계로의 도약을 응원한다.

● 여수·통영 등 지역 순회공연 확대

문화향유의 수도권 집중 현상을 해소하고자 코리안심포니가 여수와 통영을 비롯해 전국 곳곳을 찾는다. 영화음악과 가곡 및 동요를 바탕으로 세대불문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방방곡곡 문화공감’과 코리안심포니의 음악적 정수를 느낄 ‘클래식 명품 시리즈’를 통해 풍성한 음악적 자산을 지역사회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꾸렸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박선희 대표는 “내년은 새로운 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와 함께 코리안심포니에 큰 변화가 시작된다”며 “코리안심포니의 음악적 도약을 지켜보는 즐거움이 넘치는 시즌으로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이어 ‘오케스트라 연주자-작곡가-지휘자’ 육성 프로그램에 대해서 “젊은 음악가들과 함께하며 큰 가치를 느꼈고 우리의 역할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며 “미래 세대가 지속적인 경험과 기회를 쌓을 수 있도록 보다 섬세한 지원 프로그램을 현장에 적용해 국립예술단체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park72@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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